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역님들.. 요즘 군인들... 개념 있습니다...!

ㅠㅠ2007.06.27
조회33,055

"야~ 니들 정말 개념 없다... 나 현역때 니들처럼 고참들에게 했다간 쳐맞았어.."

"야! 넌 분대장이면서 저걸 다 받아주냐~ 아우.. 군대가 거꾸로 돌아가는구만!"

 

부대에서 동원훈련이 한참이었던 며칠전 저는 2년간의 군생활을 마치고 전역했습니다.

마침 전역대기기간에 동원훈련이 잡혀있어 많은 예비역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내무반이 구막사가 되어놔서 두개뿐인 내무반에 각각 50명, 70명씩 생활하다보니

한 내무반에 10명 남짓의 예비역들이 유입되어 현역과 함께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중 몇분의 예비역 선배님들이 저희들의 내무생활을 보고 저렇게 말씀하시더군요.

개념없다.. 저걸 받아주냐.. 군대가 군대같지 않다.. 이게 보이스카웃이지 군대냐.....

사실 요즘 군대가 편해진 것은 저도 인정합니다.

제가 이등병때보다도 사실 더 편해졌으니까요.

 

하지만 일방적인 지금 현재 현역들을 무시하는 예비역님들의 말씀에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쳐맞는다고 없던 군기가 생기는 것도 아니고 욕한다고 나아지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예전과 달라서 섣불리 욕하고 때렸다가는 자살했네 어째네 하면서 들쑤셔댈께 뻔하지 않습니까

 

저 일병때만 해도 아직 부대에 구타나 집합의 관습이 남아있었습니다.

화장실 끌려가서 맞은적도 있고, 관물대 뽑힌적도 여러번 있습니다.

특별히 잘못해서라기보다도 하나의 관례였습니다.

이등병, 일병들은 늘 공격의 대상이었습니다.

 

저는 어이없게도 상병이 되어서야 후반기 교육을 받으러 갔습니다.

갑작스레 제 주특기를 바꿔 다른 곳에 활용하겠다고 하셔서 급하게 후반기 교육을 받으러 갔죠.

후반기교육 갔더니 저 빼고는 거의다 이등병.. 일부 일병...

후반기 교육생 통제하는 기간병보다도 짬이 더되는 교육생으로 한달 후반기교육을 받았습니다.

아무래도 모두 소속이 다른 아저씨들만 모여있다보니까...

모두 말 놓고 친구처럼 편하게 지냈습니다..

그러면서도 실제 임무에 있어서는 한조가 되어 성공적으로 전투임무를 수행해냈죠..

후반기교육을 받으면서 느낀것이 물론 계급에 따른 존중은 해주되..

병사 상호간에 절대적인 복종이나 구타가 없이도 웃으면서 충분히 잘 돌아가는데..

굳이 때리고 패고 해가면서 뭔가 해보려고 하는 사고방식 자체가 잘못되었다 생각되었습니다...

 

오늘 신문 보니까 편히 쉬는 군기때문에 병사들 전투력이 녹슨다고 그러던데...

군인도 쉬어야 합니다..

예전처럼 긴장하는 가운데 벌벌떨며 쉬는게 아니라..

정말 내무반을 안방처럼, 전우들을 가족처럼 편하게 쉬는 것이 필요합니다..

 

요즘 저희부대 이등병이 내무반에 누워도 뭐라 하는 사람 없습니다.

이등병부터 병장까지 모여 사다리타기 해서 먹을거 사먹기도 합니다.

50분 교육후 10분간 휴식할 때 같이 맞담배피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 하며 웃어봅니다.

 

물론 군인으로서 마땅히 충실히 해야 할 훈련의 부실이나

전투임무 수행에 있어서 꼭 필요한 것들을 하지 않는 것을 용인해주는 그런것을 말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최소한 내무생활과 인간관계에 있어서 예전에 예비역님들이 경험하셨던 것들을 잣대로..

지금의 현역들보고 군기빠졌다 개념없다 말하는 것은 잘못되었다 생각합니다.

 

그래도 지금 현역들.. 할건 다 하고...

비록 개념 없어보이실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현역들이 있기에 이 나라가 전쟁의 위협으로부터 그래도 자유로울 수 있는게 아니겠습니까?

 

이등병, 일병때 죽도록 맞으면서도

간부가 얼굴 왜그러냐 그러면 축구에서 몸싸움하다 다쳤다는 식으로 둘러대면서

몰래 물자창고 구석에 짱박혀 가족 사진보며 울기도 많이 울었지만

그러면서 생각했던 것은 나중에 저는 후임들 절대 갈구고 때리지 않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더이상 여러분들이 겪었던 군생활로 지금의 군인들을 평가하시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겪었기때문에 너희도 당해봐라.. 이런식의 생각은 아니라고 봅니다.

지금도 전국 각지 전후방에서 수많은 젊은 청년들이 반 강제적으로, 하지만 이 나라를 위해..

땀흘리고 있을 것입니다..

그 자체만으로도 저는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