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결혼한 여자로 살아가는 것-더는 싫다

결혼반년2007.07.30
조회43,698

헉 ..

자고나니 톡되었다던데 .. 그말이 딱 맞네요 헐~

네이트톡에 몇번 글쓴적 있는데 톡될뻔한적은 있었으나 진짜된 건 처음 ㅡㅡ;;;

 

리플들 자세히는 안보고 대충 훑어봤는데

게시판이 게시판이니만큼 남녀/기혼미혼이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는듯 ..

암튼 악플조차도 키보드치는 수고가 더해져야 할테니

베플 리플 악플 다 감사드리는 바이구요 .. 

 

일단 맞벌이 이야기 하시는데 ..

저 직장다닐때 현재 남편 수입과는 비교도 안되는 만큼 받았습니다.

직딩 생활 1년 초봉이 연봉과 인센티브 전부 합쳐서 육천정도되는 .. 한마디로 신의 직장 다녔음.

그에 반해 울 남편 결혼 전부터 지금까지 - (마이너스)인적도 많았고 꼴랑해야 3백이 최대였나?

어차피 나나 남편이나 서로의 조건이나 타이틀 보고 만난 것도 아니고 ..

오히려 정말 너무너무 반해서 시작한 연애/결혼이기 때문에 더더욱 실망한 건지도 모르고 ..

그냥 맞선봐서 대충 조건 맞춰했으면 서로 실망할 건덕지도 없겠지 ..

 

첨엔 직장생활 계속하다가 이런저런 사정땜에 우리 둘이 결정해서

친정과 주위에서 다 말리는데도 남편 하나 믿고 이 촌꾸석까지 직장 때려치고 들어왔는데

경제력 잃고나니 정말 이루 말로 할수없을만큼 우울해 지더군요.

돈이 좋아서가 아니라 가정에서나 사회에서나 저의 위치가 그만큼 줄어드는게 현실이더군요.

 

그리고 조건볼래야 볼 수도 없는게 둘이 너무 좋아 연애결혼했고

둘이 같이 빚내서 결혼했고

지금 삼천만원도 안되는 전세살고 혼수건 뭐건 둘이 전부 알아서 결정했죠.

양쪽 집 반대한 것도 아니고 둘이 알아서 하게 냅두자는 환경 속에 결혼한거죠 -_- ;

의사 타이틀 부럽지 않은 제 타이틀도 많고 경제관념은 오히려 제가 빠방~

 

저도 위에서 쪼이고 아래서 치여가며 직딩생활 해봐서 바깥일 얼마나 힘든 줄 잘 압니다.

그러기에 집안일은 더더욱 남녀가 함께해야 함을 절실히 깨달았고 남편도 생각은 그랬겠지만

말뿐이고 막상 닥쳐오면 결국은 제가 대부분 하게 되더군요.

나중에 대학 선후배나 직장 선배들 얘기 들어보면 다들 똑같더군요.

첨엔 도와주는 것 같더니 결국엔 여자가 다 하게 되더라고 ..

 

물론 한국 남자들이 전부 그렇진 않겠고 여자들도 전부 저같진 않겠지만

최소한 대부분이 저랬고 여자들이 그런 듯 현실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것 뿐이고

한국의 여성임을 숙명으로 받아들이는 것 뿐,

진정한 행복이 아니라 상대적 위안 속에 자신을 위안하는 것 뿐이라는 겁니다.

정말 행복해서 행복한 게 아니라 다들 이렇게 사는데 그래도 난 그나마 낫지 ..

 

사랑에 눈멀어 결혼했지만 이제는 알 것 같습니다.

능력있는 여자분들 왜 결혼 안 하는지 .. 늦게 하는지 ..

결혼이란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인 것이 사실이고

미혼일때 기혼일때 행복의 크키보다는 행복의 종류가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행복한 결혼생활 하시는 분한테까지 판 깰 생각은 없고 -_- 걍 결혼하면 이렇다는 거죠.

저도 하기 전엔 결혼이란 게 얼마나 대한민국 여자들에게 불리하게 짜여진 제도인지 몰랐으나

하고보니 정말 생각지도 못한 복병들이 여기저기 잠복해 있더군요 ㅋㅋ

 

집안일에 사업까지 도와가며 집 안팎에서 뛰어봐야 나는 없고 남편만 있더군요.

잘 되면 자기(남편) 덕이고 ..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지금까지의 기억 그대로 갖고 기꺼이 결혼 전으로 돌아가겠습니다.

물론 결혼 안 할겁니다 -_- ;;;;;;;;;;;;;;;;;;;;;

 

추신: 택시비는요 .. 여기가 시의 경계라서 그렇습니다.

서울경기 아닌 저기 남쪽 지방인데 저희 집에서 터널하나만 빠지만 다른 시도가 됩니다.

그래서 택시기사들이 시외미터기 눌러도 7천원 나오는 거린데 콜비까지 해서 11000원씩 받거든요.

