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rminator : Salvation

정병철2009.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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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rminator : Salvation

화면이 아주 빠르게 움직인다. 하늘을 향하다가 이내 지상을 향해 돌진하기 시작한다. 서서히 형체가 보이는듯 싶더니 작은 산 하나를 아슬아슬하게 넘어선다. 지상위 약 30미터 상공에서  지형을 탐색해나가며 산등성이를 따라 고도를 조종하며 재주넘듯 능선을 타고 미끄러진다. 나무가 듬성듬성 없어지는가 싶더니 어느새 시선을 압도하는 드넓은 평야가 갑작스레 나타난다.

짙은 갈색의 모래들로 뒤덮인 드넓은 사막 정 가운데에는 거대 안테나들이 하늘을 향해 우뚝 솟아있다. 그 경치를 감상하는것도 잠시.. 땅에 단단히 자리를 박고서있는 대공포들은 이내 이 화면을 향해 포를 쏘아댄다. 화면은 아무렇지도 않은듯 우직하게 아래로 곤두박칠 치기 시작한다. 열댓개의 안테나중 중앙에 있는 안테나로 머리를 들이밀며 속도를 가속한다. 사막의 대공포들이 손을 쓰기도 전에 대형안테나에 닿은 미사일은 순식간에 목표물을 집어 삼켜버리고 이내 바닥으로 곱게 누워뜨리며 퍼지는 흙먼지와 함께 영화의 막이 오른다.

chapter 1.


2009년 5월 21일. 단 한방의 미사일이 수년간 기다리고 기다렸던 터미네이터4 미래전쟁의 시작편의 서막을 장황하게 알린다. 영화 도입부터 스피드감있게 기계들의 거점을 점령하려는 인간들의 기습씬으로 관객들을 압도한다. 순식간에 적진으로 침투해 들어간 존코너가 목표한 데이터를 접수하고 나오는 순간 벌어진 또 다른 사건은 우리가 이전에 볼수 없었던 색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곧이어 또 다른 적을 추적하기 위해 나서는 존코너의 헬기 안쪽에서 비춰진 카메라는 이전의 영화에서 볼수 없었던 현장감과 스릴감을 극도로 끌어올리며 어느 한순간의 거대한 충격으로 관객들을 흡사 그 현장에서 사고를 당한것과 같은 짜릿한 감각을 선물한다. 간담이 서늘해지며 손에 땀을 쥐게하는 장면이 이어진다.

곧이어 당당하게 스크린이 외치는듯하다.

 

How do you feel ?!


chapter 2.

관객들을 당당히 압도하는 액션신도 잠시. 어느새 갑작스럽게 어느 한 사내가 흙탕물을 뒤집어 쓴채 아주 어색하게 스크린에 등장한다. 사내는 갑작스런 비명을 지르고는 이내 죽은 병사의 옷을 탐하기 시작한다. 문제는 이 장면부터다.

이 장면에는 분명 생략된 부분이 있다.

일전의 터미네이터 시리즈에서는 대부분 시간여행을 통해 현시대로 접근하는 터미네이터의 모습을 상당부분 강조하고 있다. 때로는 사막에 갑작스런 번개가치며 소용돌이가 나타나고 장황하게 모습을 드러내거나 또는 유리를 뜨겁게 흘러내리며 그 속에 등장하기도 한다. 터미네이터의 가장 핵심적 요소는 바로. 인물의 등장이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이번 터미네이터4에서 이렇게 관객에게 고도의 집중력을 이끌어내고 침착하고 디테일하게 인물을 등장시키는 경우는 단 하나의 씬도 없다. 최근 개봉한 여러시리즈 영화의 속편들의 공통점인 주인공의 옷색깔이나 헤어스타일, 하다못해 쟈켓과 탈것까지 아주 세심하게 배려한 경우와는 매우 동떨어진 모습이다.

여기서 우리는 연출자의 아마추어틱함을 발견할수있다. 뛰어난 감독은 뛰어난 관찰자이다. 전작에서 추구한 디테일함을 살려 속편까지 그 아이덴티티를 꾸준하게 이어가며 통일성을 유지하는것. 그것은 바톤을 이어받은 감독의 가장 기본적인 의무이자 몫이다. 
어쨋든 좋다.. 이러한 디테일은 접어두고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보자 !


chapter 3.


이제 등장한 장면은 시작부터 보는이로 하여금 두 손에 땀을 쥐게한다. 어느새 비행기로 호송된 우리의 주인공 존코너는 허허대양의 벌판위에서 비행기를 저공비행시킨후 수십미터의 파도가 미친듯이 흔들어대며 비행기를 삼킬듯한 아찔함이 관객을 압도할때 어느새 비행기의 뒷문에서 바다속으로 존코너는 홀홀단신으로 기지로 인도되기위해 몸을 사리지 않고 수직하강하기 시작한다.

