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만들기 1편 - 술이 익어가는 항아리

그리고2010.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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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을 막걸리를 만든다고 시댁 옥상에서 온갖 비바람을 다 맞고 있는 녀석을 데리고 왔습니다

일명 숨쉬는 항아리?

그리고 주방 다용도실 한쪽에서 먼지만 켜켜히 쌓여 가던 녀석..

깨끗이 씻어서 드디어 막걸리를 담아 보았습니다..

 

준비물 : 쌀 2키로, 누룩 400g, 이스트 5g, 생수 3.5리터

위 준비물만 봐서는 무지 간단해 보인가요..

하지만 어딜 봐도 결코 간단해 보이질 않아 차일피일 미루었는데..

드디어 내 손으로 직접 빛어 만든 막걸리 비누를 만들고 싶어졌다 이겁니다..

한편 남편께서는 제 속은 모른 채 손수 만든 막걸리를 드디어 맛볼 수 있다고 좋아라 합니다

 

 

먼저 쌀을 보통 쌀 씻는 것보다는 여러번 씻어내 주세요..

그리고 물에 담근 채로 3시간 정도 불려 주세요

이 기다림이 무지 길어서 저는 현미차와 검은콩차를 만들기 위해 현미와 검은콩을 볶았습니다

따라서 다음 포스팅은 현미차와 검은콩차가 되겠습니다 ^^

3시간 불린 후에 다시 물빠짐이 좋은 소쿠리에 1시간 정도 물기를 쫙 빼 주세요..

이 대나무 소쿠리는 친정 어머니께서 쓰시던 거에요..

나이가 들수록 새것보다는 어머니의 손때 묻은 물건이 애착이 가고 소중하네요

아마도 어머니의 기를 받아 막걸리도 잘 만들어 질 것 같습니다..^^

쌀이 불려지는 3시간 동안 검은콩과 현미를 볶으면서 지방에 계신 친정어머니께 전화 수십통 했네요..

처음 볶아 봤다는 거죠..^^;;

 

 

1시간동안 물기를 잘 빼신 후에

고두밥을 짓기 위한 찜통을 준비해 주세요

찜통에 물을 적당히 받고 찜기 받침대를 올리고 광목천이나 거즈천을 올려 주세요..

뒤에 살포시 일명 숨쉬는 항아리군이 보이십니다요..^^

 

 

고두밥도 처음 해 보는 것이라 남편에게 물어봐도 돌아오는 답이라고는 자기는 무조건 찐밥은 싫다네요..

때끼 이 사람..막걸리 만들면 입도 못 댈 줄 알엇!!

저는 묵은 찹쌀로 했으니 찹쌀 막걸리가 되겠네요..

이래뵈도 몸값 좀 나가는 막걸리 되겠습니다

 

 

거즈천을 살포시 덮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고두밥 잘 되기를 기도했어요

이거 실패하면 양이 너무 많아서 감당이 안 될 것 같거든요..^^;;

 

고두밥은 중간불로 50분 약불로 20분 정도 해 주세요..

꼭 이 방법이 맞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 전 도저히 궁금해서 몇 번 열어보고 먹어보고 했어요 ^^;;

 

 

자..고두밥이 열심히 되고 있는 동안 누룩을 준비해 주세요..

재래시장에서도 누룩을 판다고 하는데..

저는 꾸준히 거래하고 있는 거래처 국산누룩을 사용했습니다

누룩은 수입산과 국산이 별반 차이가 나질 않아요

하지만 자세히 보면 국산 누룩이 더 누르스름 진한 색을 냅니다

그리고 오래 누룩 냄새를 맡아 보신 분들이라면 국산누룩과 수입누룩향이 달라요..

그러나 일반분들은 거의 구분하기 어렵고 대부분 수입산 누룩으로 막걸리를 만듭니다..

값이 두 배이상 차이가 나니까요

하지만 손수 만드는 막걸리라면 국산을 이용해 주세요..

 

 

고두밥이 되는 동안 준비된 누룩을 물 500그람에 불려 주었습니다

재래시장표 누룩은 망치로 잘게 부수어야 하고 곡자에서 구입하신 누룩은 이미 잘게 부수어져 있는 상태입니다

이때 이스트도 같이 넣어 주세요

그러면 고두밥이 식은 후에 같이 섞어주기 편합니다

 

 

이 자태만 봐도 어찌나 흥분이 되어야 말이죠..

시간이 지나면서 밥이 되는 냄새가 코 끝을 간지럽히네요..

가만히 기다리지 못하고..뚜껑을 여러번 열었다 닫았다 했습니다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밥을 살짝 들춰서 뜨거운 밥을 호호 불어가며 맛을 보는데..

입가에 웃음이 절로 지어 지더군요..

혼자 신났다 이거죠 ^^;;

 

 

너무 잘 지어진 고두밥입니다

사실 누가 지어 놓은 고두밥을 본 적은 없으니 비교할 순 없지만 왠지 이 정도면 잘 했다 싶네요..

 

뜨거운 고두밥은 잘 펼쳐서 더운 김을 날려 주세요

너무 더울 때 누룩과 이스트를 버무리면 과발효가 일어나요

그래서 막걸리가 되는 것이 아니라 시큼한 초산발효가 진행되어 버립니다..

너무 식히지도 마시고 손으로 만져서 그냥 미지근한 정도면 된다고 하네요..

저는 주걱으로 휘저어 주면서 열을 식혔어요..

마음이 급하니까요..^^;;

 

 

잘 식혀진 고두밥에 누룩과 이스트를 잘 섞어 주고..

 

 

숨쉬는 항아리군에 넣어 주세요..

 

 

그리고 준비된 생수 3.5리터를 붓고 잘  섞어 주세요..

 

 

그리고 발효 중 발생되는 가스를 배출시키고 외부 해충과 먼지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광목천을 준비해 주세요..

그리고 주둥이는 고무장갑으로 휙 둘러 줬습니다

이게 어찌나 잘 늘어나야 말이죠..^^

 

 

다 준비하고 숨쉬는 항아리군을 보고 있노라니 흐뭇하군요..

 

 

얌전히 뚜껑도 닫아 보았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궁금해서 살 수가 있어야죠..

열기를 수십번..

막걸리 만들다 병나면 안되죠..

그리하야.. 

 

 

속이 훤히 다 보이는 랩으로 교체 했습니다

웃음이 절로 나네요..

속이 다 시원해서요..

이쑤시개보다 두꺼운 것으로 숨구멍 4-5개 뚫어 주셔야 합니다

그러면 숨이 익어가는 소리가 냄새를 느끼실 수 있어요..

 

 

 

 금새 발효가 진행 중이네요..

 

 

술이 익어가는 용기에는 약 70%정도 담으시면 된답니다

어찌나 발효가 빨리 오던지 놀래서 물 2리터를 전 더 넣어 주었습니다

그래서 더 걱정했는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거품 뽀글뽀글, 시큼한 향을 풍기며 잘 발효되어 가고 있더군요..

어찌 일주일을 기다릴꼬..

 

하지만 이 녀석 때문에 일주일이 흥분과 기대로 행복할 것 같습니다

두 아이가 신기해서 쳐다보는 모습도 너무 사랑스럽고

부디 훌륭한 막걸리가 되었으명 하는 마음입니다

 

막걸리 만들기 2편도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