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 안에 걸인들..이제 안도와줄 겁니다..

신성한 노동2007.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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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톡에 올라온..

 지하철에서 나물 다듬으시는 아주머니들에 관한 이야기를 읽고

저도 생각나는 에피소드가 있어서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6월 4일 경 연천에서 군생활을 하고 있는 남동생을 만나러

강남에서 부대까지 전철타고 국철타고 택시타고 힘들게 찾아갔습니다

 

평소에 대합실이나 지하철에서 걸인이나 몸이 불편하신 분들을 보면

지갑을 털어서 될 수 있는 한 도와드리는 편이예요

친구들이 보면서 말리기도 하고 스스로 돈을 벌 수 있는 사람과

신체건강한 사람을 구별하라고 만류를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날 동생 주려고 없는 돈에 음식을 잔뜩 사서 지갑도 가벼웠거든요

서울을 벗어나려는 즈음 지하철에 어떤 30대 초중반의 남자가

배로 바닥을 끌어 양 팔다리로 기어서 우리 칸으로 들어섰습니다

가끔 인도에서 그런 분들을 뵙고는 했지만 전철 내의 좌석칸에서 이런 모습은

정말 충격이었어요

평소 냉소적인 시민들의 모습과 다르게 그 남자의 바구니에는

그야말로 돈이 후둑후둑 던져졌습니다..

저도 주머니를 털어서 2000원을 수북한 바구니 위에 살포시 놓아드렸어요

그런데 갑자기 그 남자가 전철 내의 기둥을 붙잡고 힘겹고 자리에 앉더니

돈을 착착 세고 동전까지 추스려서 지갑에 빵빵하게 넣고

팔짱을 끼고 잠을 자는 겁니다

 

사람들은 의아하게 쳐다보았죠

피곤해서 그런가 보다 했어요

젊은 사람이 다리가 불편한 정도가 아니고 벌벌 기어다녀야 하니

시민들의 시선이 얼마나 안쓰러웠겠어요

 

저는 소요산 역에 내릴 작정이었어요

점점 의정부를 지나면서 사람들이 하나 둘 내리는데

그 남자는 깊은 잠에 빠진 듯. 잘 자더군요

 

결국 기차의 해당 량에는 저와 그남자 둘이 남았어요

이윽고 소요산에 도착해서 저는 먼저 내렸습니다

종착역이었나 그랬던거 같은데 무심코 돌아보니 그 남자가

힘차게 저벅저벅 걸어서 내리는 것이 아닙니다..

 

순간 낚였다는 생각에 어찌나 분하고 화가 나던지..

저를 한번 쓰윽 흝어 보면서 저만치 앞서가는 남자..

저는 계단을 쫓아 내려가서 가로막고 서서

나도 돈 없는데 속았다고 돌려달라고 했습니다

그러니 한장 주더군요

두장 달라고 하니 한장을 더 주더라구요

혹시라도 해나 끼치지 않을까 무서웠지만 그 돈이 너무 아까웠어요

그 남자는 반성하는 기색도 없이 어디론가 가 버렸구요

 

정말 그렇게 살지마세요 !

하고 저는 동생을 만나러 갔습니다.

저도 가난한 학생이지만 2000원 없어도 사는데 지장 없습니다

하지만 어디선가 또 그짓을 하고 있을 생각을 하니

화가 나는 군요

 

혹시나 지하철에서 30대 초중반에 얼굴 멀쩡하게 생기고

배낭 가지고 다니고 평상복차림으로 지하철 내부를 기어다니는 남자

있으면 정말 불편하신 분인지 잘 살펴보시고 도와주세요

일하기 싫어서 남을 기만하고 희롱하는 사람들은

도와줄 가치 없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