생선의 탈을 쓴 쥐약

불야시2003.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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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집에는 마당도 넓었고 꽃나무도 많았어요. 그리고.. 쥐도 많았구요. ㅡㅡ 하루는 할머니랑 예쁘게 자란 꽃나무들을 감상하고 있었어요. 꽃나무들 사이로 쥐들이 막 다니더라구요. ㅡㅡ 이름이 기억은 안나지만 파인애플처럼 생긴 나무가 있었어요. 화단 맨 끝에 위치해서 가까이서는 잘 볼 수가 없었는데

그 쪽에서 쥐들이 드가따 나가따 하더라구요. 그래서 할머니랑 저랑 자세히 들여다 봤죠. 허거덩 ㅇㅁ 쥐 여러 마리가 계추 왔는지 소풍 왔는지 지들끼리 모여서 놀고 있더라구요. 한 마리 두 마리 봤을 땐 그저 어린 맘에 귀엽기만 했었어요. (제가 동물을 무쟈게 좋아하거든요) 근데 이건 머.. 바퀴벌레 여러 마리 뭉친 것처럼 월매나 징그럽던지.. ㅡㅡ 할머닌 안되겠다 하시면서.. 생선 한마리 맛나게 요리하시더니 배를 확 갈라서 그 속에 쥐약을 넣었어요. 그리곤 안마당에 있는 간장 담근 장독대 위에다 두셨어요. 몇 시간이 흘렀을까.. 그 때 깜둥이라는 멍멍이를 키웠었어요. 그 멍멍이 별명은 번개탄이었고요. 멀리서 보면 반짝이는 눈만 보이지 온 전신이 검었어요. 그 개가 갑자기 후닥닥닥 온 마당을 휘저으며 뛰어다니는 거예요. 전 멍멍이가 왜 이렇게 신이 났지.. 하면서 깜둥이 뒤를 따라서 신나게 따라 다녔어요. 갑자기 요놈이 2층으로 올라가더라구요. 2층에도 화단이 있었는데 화단 속에서 미친 듯이 뛰어다니는 거예요. 전 화단 밟으면 혼나는 걸 알기에 깜둥이한테 섭섭해하며 지켜만 봤어요. 그러다 갑자기.. 화단을 넘어 옆집 마당으로 슝~~다이빙을 하는 거예요. ㅡㅡ 큰일났다 싶어 옆집으로 가서 주인 아주머니한테 문을 열어 달라고 했어요. 그 집 마당으로 가보니.. 깜둥이 숨을 할딱거리며.. 뻣뻣해져서는.. 눈을 뜬 채..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어요. ㅜㅠ 그때까진 죽음이란 걸 실감하지 못했는데.. 어린 맘에 너무 큰 상처가 됐어요. 아직도 고등어 먹을 때마다.. 지금은 하늘에 계신 할머니 생각과 깜둥이 생각이 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