여기서 잠깐. 기지는 바닷속 어딘가에 있다.

스포일러를 자제하기위해 구체적인 묘사는 여기서 생략한다.

하지만 여기서도 연출자의 아마추어틱함은 그대로 모습을 나타낸다. 방금의 묘사를 보았다면 누구나 어떻게 그 기지로 인도되는지 또는 접근하는지에 대한 장면을 상상할것이다. 초등학생이더라도 그것을 충분히 짐작할수 있고 기대를 분명할것이다. 스타워즈1에서처럼 입에 수중호흡기를 차고 헤엄을 쳐서 들어갈지 아니면 누군가 마중을 나와 다크나이트에서의 그 장면처럼 호송자를 순식간에 낚아서 데려갈지.
두근거리며 다음상황을 기대하는건 분명 필자 나뿐만이 아니리..

하지만 미안하다.
그런 장면은 없다. 아예 흔적조차 남아있지 않다.
그냥 존코너는 이미 기지에 들어와 앉아 있다.
그것도 사령관 앞에서 이미 혼나고 있다.
관객은 모른다. 왜 혼나는지도 모른다. 그냥 그런거야 라는 설명을 듣고만 있어야 한다. 나또한 도무지 이해가 안간다.


chapter 4.


다시 아까 갑작스럽게 나타난 사내를 뒤쫓아 가보자. 그 사내는 자연스럽게 대형도시에 도착한다.
이 씬에서 감독은 초반의 인트로씬과 같은 집중력을 발휘하려한다. 인트로씬에는 비할바 못되지만 터미네이터의 잔혹성과 대상체를 향해 무자비하게 뿜어대는 화력으로 관객의 엉덩이까지 뒤흔들며 충격을 전달한다, 하지만 이 장면에서도 아쉬운 장면이 있다면 총구가 정통으로 대상체를 겨누고 맞추었는데도 총알은 아주 정확하게 사내들을 비켜나가며 관객들로 하여금 아리송함을 전달한다.

하지만 기다리고 기다리던 온전한 모습의 터미네이터의 등장만으로 관객은 엄청난 기대를 하게 된다. 분명 손쉽게 잡히진 않을것이다 라며 기다리는 순간. 갑작스런 부비트랩으로 허무하게 터미네이터는 파괴되고만다. 더 어처구니가 없는 장면은 그 터미네이터를 확인하기 위해 쫓아온 헌터킬러(비행체)는 단지 바닥에 업드린것만으로 회피가 가능하며 허무하게 옆 건물이나 무너뜨리고는 지나가버린다.
현실성이라고는 도저히 찾아볼수 없는 장면들의 연속이다.
하나 인정하자면 터미네이터와 비행체 CG 만큼은 전혀 어색함이 없었다.그나마 다행스러운 부분이다. 


chapter 5.

어줍잖은 사내는 또 다른 길을 떠나는데 이 사내를 둘러싸고 자신의 두눈을 의심할만한.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다. 필시 당신이 트레일러를 보고 환성을 질렀던 장면들은 분명히 이 씬에서 다수 등장한다. 이번 씬도 스포일러성을 피하기위해 집적적인 묘사보다는 추상적으로 관객의 감정을 전달한다면. 이것은 분명 새로운 차원의 액션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하베스터(거대로봇)의 출현부터 시작해 다이나믹함의 극치를 달리는 모터 터미네이터가 등장한다. 갖가지 새로운 로봇의 등장과 더불어 완벽하게 잘 짜여진 씬의 호흡은 관객들로 하여금 초고속으로 달리는 오토바이를 올라탄 상황에서 각종 파편을 방해물을 이리저리 피한후 순식간에 정자세를 잡고 아무렇지도 않은듯 나아가며 이것쯤이야 라고 내뱉는 쾌감을 분명 명쾌하게 전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어지는 (비행체) 추격씬에서는 이전 영화에서 볼수 없는 색다른 볼거리를 제시한다. 이 장면을 글로서 제대로 전달하기는 감히 불가능하다고 말하고 싶다. 직접 보고 그 느낌을 체험해보지 않는이상 그 경험은 서로 절대 교감할수가 없다.


chapter 6.

