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변하기는 여자하기 나름인가봐요..

비참한여자2007.08.26
조회935

처음 알게된건 정확히 6년전이네요..

저한테 호감있다는걸 알고 일방적으로 전화하고 영화보여주고 밥사주고..

한동안 그러길래,

2002년 월드컵기간에 정확하게 거절했습니다..

좋은사람인건 분명알겠지만 끌리지않는다고...

 

그후 몇년동안 저를 혼자 짝사랑 한 모양이더군요..

 

2005년이 들어서면서 그사람이 소위말하는 대기업에 보란듯이 합격하자,

사람이 다르게 보였습니다..

얼굴도 키도 이젠 직장도 빠질것없는 그가 왠지 대단해 보였네요..

그당시 전 취업준비생이여서 한번에 그렇게 되는 그가 부러워 보이기도했구요..

 

한번 만나자는 연락에 두발벗고 나온 그..

아직도 저를 좋아하는지..

그 한번의 만남후 또 적극적으로 연락에, 만남에..

 

저도 그걸 수긍하다보니 어느새 그를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2년전 그는 저를 더 많이 좋아하고, 더 많이 보고싶어하고,

내가 어떤 나쁜짓을해도 무조건 숙여주고.. 비위맞춰줄라고 노력하고..

애틋한건 항상 그쪽이여쬬..

 

일년정도 만나니 그가 결혼얘기를 슬슬 꺼내드라고요..

나쁘지 않았습니다..

아니, 참 행복했습니다..

 

그러나 잦은 다툼이 있고, 제가 그에게 실망을 여러번 주자,

헤어짐을 고하더군요..

메달렸습니다..

원래 여자는 메달리면 안됀다는데..

죽도록 메달렸습니다..

집앞에 찾아가기도하고, 회사앞에 찾아가기도하고, 오빠친구에게 전화도해보고..

 

고집이 샌 그는 절대 미동도 않더군요..

 

마음을 비웠습니다..

 

그리고 저도 새로운 남자를 만나서 행복하고 싶다는 생각과 결심과 준비가 되었을무렵,

 

그가 집앞에 찾아왔어요..

 

잊으려했는데 도저히 못잊겠다며,

다른사람을 만나도 나의 벽이 너무 커버려서 다른사람도 못만나겠다며..

받아달라고 한번만 자기가 모질게 군 것 용서해달라고 그 고집샌 그가 메달리더군요..

 

사실 그때 전 새로운 생활을 하고싶어했던 터라 약간의 고민이되었지만,

내가 사랑했던 그 였기 때문에 두말없이 받아줬습니다..

 

하지만 또 다툼이 생기고,

그가 또 일방적으로 헤어지자더군요..

제가 다른 사람 만나서 행복하고싶다고 내 인생에서 빠져달라는 치명적인 말 실수를 해서였습니다..

 

자존심이 너무 상했는지 두번다시 저를 보지 않겠다는 투로 나오더군요..

 

또 메달렸습니다..

참, 저도 이해가 안가는게 무슨 심리인지 그가 강하게 나올때마다 메달리게 되네요..

또 집앞에 찾아가고 전화하고 그랬습니다..

눈도 꿈적 안하더군요..

 

또 잊으려고했습니다..

이젠 끝이구나했습니다..

두번다시 볼 기회 조차 없을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정확히 3개월후,

또 연락이 오더군요..

기운없는 목소리..

 

연락을 받고 뛰쳐나갔더니,

회사에서 정리해고를 당했답니다..

너무 힘들어 하는 그가 안돼보였습니다..

너무 힘들어서 눈물을 흘리는 그를 감싸주고 싶었죠..

그의 곁에서 잘해주었습니다..

 

복날이면 집앞으로가 삼개탕도 주고,

주식을 하는 그를 위해 주식에 관련된 책도 여러권 갖다주고..

힘들다고 술먹고 전화하면 당장 달려가서 술도 사주고 택시비도 주고..

직장짤린데다가 자존심도 쌘데 천덕꾸러기 신세가 된 그의 기를 세워줄라고,

오빠가 세상에서 제일 잘났다는 식의 칭찬도 아낌없이 해주고..

 

지금은 저도 소위말하는 대기업에 다닙니다..

 

남들이 그러더군요..

너 직장도 좋고 외모도 꿀리지않고,

따라다니는 그보다 더 좋은 조건의 남자도 많은데..

그냥 그를 잊고 새로운 사람 만나는게 너한테 더 좋은것 아니냐고요..

 

오빠는 삼대독자에 홀어머니에 시누이가 둘이나 있는집 가장이자 장남이자 생활의 책임자입니다..

