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처지와 비슷해서 제 입장을 말씀드립니다

비키2003.06.25
조회148

님 글을 읽으니 님의 처지가 저와 무척 흡사한 것 같아 감히 답변을 답니다

남친과 헤어질지 결혼해야 할 지는 님의 선택이기 때문에 제가 뭐라고 말씀드릴 수

있는 입장은 아닌 것 같으나 다만 앞으로 그 남친과 결혼하고 난 후의 모습이

현재 제 모습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 님께 저의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님께 좋은 참고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선 제 남편에 대해서 말씀을 드릴께요

제 남편의 부모님은 이혼이나 별거는 아니고 사별로 헤어지고 현재

시모만 계신 상태입니다

제 남편위로는 누나가 두분 계시구요, 물론 모두 결혼해서 각자의 가정을 꾸리고

있습니다

 

제 남편과 그 위의 누님들 모두 효자 효녀입니다

저희 시어머님 평소 시아버님 살아계실때 무척 사이가 좋으셨다고 하십니다

시아버님 돌아가신지 약 4년이 넘었는데도 아직도 혼자 주무시기 외로우시다며

지방에 계신 시이모님 와 달라고 해서 같이 주무시거나 시이모님께서 사정이

있으셔서 못 오시면 어린 조카들이라도 데려다가 같이 주무시는 분이십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자식들이 부모님께 더 끔찍할 수 밖에요

 

저희 결혼전에 여행은 고사하고 남편 저 만날때도 9시면 집에 들어가곤 했습니다

조금만 늦어도 남편 핸드폰으로 전화오기 일쑤였구요

그렇다보니 당연히 결혼하면서 분가는 꿈에도 못꾸었지요

결혼해서 살면서도 우리 끼리 여행은 거의 상상도 못할일이죠

또 저희 친정이 지방에 있는데 한 번 친정 다녀오려면 그 눈치가 이루 말로

표현 못할지경입니다

 

저 맞벌이 하는데도 늘 집에 일찍 들어와야 하며 조금만 늦게 들어가도

시누네 와서 같이 밥 먹고 있거나 시누네 애들만 와 있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참고로 시누네 모두 걸어서 5분 거리에서 살고 있습니다

주말이면 시누네 와서 밥 먹고 가는 건 거의 당연한 일이고

평일에도 일 주일에 두어번씩은 와서 밥 먹고 가죠

물론 그 설겆이는 다 제차지이구요 같이 도와주기는 한다지만 결국

남아서 뒷정리는 누가 다 하겠습니까?

 

시누들 자주 와서 놀다가는 것도 무지 스트레스지만 사실 남편이 시누들과

너무 우애가 좋은 것도 스트레스 이만저만 아닙니다

워낙 남편 어릴 때 시누들이 결혼을 하고 조카들이 생겨서 그런지 남편이

조카들을 너무 챙기는 것도 사실 엄청 짜증나더라구요

한번은 시누네 식구랑 (시누 남편 포함) 저희 남편, 저희 시어머니 그리고

저 이렇게 같이 어딜 가는데 조카가 졸립고 다리 아프다고 칭얼거리니까

시누랑 시어머니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우리 남편보고 애 업으라고 하더군요

저 엄청 화나서 나중에 남편한테 한마디 했습니다

당신 자식도 아니고 지애비가 바로 옆에 있는데 왜 당신이 나서서 애를 업냐구요

 

그렇게 주의를 줬는데도 현재도 애들한테 무슨 일만 있으면 자기가 나서더군요

그 뿐만 아니라 저하고 같이 보낼 시간도 없이 바쁜 사람이 조카들만 집에오면

만사 제쳐 놓고 같이 게임 해주고 뭐 난리도 아닙니다

다 큰 여조카 안아주고 뽀보해주고 ... 자기 애들이더라도 그렇겐 못할 정도로요

어느날은 너무 화가나서 혹시 그 조카들 당신이 결혼전에 낳은 애 아니냐고

막말까지 해버렸습니다

남들이 이 글 읽으면 어린 애들한테 질투한다고 하겠지만 님도 아마 결혼해서

그런 일이 있으면 엄청 스트레스 받을 겁니다

 

하지만 제가 참고 사는 것은 단지 남편 하나때문이지요

너무나 나한테 잘 해주고 나를 사랑해 주는 남편

저한테는 둘 도 없는 사람입니다

결혼전에는 조금은 무뚝뚝했지만 그래도 결혼해서 살면 살 수록

더 나한테 잘해주는 이런 남편을 두 번 다시 제 인생에서 만날 수 없는

그런 사람입니다

또한 저희 친정에도 너무나 잘하는 믿음직한 맏사위구요

저희 부모님께 사위 노릇 아들 노릇 (물론 저희 집에 남동생이 둘 있긴 하지만)까지

다 해주는 남편이니 제가 얼마나 고맙겠서요?

 

아마 님께서도 많이 고민하실테지만 많은 분들의 글은 (제 얘기도) 그냥

참고로만 하시고 결국 판단은 님께서 하실 몫입니다

님이 하신 선택이 가장 옳은 선택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