괜한 걸로 싸우지들 마셔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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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뭔가 시키지 않으면 아무 것도 스스로 하지 않는다.

내가 불같이 화내고 집에서 뛰쳐나가거나 싸우지 않는 이상은 ..

시켜도 제대로 하는 건 없다.

수건 제대로 개키는데 몇달 걸렸고 아직도 빨래 개서 제대로 넣는 단순한 것도 못한다.

귀찮아서 하기 싫은 거다.


* 한번도 제대로 청소를 하지 않는다.

가끔 청소기 들고 설치지만 먼지와 찌꺼기는 그대로고 걸레질은 절대 하지 않는다.

태어나면서부터 걸레 들고 태어나는 사람도 있는감?


* 세탁기 한 번 돌린 적이 없다.

저번에 딱한번 있는 기억이 나는데 .. 속옷, 겉옷, 양말을 한번에 돌려서 안 한게 나았다.


*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게 너무 없다.

여긴 차가 없으면 나갈 수가 없는 동네다.

택시비는 만원 든다. 차타면 5분만에 가는데.

싸우는 날은 그 사람이 아침에 차를 타고 병원으로 가고 나면 내가 여길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극히 제한적이고 힘들다.

난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그리고 그 사람은 야비하게도 항상 이 점을 무기로 써먹는다.


* 뭐든지 자신의 공간, 우위에 있다.

집도, 병원도, 그리고 이 모든 곳들이 있는 *ㅎ(지역명)이라는 것도.

병원에서도 자기 친구가 오면 나는 대접을 하지만 내 친구가 오면 눈치를 봐야 한다.

당연히 내 친구는 잘 오지 않는다.

딱 한명 가끔 오지만 항상 뭔가를 사들고 오고 불러야 오지 불쑥 들이닥치는 일은 없다.


* 결혼해서 대구살 때조차 친구를 만난 적은 거의 없다.

서울서 살아 만나기 힘든 훈희를 불과 2시간 정도 만나고 들어온 게 고작.

가끔 병원에서 혜진이 보는 거랑.


* 아무 것도 정리할 줄 모른다.

문득 처음 이 사람 집을 보았던 때가 생각난다.

그 때가 아니더라도 항상 그랬다.

그래서인지 정리정돈이란 걸 모른다.

해도해도 끝이 없으니 결국 나도 안 하게 되었다.


* 뭐든지 남편을 받들고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직장, 일, 자아성취보다 자기 병원이 항상 우선이고, 배려란 없다.

내가 직장을 그만둔 것도 20년 넘게 살아온 고향 떠나 이사온 것도 휴가없이 신혼을 보내는 것도 전부 당연한 것.

내가 잃은 것, 그리고 남편하나 믿고 따라온 것에 대해 조금의 고마움도 없다.


* 취미생활조차 항상 자기 뜻대로다.

주말에 등산간 적은 있지만 한번도 날 위한 여행계획을 짠 적은 없다.

이사가면 운동하니 어쩌니 해놓고 깜깜 무소식이고 난 저녁밥을 해야하므로 운동을 가서도 안 된다. 내가 밥하는 기계냐?


* 시댁만 우선이고 친정은 개발바닥 같이 생각한다.

대구에 살때 한번도 성서가려고 자발적으로 생각한 적 없다. 전화도 물론.

이제 시댁가서 저녁먹는 걸 당연하게 생각한다.

자기에겐 익숙한 집이지만 내겐 눈치보고 비위맞춰야 하는 곳이다.


* 아내를 무시하다.

지금 어쩔 수 없이 함께 병원을 꾸려가고 있지만 그건 내겐 독이었다.

그가 의학을 전공했다면 나는 경영학을 전공했다.

우린 다를 뿐이지 네가 우월한 것은 아니고 네게 없는 부분을 채워주기 위함인걸

인정할 수 없다면 더 이상은 똑똑한 여자 만나 고생시키지 말고 의사라는 타이틀에 껌뻑넘어갈, 너와 네 엄마의 비위를 고분고분 맞춰주고 죽을 때까지 희생하기만 할 그런 여자랑 다시 결혼해.

나는 자신없다.


* 양육방식+천성의 문제

자타공인 극성맞은 시모.

언제까지고 부모에게 의지하려는 남편.

신물이 난다.

자신이 이젠 한 집안의 가장이며 의지처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은 모르는가?


* 너무 다른 가치관과 개념들

결혼하면 내 가정, 내 살림, 내 가계라 생각했다.

언제까지나 부모에게 의지하려는 남편.

맘대로 장 한번 보지 못하는 나.

그는 경제관념 해이하여 가계부와 병원 경비가 혼동되어 계획조차 세울 수 없고.

나와 내 가정이 중요한 ‘나’

아들로서의 역할이 더 중요한 ‘남편’


* 버려지는 음식들

음식을 버리는 게 싫다.

다 먹기엔 양이 너무 많고 생선은 너무 많아 비려 죽을 것 같다.