 

그래서 주변사람들은 만류에 만류를 했죠..

 

그래도 전 그와 들었던 정..

예전에 그가 나를위해 했던 헌신..

그보다 내가 그에게 주었던 마음.. 등등을 포기할수가 없었습니다..

 

그가 어려울때 옆에있어줌이 진정 사랑하는게 아닌가 싶어서..

옆에서 3개월가량을 헌신했네요..

 

근데 그가 변했습니다..

 

그 3개월가량 동안..

그는 직장도 없는 백수에 지나치지 않았기때문에,

틈만나면 저에게 짜증을 부리고,

말도 함부로 하기 시작하더군요..

툭하면 자기말고 잘난사람한테 가라는 막말도하구요..

 

때론 그런 그의 말 때문에 말다툼도했지만,

그가 막상 정말 가게하고싶지는 않은지..

정말 가라고는 않하더라구요..

 

참자..참자..

상황이좋아지면 그도 예전으로 돌아올거야..

라는 생각으로 버텼습니다..

 

어찌보면 우리는 사귀는것도 안사귀는것도 아닌 사이가 된거지요..

 

그런데 어느날 통화하는중에

농담반 조로 너랑 나는 엔조이다..

라는 농담을 하더라구요..

그냥 코미디에 나오는 유행어라고 생각하고 넘어갈려고했는데..

도저히 그 단어가 떠나질않고 용서가 안되더라구요..

그래서 두번다시 만나지말자고 헤어짐을 고했네요..

 

헤어짐을 고했는데도 늘 그래왔듯이 그는 또 내가 잡을 줄을 아는지,

잡지도 않더라구요..

 

그렇게 한달이 지났습니다..

 

그가 주식으로 인해 재미를 솔솔 보고있다더군요..

저랑 만날때도 회사 짤리고 안나가도 충분히 월급이상으로 주식으로 재미를 보던 그라.. 놀랍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제 아는동생이 자기네 회사 주가 엄청 뜰꺼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전 몇주동안 지켜봤죠..

 

연일 상한가를 치길래..

 

저 또 이 오지랖에 오빠 잘되게 하고파서..

 

헤어지자고 먼저 고한 주제에 오빠한테 메일을 넣었습니다..

 

ㅇㅇㅇ 주식 사면 좋을것 같다고 등등 제 나름대로의 생각을 보냈습니다..

 

그랬더니 온 답장..

 

ㅇㅇㅇ 주식은 이미 갖고놀고 재미보고있었고,

어쩌고 저쩌고하면서,

이젠 가망없다나,

그러면서 저보고 넌 머리가 텅텅비었다느니,

좀 알면서 하라느니,

짜증나니까 메일보내지말라느니,

 

이런 막말을 답장으로 보냈더군요..

 

저 정말 다시 잘해보고싶어서가 아닌..

직장 그만두고 주식으로 생활비를 벌고자 하는 그를위해서..

좋은 정보를 주고픈 그런 마음에서였습니다..

 

그런데 돌아온 답장이란......

 

그 답장을 받고서는 눈물도 나지 않더군요..

 

다 제잘못 같았습니다..

그에게 너무 메달렸던것..

그가 힘들다고 막말하는거 다 받아줬던것..

그가 힘들다고 다 맞춰줄라고했던것..

등등..

 

내 행동이 그를 저렇게 변하게했구나..

내 행동이 그가 나에게서 애정이 식게끔 만들었구나..

 

그런생각이 들더라구요..

 

제가 그의 마음 안받아줘서 혼자 마음고생하고..

혼자 일기쓰고..

언제쯤 자기 마음을 알아줄까? 해서 혼자 고민하던 그는 없었습니다..

 

이젠 나를 귀찮아하고,

무시하고,

나아닌 더 좋은 여자를 만날수있다는 착각 아닌 착각도 하는 그를..

 

내가 그렇게 만든겁니다..

 

헌신하면 헌신짝이 된다고들하죠..

 

무시했는데 맞는말 맞네요..

 

그는 이제 제 전화도 안받네요..

 

사실 회사 그만두고 늦깍이 유학을 준비하는 터라..

그냥 마지막으로 보고싶어 전화했더니..

전화도 안받네요..

메일을 보냈는데 수신 불확인..

 

그렇게 힘들다는 사람이 밤새 또 어디서 술을 먹는지..

아님 그새 여자가생겨 외박을 하는지..

집에도 없는것 같네요..

 

그런 그를 내가..

사랑했다는게..

참 후회가 됩니다..

 

또 말하지만,

그건 다 내가 만든일 같아서..

그래서 내가 더 비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