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한 복판에서 뒤통수 때린 여자와의 인연

뒤통수2010.02.18
조회1,902

안녕하세요...27살의 남자입니다.

어제 참...신기한 인연을 만났는데요...

정말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일을 경험 했어요...

 

어제 친구들과 술 약속이 생겨 강남역에 갔습니다.

평일인데도 사람들이 북적북적한 곳이지요...

 

약속 장소가 자주 가던 술집이 아니어서...

친구와 통화하며 물어 물어 찾아 가던중...

뒤통수를 맞았습니다;;;;

 

길을 몰라 헤매는 저를 마중나올리가 없는 친구 녀석들이였기에...

그 궁금증과 충격은 더 했죠...

 

돌아보니...

술이 떡이 돼서 정신 못 차리는 한 여자가 서 있더군요....

비틀비틀거리며...제대로 서지도 못할 정도로...만취 상태엿습니다.

 

 

그래요...

이 분...확실히 취한 사람이고....실수로 날 때렸구나라는 생각을 단숨에 해 버렸지요..

순간 멍때리고 있는 찰나..

그녀의 입에서 쏟아져 나오는 욕설들~~

 

"야 이 나쁜 새끼야...니가 그렇게 잘났어? 어디 잘사나 보자...세상에 남자는 많아 이 나쁜 자식아!!" 이러는 겁니다...헐;;;

 

애인이랑 오늘 헤어져서 술이 떡이 됐거니 싶어...

그냥 무시하고 가려는데...

 

"이 바람둥이 새끼..니가 그렇게 잘났냐?" 하며 또 때릴 기세;;;

 

그러다 뒤늦게 그 여자분의 친구들이 달려와 그녀를 말리며...

대신 죄송하다고 사과를 하더군요...

좀전에 남친이 바람피는 걸 목격했는데...그로인해 헤어졌고...

제가 입고 있는 옷이(파란색 패딩 점퍼) 남친 옷이랑 비슷해서 실수하는 거라며...

 

정말 죄송하다며...정중히 사과를 하길래...

괜찮다고 말하고 약속장소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살다보니 별 희안한 일도 다 겪네하고 말았죠...

 

친구들과 기분 좋게 한잔하고...

2차로 장소를 옮겼습니다.

 

근데 이게 웬일?

2차로 옮긴 술집에 좀 전에 마주쳤던 그녀와 그녀의 친구들이 술을 마시고 있는겁니다.

 

헐;;;

눈마주치지 말아야지 하고 되도록이면 그녀의 테이블과 떨어진 곳으로 자리를 잡아서 앉았습니다.

 

한참을 불안불안해하며 술을 마시고 있는데;;;

그녀가....

반쯤 풀린 눈을하고 제앞으로 걸어오는 겁니다...ㄷㄷㄷ

 

또 때릴거 같아서 막을 준비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무릎을 꿇더군요;;;;;이게 웬 시츄에이션?

 

그러더니...닭똥같은 눈물을 펑펑 흘리며 하는 말이...

 

"남자가 바람 한 번 필 수 있지 머..내가 쿨하게 용서해 줄게..."

"그러니까...내가 용서해 줄테니까...그 애 그만 만나"

 

헐;;;

여전히 저를 남친으로 착각하고 있었어요...

 

앞뒤 정황을 모르던 친구녀석들도 어안이 벙벙...

그녀를 말리러 온 그녀의 친구들도 어안이 벙벙...

 

몇초간의 정적이 흐른다음...

제가 얘기 했습니다.

 

"이봐요...저는..그 쪽 남친이 아니예요...술을 너무 많이 드셨네요...속상하시겠지만...힘내세요" "저기요..어서 이 친구분 데리구 가세요"

 

그랬더니 그녀...

"내가 더 잘할게...바람피지마...나 ...너 없으면 안돼...제발 나 버리지마..."

이러는 겁니다...

 

사시나무 떨듯...서럽게 흐느끼는 그녀의 모습이 무척 애처로와보였습니다.

 

솔로로 지낸지 어언 2년....

전 여친과의 이별 앞에서...

저도 무릎 꿇고 울며불며 메달려 본 그 때의 그날이 떠오르면서...눈물이 핑 돌더군요...

 

취한 사람한테 무슨 위로를 할 수 있을까요...

그저...손수건 하나 건내주면서...친구들에게 어서 이분 모시고 가시라고 말했죠....

 

그렇게 정신줄을 놓은 그녀는 친구들에 의해 자리로 돌아갔고...

 

그녀의 친구 중 한명이 술집을 나가면서 연락처를 물어보더군요...

한번도 아니고 두번이나 실수 한 친구 대신 사과는 했지만...

아무래도 손수건은 나중에 돌려 드려야 할것 같다며...

 

저는 손수건은 안 돌려 주셔도 괜찮다고 말했지만...

 그녀의 친구 말이...

그녀가 내일 술이 깨서 오늘일을 알게 된다면...

굉장히 창피해 할거고 미안해 할것 같으니 알려 달라고 하는 겁니다.

 

그래서..결국 연락처를 알려 줬고...

저도..술자리를 파하고 집으로 돌아왔죠...

 

그런데...아까 전화가 한통 왔습니다.

 

어제..떡실신이 된 그녀였어요...

친구들한테 얘기 들었다며...죄송하다고 사과를 하네요...

 

그렇게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손수건을 돌려줄겸...

빚도 갚을겸... 만나자네요...

 

그래서 이번 주말에 만나기로 했는데...

이상하게 가슴이 두근거리네요...

 

하필...

어제...

그것도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참 희안한 이유로 이런 인연을 만나다니요....

 

그녀와 뭐 어떻게 잘 해보려는 생각이 아니라...

그냥...

세상 참 신기하고 재미지구나하는 생각이 드네요...

이런 인연...참 신기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