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 3115일 째, 한사람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2009.09.11
조회1,535

어찌보면 미련할정도, 어찌보면 순진하다못해 이상할 정도로

마음속에서 한사람만 생각한 날짜입니다. 초등학교 5학년까지

정말 그야말로 장난치는 것, 뛰노는 것, 축구하는 것이 좋았던 그야말로 초딩.

여자애에게는 그냥 장난치는 것, 그것 말고는 어떠한 감정도 못느꼈던 저에게

초등학교 6학년 학기가 시작하는 날은 남다릅니다. 그 날 이후로 글을 쓰는 지금까지

한번도 마음이 변하지 않았으니까요.

 

 보시는 분들 중에서는

어우 이색킈 무서어 스토커야 뭐야 ㅎㄷㄷ... 이상해..

 

이러실 수도 있겠지만 그 시간동안 아주 조금씩 아주 천천히 다가갔었습니다.

정말로 천천히. 나만나줘 나만나줘, 나너좋아 나너좋아. 이런게 아니라 정말 필요할 때 힘이 되어 주고, 그녀가 필요로하지 않을 때도 이 자리에서 묵묵히 계속 응원을 보냈습니다. 결국엔 아주 잠시동안 옆에 서있을 수 있었습니다.

 

 

 

톡에보면 별별 드라마같은 사연이 많이 있습니다. 저도 그 분들과 같이 드라마같진 않지만 남들과는 조금 다른 것이기에 몇자 적어봅니다.

 

세상좁다는 말을 16세때 실감했습니다. 13세때 말하지 못한 첫사랑. 그 마음을 가슴에 묻고 잊어갈 때 쯤. 교무실에서 그 첫사랑의 사진을 다시 보게 된다면 어떠실지 궁금합니다. 그것도 초6년 중3년 고3년 중에서 가장 존경하고 따르는 선생님의 책상에서 첫사랑의 사진을 본다면 어떠실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동명이인이 300명이 넘는 싸이월드에서. 초등학교 졸업식 때의 후회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 딱 하루만 미친사람이 되서  딱 하루만 정말 미친사람처럼 찾아보자고 해서 찾았습니다. 그렇게 또 3년. 일주일 혹은 이주일에 한번씩 방명록을 남겨주는 그런 동창의 사이가 되었습니다.

 

그녀가 생각하는 나는 그냥 동창. 그리고 저는 첫사랑. 그리고 수능을 봅니다. 수능에서 엇갈린 명암. 집안사정으로 인해 재수는 꿈도 못 꾸고, 수도권대학에 붙어도 학비가 문제가 되어 지방국립으로 가야했고, 그 친구는 재수. 재수하는 내내 이 먼 곳에서 응원을 보냈습니다. 잘 될 것이라고, 걱정하지말라고, 수능끝나면 밥이나 한번 먹자.

 

그렇게 만났고, 그녀는 재수에 성공합니다.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지요.

그런 그녀에게 저는 늘 그래왔던 것 처럼 친구로 대해줍니다. 힘이되는 사람이 되어주려고 부단히도 노력을 했고, 어느새 조금씩 가까워지기 시작했죠. 저희 과에서 답사를 갔을 때, 태어나서 처음으로 전화를 통해 노래를 해주었고, 또 들었습니다.

 

그렇게 서로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갖게 되고, 전 그녀를 만나러 가기 위해 4시간을 걸쳐서 몇번 만나러 갑니다. 매주매주 과제가 산더미처럼 많은 그녀였기에 제가 항상 갔었죠. 저도 어차피 한달에 한번은 집에 가야 했기에 가는 김에 보고 오는 셈 쳤습니다.

 

몇번 보고, 그녀의 생일을 같이 보내고, 사귀게 되었죠. 그리고 그녀의 집에도 다녀옵니다. 저 멀리 정말 대문열고 나가면 앞에는 밭이요 뒤에는 산이 있는 집. 자연속에 있는 그 집에 8시간에 걸쳐서 다녀왔었죠. 어쩔 수 없이 방학동안 떨어져있어야 했기에...

 

그 방학이 너무 힘들어서 보러갔다 왔습니다. 그리고 한달. 그 한달이 어찌나 길던지

그 한달동안 그녀에게 못해준 것들이 떠올라서 여기저기 미리 가보고, 좋은책도 고르고, 음악도 고르고 합니다. 개학하기 2주전에 올라오는 그녀를 위해 그 짧은 2주동안 많은걸 해주고 다시 내려가려고 부단히 노력을 했는데.... 그 사이에 그녀는 조용히 마음을 접은 모양입니다.

 

친구가 되어서 남아달라.

 

그 말을 들은지 어언 한달이 다 되어갑니다. 그 사이에 제 생일이 있어서 만났고,

4일만에 -7kg가 된 저는 애써 괜찮은 모습을 보였지만 그녀의 눈과 표정은 참 미묘한 얼굴이었습니다. 저도 햇갈리는 표정이었습니다. 그리고 개학을 해서 전 내려왔고, 그녀의 부탁대로 친구로 남아주고 있습니다.

 

 친구로 남아서 가끔씩 연락을 합니다. 그런데 그녀는 좋은하루를 보내라, 잘자라. 이 두 가지 말 이외에는 대답을 해주지 않습니다.

조금이라도 자신을 걱정해주는 문자를 보내면,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고 하더군요. 감기조심해라. 밥 잘 먹고, 환절기니까 아프지마라. 이런 문자를 보내면. 이젠 답장이 없습니다. 그저 좋은하루, 잘자. 이 두가지만 답장을 해주네요.

 

그런 그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나에게 돌아오는 지도 모르는 채 그냥 무작정 기다리고 있습니다. 너무 저만 생각한 행동이라고도 볼 수 있겠지만, 전혀 낌새도 채지 못할 만큼 철저히 혼자서 마음의 문을 못 열겠다고 판단하고 제게 통보를 해버린 그녀의 행동 역시 그녀만 생각한 행동이기에... 처음으로 그녀에게 저를 먼저 생각하는 행동을 해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어렵네요. 이게 맞는건지 아닌건지.

 

 

이렇게 남아서 친구라는 명목으로 지내주면 언젠간 다시 다가와 줄까요.

아니면 이게 제 무덤을 스스로 파는 행동일까요. 뭐가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제가 좋아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게 행복한데

그 사람이 저를 좋아해준 시간이 너무나 짧아서, 그리고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버려서

그게 너무 안타깝고 참 가슴팍이 뭐라 표현이 안됩니다. 그래서 더욱 기다리고 있고,

이 기다림이 점점 오래 못 갈 것 같은 이 느낌이 너무 싫으네요. 애초에 넘나들던 사이였다면

이렇게까지 힘들진 않을텐데 내 옆에 있다가 떠나버리니,, 그 사람의 자리가 너무나도 크다는 것을 새롭게 깨달았고,, 그 큰 자리가 절 너무 힘들게 합니다.

 

 

항상 글의 마무리가 어렵습니다. 어떻게 마무리를 해야 좋을지 모르겠네요.

 

. 좋은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