원랜 회도, 생선도 잘 먹었는데 회는 화이자 다니면서 일찌감치 싫어졌고 이젠 생선을 봐도 맛있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음식을 왕창 얻어오고 나면 한동안 냉장고 정리가 싫어진다. 버려지는 음식들이 싫어서 한참 후에 한꺼번에 버린다.

정말 노이로제에 걸릴 것만 같다.

넘쳐나는 요구르트. 만들어 먹는다고 해도 소용없다.

시모는 항상 매서운 눈초리와 손길로 내려놓는 내손을 매몰차게 거절한다.

유통기한 하루라도 지나면 거들떠도 보지 않는 남편.

미쳐버릴 것 같다.

난 정말 정상으로 살고 싶다. 벗어나고 싶다.


* 메마른 감성의 소유자.

감성이 풍부한 듯 보이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냉소와 가장.

절대 상대방의 감정을 공감할 줄 모른다.


* 엉망진창의 경제 관념

당연히 의심해야 할 부분을 의심하지 않는다.

경비처리 관련 등.

생활비와 경비를 혼동하여 처리한다.

생활비가 대충 얼마가 드는지 알 수 없다.


* 나의 배려는 나의 의지라고 생각한다.

이사, 퇴사, 실장일들, 시댁 및 친척 방문과 친구 대접까지 ..

더운 여름에 땀 한바가지씩 쏟아내며 약 짜고 상담, 서류 정리, 마감 등 ..

바빠 죽겠는데 간식 챙겨주고 뒤치닥거리, 원장실에 메신져만 하고 있고 ..

내 인생의 아주 중요한 부분부터 사소한 부분까지 내가 한 배려들은 다 내가 좋아서 한 거라고 생각한다. 전혀 감정이입 및 공감 능력이 없는 사람이다.


* 말 꼬투리 잡기

원인을 파악하는 게 아니라 항상 현상만을 들추어 내어 꼬투리 잡는다.

모든 일이 그렇기에 예를 들기 조차 어렵다.

대화자체가 싫고 불가능하다.


* 난 벗어나고 싶다.

이제 반년 남짓 .. 진작 깨달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하루하루를 견뎌왔다.

이젠 아니겠지? 설마?

하지만 사람은 바뀔 수 없고 바꿀 수도 없다.


* 나는 한국의 결혼제도 자체가 싫다.

며느리는 하녀처럼? 사위는 손님처럼?

처제는 동생처럼? 시누와 시동생은 상전처럼?


* 배려없는 섹스.

사랑을 나눌 줄 모른다.

자신만의 쾌락을 위해 섹스한다.

상태가 좀 나아 졌지만 근본은 없다.

애착자와의 적절한 스킨쉽없이 자란 양육방식의 문제다.


* 아직 젊다.

새로 시작할 수 있다.

전부 잃었지만 위기는 기회다.

애가 없고 혼인 신고를 하지 않는 건 천운이다.


* 여기에 분명 반박할 말이 많을 것이다.

다들 그렇게 살어! 넌 깔끔하냐? 살림 얼마나 제대로 했냐? 얼마나 시댁에 잘 했냐?

명심해라. 당신의 나와 동등한 인격체지, 무조건적으로 나의 보호를 필요로 하는 약자가 아니다. 장애자도, 고아도, 노약자도, 어린이도 ..

아내는 무조건적인 희생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착각하지 마라. 아내는 당신 엄마가 아니다.

다들 그렇게 산다고 나까지 그렇게 살 수는 없다.


* 나는 능동적 주체로서 내 삶의 주인이다.

결혼이라는 것은 서로 배려하면서 사는 것이지 어느 한쪽의 희생만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다. 결혼했다고 해서 나를 버리고 네가 되는 것이 아니라 나와 네가 공존하는 것이지.

아무 것도 없이 새로 시작해야겠지만 언제까지나 상대의 술수대로 수동적으로 무언가를 바라면서 살아야 하는 사람으로 만들어야겠다면, 그런 여자를 원한다면 그것은 오산이다.

애초의 선택이 잘못된 것이다.

젊음, 미모, 지식 .. 아직은 아무 것도 뒤쳐지지 않아.

물론 몇년을 이렇게 한국의 여성으로 살다간 뭐든지 뒤쳐질지 모르겠지만 ..

나는 그렇게 살아가고 싶지도 않고 그럴 수도 없는 사람이다.


* 해방되고 싶다.

불행했던 반년 ..

내 인생을 좀 먹은 그 여섯달에게 이젠 작별을 고한다.

가끔씩 죽여버리고 싶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내 선택에 대한 벌이라도 해 두자.


* 되돌리기엔 너무 늦었다.

나의 실망감, 결혼에 대한 후회, 한때 내가 배려라고 생각했던 나의 행동들.

결국 모두 내 인생을 망쳐가고 있었다.

내가 사랑했던 그는 없었고 이기적인 한 남자만 남았다.

남들의 시선이 두려워서 나를 죽여가며 살 수는 없다.

모든 건 결과가 말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