그렇게 신나던 추격씬도 어느새 마무리 되고. 또 다시 억지스러운 연출자의 손아귀로 카메라가 넘어간뒤로는 지루함이 계속된다. 어줍잖은 건달들의 희롱과 사내의 보호. 그리고 싸운드와 제대로 들어맞지 않는 정말 이정도 영화에 걸맞지 않는 어긋난 핀트의 화면전환과 더불어 존코너와 대면을 하게된 그 사내의 모습은 마치 람보를 고무줄에 묶어놓고 취조하는듯한 억지스러운 장면이 연출된다.

그 모습이 나타나자 말자 실소를 금할수 없었으나, 배우의 그 진지한 표정과 살아 꿈틀대는 얼굴 근육을 보면서 웃음은 쏙 들어가고 말도 안되는 상황에 몰입해 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마추어틱한 연출에 그 집중도 잠시.. 그 배우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드는건 대체 왜일까..

특히 존 코너의 역할로 등장한 크리스챤베일은 분명 그 역할에 있어가장 베스트적인 모습을 보였다. 아까 평점댓글을 얼핏 보다보니 너무나 힘이 들어간 존코너라고 적은이가 있었다. 동감한다. 하지만 이 영화를 그나마 제대로 표현하는 첫번째 요소는 바로 존코너였다.
그의 감정하나하나가 다 묻어 나오는 표정과 제스춰 그리고 연기는 이 어줍잖은 연출과 시나리오를 겨우겨우 커버하고도 그나마 박수를 받을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베이스를 제공한다.
그의 연기가 오버스럽게 보이는것의 원인은 연출자의 미숙함 때문이라 감히 자신있게 말할수 있겠다.



chapter 7.

어느새 챕터7까지 왔다. 새로운 차원의 경험을 제공하는 영화지만 연출자가 막장이라는 것을 증명할 막바지 부분에 대해 자세히 조명해보자면, 예고편을 보아선 마치 수많은 기계들과 대적해 사람들이 대규모 전투씬을 벌이며 스케일의 극을 체험할것만 같지만. 당신의 예상은 분명 보기좋게 빗나갈것이다. 터미네이터가 만들어지는 공장임에도 불구하고 인간들을 공격하는건 단 두기의 터미네이터뿐이다. 그것도 다른 터미네이터에 의해 곧 으스러져 버린다.

의외에도 당신의 기대감을 무너뜨릴 무기는 더 있다. 연출자의 의도대로라면 깜짝 놀랄 선물이 등장하지만.. 앞서 밝혔듯 이 연출자는 전작의 아이덴티티에는 전혀 관심이 없기에 어떠한 통일성도 주어지지 않고 좁은공간에서 말도 안되는 추격씬이 이루어진다. 여기서 우리는 감독의 아마추어틱함을 매우 분명하게 발견할수 있다.

새로운 기기들이 등장하며 화려한 CG들이 수놓은 그 장면에서 우리는 새로운 차원에 도달하며 짜릿함을 만끽하지만.. 이후 등장한 막바지 장면은 진부하기 그지없는 억지스러운 요소들과 말도 안되는 상황으로 거의 놀림 당하고 있다는걸 느낄것이다. 전혀 상관관계 없는 엘리베이터가 오는가 하면, 뻔히 예측가능한 액션으로 재미보다는 짜증과 지루함을 전달한다. 긴장감이라고는 전혀 없다.

가장 어이없는 것은 기계들의 본거지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쉽게 인간들이 당당하게 헬기를 기지 옆에 자리를 잡고 존코너를 서포트 한다는 것이다.

이전의 짜임새 있는 구성은 이제 기대조차 할수 없다.


총평.

본 개인이 보기에 이 영화를 간단히 요약해서 전달한다면

CG면에 있어선 새로운 차원을 도달한 기념비적인 명장면들이 상당수 존재하지만..

연출면에 있어선 진부하고 아마추어틱함의 극치라고 말하고 싶다.

영화 초반부터 일관성있는 느낌을 관객에게 전달하기위해

채도를 급격히 낮춰 피색깔도 거무틱틱하게 표현하며 무채색의 삭막한 도시의 느낌을 뚜렷히 전달하며 그래픽적인 모든 면에 있어서는 감히 필자가 판단할수 없는 (마치 300의 그것과도 같은..) 경지의 수준이라고 치하하고 싶지만..

그외의 연출부분은 단호하게 말할수 있겠다.

감독 맥지의 그릇은 터미네이터 시리즈를 담기엔 아직 역부족이다.

겨우 전쟁의 시작이라고 제목이 붙여져 있지만 이건 해도 해도 너무 한것이 아닌가 ?

 

ps.   감독 맥지왈 40분 이상의 분량이 짤렸는데 DVD로만 볼수 있을거라고 함. 이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