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생입니다.... 넋두리좀들어주세요.....

힘내자........2010.05.12
조회1,423

 

 

갓 스무살 재수생입니다

 

 

스크롤바 작아질거에요 .................................

 

 

요새 너무 힘들어서 넋두리좀 하려는데 들어주세요..........

 

 

 

 

작년에 수능을 너무너무 망쳐서 재수를 결심했어요

 

 

부모님은 내년에는 대학가기 더 힘들다면서

 

 

경기도에 점수 낮은 4년제라도 가라고 하셨는데

 

 

도저히 자존심이 허락을 안 해서 결국 재수를 결정했습니다.

 

 

수능 끝나고 한 석달 정도 정말 미치게 힘들었어요

 

 

솔직히 가슴속에 뭔가 뜨겁게 품은 게 있어서, 이거 아니면 안 되는 목표가 있어서,

 

 

그래서 재수를 결심한 게 아니니까, 다들 엄청 말리더라구요...........

 

 

서연고 아니면 나머지는 다 비슷비슷하다고..... 그런 말 다 무시했습니다.....

 

 

학교다니면서 공부는 뒷전에 친구들하고 어울려 술이나 마시고

 

 

중학교 때 한 번 손댔던 담배를 못 끊어서 꼴초소리 들을만큼 피워댔었고............

 

 

그렇게 막 살았었는데

 

 

어느 순간 갑자기, 뭐랄까...... 자기애랄까?....... 그런 게 막 솟더라구요..........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 평생 삼류인생, 시궁창인생 그따위로 살겠구나.....

 

 

그런 생각이 드니까 무섭더라구요...........

 

 

사실 나중에 저랑 똑같은 놈 만나서 저랑 똑같은 자식 낳아 키우고 산다고 생각하니

 

 

그게 제일 끔찍했습니다.........

 

 

그래서 재수 결정하고 나서는 6년 가까이 매일매일 피우던 담배도 끊고

 

 

술도 입에 안 대고.... 나 자신을 좀 아껴주기로 결심했습니다.

 

 

3월 한 달,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매일같이 일찍 일어나 도서관에도 다니고

 

 

시간 내서 운동도 다니고 그렇게 보냈습니다.

 

 

그렇게 4월이 왔습니다. 갑자기 아빠가 아팠습니다.

 

 

일하다가 허리를 다치셨답니다............

 

 

원래 엄마랑 아빠 두 분이서 건설 일 하셨었는데

 

 

아빠가 다쳐서 누워계시니까 엄마 혼자 일을 하셔야 했어요

 

 

제 밑으로 고등학생 동생이 두 명 있습니다

 

 

학교다닐 땐 몰랐는데 다달이 급식비에 운영지원비에 수업료, 자잘하게는 교통비까지

 

 

왜이렇게 돈이 많이 드는지............

 

 

거기에 아빠 통원치료비가 한 번에 6만원씩 매일매일............

 

 

혼자 힘들어하는 엄마를 보니 재수한답시고 책만 보는 내가 너무 한심하고

 

 

그렇게 작게 느껴질 수가 없어요............

 

 

자잘하게 집안일 도와주면서 알게 된 사실이,

 

 

너희 셋 키우면서 한 달 지출이 500만원씩 된다고, 아빠가 그랬을 때

 

 

엄마가 살림 못 해서 그렇게 많이 나가나보다 했는데 그게 아니었어요.........

 

 

친구들 만나러 나간다고 3만원만 달라고 하면

 

 

항상 5만원 이렇게 더 주면서 맛있는 거 먹고 오라고,

 

 

모자라면 폰으로 쏴줄테니 전화하고 재밌게 놀다오라고 하는 아빠였는데.....

 

 

그 때 아빠 지갑에서 나온 돈이 쉽게 번 돈이 아니었어요...........

 

 

하아..............

 

 

얼마 전에 문제집을 사면서 카드를 긁는데 한도 초과래요.....

 

 

그럴리가 없는데 다시 긁어봐도 한도 초과래요........

 

 

의아해하면서 지갑에서 돈을 꺼내서 냈는데

 

 

새삼 그 돈이 담배 끊어서 굳은 돈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실소가 나와요...........

 

 

여태 부족한 줄 모르고 용돈 받아 썼었는데 수중에 돈 한푼 없으니 착잡해요..........

 

 

이제 아빠 치료비는 어떡하나..... 애들 급식비랑 수업료는 어떡하나...........

 

 

오만 걱정이 다 들어요....................

 

 

이대로 공부 계속 해도 내년에 내가 원하던 대학 붙으리라는 보장도 없고

 

 

어디든 간다고 해도 등록금은 또 어쩌나..........

 

 

동생이랑 둘이 한번에 등록금 내려면 그것도 큰일인데.......

 

 

어떤 친구는 대학 다니는 거 자체가 불효같다고도 하던데.....

 

 

또 어떤 친구는 부모님하고 떨어져 살면서 매일 술마시고 남자친구 갈아치우고

 

 

연애상담하려고 전화하고 불평만 잔뜩 하고 그럽니다...

 

 

부모 잘 만나서 호강에 겨운 줄 모르는 그 친구 보면서 상대적 박탈감도 드네요...........

 

 

 

 

요새는 공부도 잘 안되고 무기력하고 콕 집어 말할 수 없이 그냥 아프고 그래요

 

 

제가 이대로 공부를 계속해도 되는걸까요.......

 

 

아니면 뚜렷한 목표도 없는 공부였으니 그냥 취업을 하는 편이 나을까요..........

 

 

어디 털어놓지도 못하고.............. 힘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