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걸 보여주던 여자후배

예예2009.12.10
조회1,639

 

10년 전 8월

지방의 모 대학을 다닐때

난 복학생이었다.

 

잔디밭에서 복학생 친구놈들 둘과

막걸리를 마시고 있는데

완전 예쁜 새내기 완전 퀸카 (167/개날씬) 여자후배 지나간다.

평소 털털하고 소탈한 매력을 지닌

후배였기에 모두들

호감을 가진 상태?

 

술기운에 불렀다.

의외로 온다.

은근 안빼고 주는데로 벌컥벌컥 받아 먹는다.

배고팠단다. -_-;;

사이다를 타니

양도 많아 지고

슬슬 한마리씩 개가 되어 갈 무렵

 

왜 그때 갑자기 배꼽 이야기가 나왔는지는 모른다.

 

복학생 1: 아 난 배꼽티 입구 다니는 애들 보면 아파트 사주고 싶더라. 딸꾹.

복학생 2: 야 배꼽티입으면 차사줘야지. 비엠따블류. 쿨럭. 딸꾹.

 

나도 뭔가 기가막힌 이야를 해야했다.

쿨하고 뭔가 이 선배 종나 웃기다라고 기억에 남을만한...

 

예예: 야... 그럼 니들이 나 아파트랑, 차사줘라. 나 배꼽 개 예쁨 (눈똥그랗게 뜨고 귀연척)

 

여후배: 선배 어디 봐요. 어디 봐요. 아하하하... (티셔츠를 올릴려고 달려듬. 약간 칠렐레 팔렐레 맛이 감)

 

순간 난 당황스러웠지만 애써 태연하게

베실베실 쪼개며 

이거놔 이거놔 열라 느끼며

앉은 상태로 뒷걸음을 쳤고...

 

여후배는 어디서 그런 집념이 나왔는지

내 티셔츠를 올린다는게

내 추리링 비스꾸리무리한 바지를 반쯤 내려버렸고...

아침나절에 쓸만한 팬티가 없어 

팬티를 안입고 나온 현실을 그 때서야 알게 되었고...

다리 힘이 풀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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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몇초가 흘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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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정신을 차려보니

뜻밖의 수확이라는 표정의 여후배랑

친구놈들이 놀래서 벌떡 일어서 있었고...

 

이미 내 육신의 CEO는 쇼생크탈출처럼

세상을 향해 노출된채...

.

.

.

.

 

이 상황을 쿨하고 아무렇지 않게 넘겨야 했다.

늘 있었던 일인마냥 느긋하게 바지를 주섬주섬 올렸고...

여후배를 향해 냉큼 달려들었다.

 

"니 배꼽을 보자 니 배꼽을 보자 니 배꼽을 보자"

 

"이런 미친..." 강하게 저지하는 친구놈들에게 제압당해

난 바닥에 나뒹굴었고

왠지모를 울분이 느껴져...

울어버리고 말았다.

 

그 기분은...

크리스마스 이브날 저녁 7시 홍대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에서

테이블에 올라가 똥싸는 기분과 가까웠다.

 

여후배는 

미안하다며

내 기분 풀어준다며

소원을 들어준다고 했고...

난 됐다며 집에 가겠다는데도

한사코 소원을 들어줘야

자기도 마음편히 집에 가겠다길래

난 어쩔 수 없이 소원을 말했다.

 

"니 배꼽 좀 자세히 보자."

 

말이 끝나자마자

후배는 거침없이 배꼽을 보여줬고...

후배가 민망하지 않게 나도 배꼽을 보여줬고...

서로 그렇게 배꼽을 보이며 한참을 그렇게 깔깔대며 웃는데...

 

뒤를 돌아보니

말없이 친구쉑기들도 우리를 향해 배꼽을 보이고 있었고...

 

우린 모두 그렇게 쳐 배꼽을 내보이며 히죽히죽 웃었고...

 

그 광경을

여러 사람들이 목격했고...

 

몇년이 지난 오늘...

난 이렇게 잘 살고 있고...

지금쯤 어디선가 결혼해서 잘 살고 있을

그 후배에게 이런 메세지를 남기고 싶다.

 

"너 배꼽에 떼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