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중고나라에서 사기당했어요ㅜ

. 2009.09.17
조회3,929

거짓말인줄 아는 분들 계셔서 저를 걸고 실명으로 씁니다.

 

안녕하세요, 22살 여대생입니다.

저는 어제 태어나서 처음으로 사기라는 것을 당했습니다.

 

2009년 09월 08일

제가 전공하는 과는 시각디자인 학과입니다. 과의 특성상 자료사진이 많이 필요하고, 좋은 카메라가 필요했습니다. 갖고 있던 DSLR은 오래 들고다니기엔 너무 무거웠고 가볍고 좋은 카메라가 필요하던 찰나였습니다.

8일날 저녁, 네이버 중고사이트에서 사고 싶던 카메라의 미개봉 상품이 올라온 것을 보았고, 그렇게 사려면 70~80만원이 드는데 정상가보다 무려 20~30만원이 적은 돈으로 살수 있더군요. 

그분께 쪽찌를 넣었습니다.

연락처를 가르쳐달라고 했더니 나중에 사무실에서 전화드리겠다고,

돈이 준비되면 쪽찌 보내달라고 하시더군요.

이때 의심을 했어야 하는데 세상물정에 어두웠던 것 같습니다.

 

2009년 09년 16일

원래 있던 DSLR을 팔고 제가 모아놨던 돈과 합하니

카메라를 살 수 있는 돈이 되었습니다.

그분께서 전화를 하시더군요. 사무실이라고, 입금확인되면 보내주겠다고.

사투리를 쓰고 있었으며 30대 중반 남성이었습니다.

솔약국집 아들들에 나오는 손주현씨 목소리에 사투리를 섞은 느낌이었습니다.

(경찰 조사결과 본인인지는 모르나, 계좌 예금주는 81년생이라고 합니다.)

제가 그분 번호로 몇번 전화를 했었는데 다 그분이 받아서 사무실이라고 믿고 있었습니다. 입금을하고 연락을 했더니, 카메라 바데리충전기를 안가져왔으니 저녁때 보내겠다고 했습니다.

저녁이 되도 연락이 없어 걱정이 되어 전화를 했습니다."네, 피씨방입니다"

네. 그건 피씨방 공용 공중전화기더군요. 사무실인척 하면서 전화가 울릴때마다 달려나와 받은거였어요.

 

60만원 상당의 돈을 붙였기에 손이 떨이고 무서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제 주소 번호 이름 다 알고 있는 것도 생각나더군요.

 

인터넷에서 그분 이름을 쳐봤더니 저 말고도 같은 수법으로 사기를 당하신 분들이 계시더라구요. 그중 한분의 핸드폰 번호가 있기에 급한 마음에 전화를 했습니다.

어떤 남자 분이 받아서 "혹시 그분한테 사기당하신 분이세요? 지금 인터넷에서 글 봤어요. 저도 같은 사람한테 사기당했어요! 그런데 아이디만 다르네요"

라고 했더니 사기를 당한사람은 자신의 아내라며 아내분을 바꿔주시더라구요.

전화통화를 하고, 감사하게도 여자분은 전날 사기를 당하셨는데 저를 위로해주시면서, 절차를 설명해주시더라구요.

사기가 확실해지니 눈물이 났습니다. 좀 좋고 가벼운 카메라 싸게 구입하겠다고

인터넷으로 거래한게 후회가됐습니다.

엄마한테 전화를 해서 설명을 하니 "직거래랍시고 만나서 끌려가지 않은게 다행이네, 좋은 경험했다고 생각해. 돈은 아마 찾기 힘들거야. 울지말고, 이럴때 엄마가 같이 있어야하는데..."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더라구요.

제가 대학을 혼자 서울에서 다니고 있다보니 너무너무 불안했거든요.

 

2009년 09월 17일

아직 그 판매자 아이디로 올라온 글이 하나 더 있길래,

아직 사기당한걸 모르는척하고있습니다. 물론, 경찰에도 다 얘기를 해놨구요.

오늘 아침 9시. 경찰서 문이 열리자마자 들어가서 진술서를 쓰고 고소를 했습니다.

은행에가서 알아보니, 돈이 다 빠져나가 반환할 수 있는 금액이 없었습니다.

금액이 없어도 입금은 가능하되 출금이 안되게 사고계좌로 만들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제돈은 찾을 수 없지만, 글이 올라와있고 사겠다는 사람이 있는것으로 보아

분명 다른 사람이 사기를 당할 것 같으니까요.

 

 

제 돈은 이미 찾을 수 없는 돈이 되었지만, 이제 모든 것은 경찰 손에 달렸고,

꼭 그 사기범을 잡았으면 좋겠네요.

합의같은건 보지 않을 생각입니다. 돈같은거 다시 못찾게되도 상관없지만,

다른 사람들이 저와 같은 경험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기를 처음 당해보니, 사람이 무섭고, 뭘 믿어야할지 모르겠고,

잃은 돈에 대한 안타까움과, 내 주소,이름,번호를 알고있다는 불안감까지.

이런 감정은 다른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지 않네요.....

 

수사과정이 알려질때마다 글을 추가하겠습니다.

 

모쪼록 인터넷 사기 조심하세요.

 

 

오늘 경찰서에 갔었습니다.

광주 경찰서 지구대분들의 도움을 받았지만 ,

결국 놓쳤습니다. 뭔가 알아내고 도망간 것 같은데...

아무튼, 갑작스런 수사요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흔쾌히 수락해주시고,

자기일처럼 챙겨주신 광주경찰서 지구대분께 감사를 표합니다ㅜ

이제 곧 사건 진술서가 광주관할로 넘어간다고 하더라구요.

하지만 걱정이 되진 않습니다.

오늘 느낀건데, 아직 세상은 정말 살만하더군요.

자기 일도 아닌데, 아직 직접 내려온 사건도 아닌데 열심히 힘써주시고..

그분들께 사건을 맡기는 거라면 안심입니다.

 

밥도 못먹고 학교도 못가고 오늘 내내 경찰서에 있는 동안

이것저것 신경써주신 강북경찰서 정선하 수사관님ㅜㅜ

정말 감사해요!

무리한 요청에도 불구하고 여러군데 전화걸어가며 수사요청해주시고...

오늘은 못잡았지만, 곧 잡힐거라 생각합니다.

 

 

 

수사가 진행될때마다 상황을 알려주신다고 하셨습니다.

넉넉잡아 2개월은 걸릴거라고 했지만,

2개월이 대숩니까? 기다리죠 뭐. 저 말고도 많은 분들 맘고생 몸고생,

그리고 주소, 전화번호를 알고 있다는 걱정을 안고 계신데,

잡히기만 한다면야!!

 

혹시 중고나라에서 물품 구매할때 핸드폰 번호 계속 안알려주고

사무실이라며 전화한 번호가 063이며, 네이버 쪽찌로만 연락을 하고,

구매 확실하면 글 내리겠습니다  라고 한다면,

수법상 그분이 분명합니다.

그럼 입금하지 마시고 광주 경찰서에 신고접수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