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다툼

김현호2010.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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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다툼

가장 사랑하기 쉬운 사람은 우리가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로맨스는 우리가 오랜 기차 여행을 하다가, 창 밖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아름다운 사람을 몰래 눈여겨보며 상상하는

것처럼 순수하지 않다.  그런 완벽한 러브스토리는 그 아름다운

사람이 다시 열차 안으로 고개를 돌려 옆에 앉은 사람과 대화를

나누거나, 아니면 손수건에 세차게 코를 푸는 순간 중단되고만다.

 

사랑하는 여자를 더 잘 알게 되었을 때 느끼는 당혹감은 머릿속에서

작곡한 놀라운 심포니를 나중에 대편성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소리로 들었을 때의 느낌과 같다.  우리의 생각 가운데 많은 부분이

연주를 통해서 확인되는 것에 감명을 받기는 하지만, 아주 사소한

것들이 의도와는 다르게 연주되는 것을 알아 차리지 않을 수 없다.

바이올린 연주가 가운데 하나의 음정이 틀린 것 아닌가? 플루트가

약간 늦게 들어온 것 아닌가? 타악기 소리가 너무 큰 것 아닌가?

우리가 첫눈에 사랑하게 된 사람들은 구두나 문학에 관한 취향의

충돌로부터 자유롭다. 연주되지 않은 심포니가 음정이 틀린

바이올린이나 늦게 들어오는 플루트로부터 자유로운 것과 마찬가지

이다.  그러나 공상이 실제 연주되는 순간, 의식 속을 떠다니던 천사

같은 존재들은 지상으로 내려와 자기 나름의 정신적이고 육체적

연사를 가진 물리적 존재로 자신을 드러낸다.

 

위협적인 차이는 중요한점 [국적, 성, 계급, 직업]에서 쌓여가는

것이 아니라, 취향과 의견이라는 사소한 점에서 쌓여갔다.

 

왜클로이는 파스타를 몇분더 끓여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것일까?

왜 나는 지금 내가 쓰고 있는 안경에 이렇게 애착을 가지는 것일까?

왜 그녀는 매일 아침 침실에서 체조를 하는 것일까?

왜 나는 늘 여덟 시간은 자야 하는 것일까?

왜 그녀는 오페라에 좀더 시간을 내지 않는 것일까?

왜 나는 조니 미첼에 좀더 시간을 내지 않는 것일까?

왜 그녀는 해물을 그렇게 싫어하는 것일까?

꽃과 정원에 대한 나의 거부감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또는 그녀의 향해에 대한 거부감은?

왜 그녀는 신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싶어하는 것일까

["적어도 처음으로 암에 걸릴 때까지는"]? 

왜 나는 그 문제에 그렇게 폐쇄적인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