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전 감쪽같이 사라져 버린 내 여자친구

보고싶어2007.10.20
조회1,792

안녕하세요. 가끔씩 톡을 즐겨 보는 23살 청년?입니다..

글 같은거 잘 못써서 원래 인터넷에 글 안올리는데

오늘이 사라진 제 여자친구 생일이라 갑자기 생각이 나서 글을 쓰게 됐었네요.

아니면 혹시라도 이렇게 사람많은 싸이트에 올리면 글을 볼 수도 있겠다는 희망도 갖고..올립니다..

 

저에게는 19살때 첫사랑인 여자친구가 있었습니다.

고2 말, 고3올라가기 바로 직전 1월,2월?? 겨울때 일이에요.

이제 고 3올라간다고 방학도 없어지고 주말에도 학교에 나가서 주구장창 자습을 해야하는

재앙이 닥쳤을 시기..

그 겨울때 학교앞의 오락실을 점심시간에 자주 갔었는데 여자친구를 그때 보고 반한거죠.

문을 열고 들어가는데 문 바로 옆의 게임기에서 게임에 열중하고 있던 여자친구.

 

정말 키도크고 날씬하고 긴머리를 대충 흘러내리게 묶어 올린 모습이 너무 예뻤습니다.

보자마자 그 자리에 멈춰서 한동안 가만히 있는데 (정말 종소리와 새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친구가 뭐하냐면서 저를 안으로 이끌고 들어가는

바람에 그냥 지나치고 말았지만 그날 수업시간 내내 여자친구 생각만 했었습니다

그래서 다음날 같은시간에 오락실에 가봤지만 여자친구는 없었고 아쉬운 마음에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매일 오락실에 찾아갔습니다. 저희 학교 옆에 여고가 있었는데 교복을

보니 그 학교라 언젠간 오겠지라는 희망이 있었고요.

 

마침 신이 제 소원을 들어주셨는지 한번 더 여자친구를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다시 만나는 날이 오기까지 얼마나 준비를 하고 절대 놓치지 않겠다고 다짐 했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보자마자 대뜸 가서 큰소리로 맘에든다고 번호좀 알려달라고 말을했죠. 살짝 떨었지만요.

좀 머뭇거리더니 결국엔 번호를 알려줬고 전 매일 전화하고 매일 학교까지 데리러가고

했습니다. 어쩌면 오래산것도 아니지만 19년 인생에서 가장 예쁘고 천사같은 여자였어요.

그렇게 끈질기게 제가 매달렸고..여자친구는 저를 받아줘서 고3 올라가서 바로, 3월달에

사귀게 되었어요.

 

한창 공부에 열중해야 할 고3때..사귀면서 시간을 쪼개고 쪼개서 겨우 만날 수 밖에 없었던 때라

더 애틋했던 것 같아요.  바로 옆학교라 점심시간에 같이 만나서 학교 앞 식당에 가서

밥먹다 늦어서 혼나고 야자시간에 몰래 나와서 둘이 놀러가고..

야자 끝나고 독서실 가서 같이 밤새고 그런적이 많았습니다.

공부도 하면서 여자친구 만나느라 정말 정신없이 시간이 가면서 저주의 수능볼때가 다가왔죠.

10월 초 쯤에 평소와 같이 저희는 야자를 빼고 (미친거죠 수능이 한달남았는데)

몰래 만났습니다.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도하고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로 같이 신세한탄도 하고..

그러다 여자친구가 같이 독서실에 가서 밤을 새자고 했지만

오늘은 그냥 제가 먼저 가겠다고..공부 열심히 하라고 집에갈때 데리러 가겠다고 했습니다.

 

그러고 학교끝나고 여자친구는 독서실로 갔고 저는 집으로 갔습니다.

독서실에 간 상태에서도 계속 문자를 주고받았고 새벽3시쯤인가..그때 집에 가겠다고

문자가 오더라구요. 그래서 전 데리러 간다고..문자를 보내고 학교앞의 독서실로 가려고하고

여자친구도 저희집쪽으로 오겠다고..(집이 같은 동네였거든요) 그러면서 중간에

만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그날 따라 제가 데리러 가면서 전화는 왜 안했는지.. 평소에

데리러 갈때는 맨날 전화하면서 갔는데 가는길에 만나야지라는 식으로

그냥 갔던게 지금 너무 후회됩니다.. 문자라도 주고받으면서 갈껄

 

그날 독서실 까지 가는길에서 여자친구를 만나지 못했고 독서실 앞에서도

여자친구를 만날 수 없었습니다. 주인 아줌마한테 물어보니 아까 나갔다는 말을 했고

전 우연히 길이 엇갈린줄 알았고 전화했지만 받지 않더라구요.

근데 그때는 왜 그걸 그냥 넘겼는지.. 집에 잘 도착해서 피곤해 바로 잠든줄로만 알고

잘자라는 문자를 남겨두고 마지막이 돼버렸습니다.

 

다음날도 여자친구한텐 답장이 없었습니다. 전날 연락도 못하고 못만난것이 맘에 걸려

집에도 전화해봤지만 여자친구 엄마께서도 집에 들어오지않았다는 말을 하셨고..

그 말을 듣자마자 누가 벽돌로 내리친것처럼 띵했습니다.

바로 여자친구 친구들한테 연락을 하기 시작했고 친구들도 학교에 오지않았다는 말과

그 전날 연락한 친구는 한명밖에 없었고 그 친구도 별 다른 얘기도 안했고

만나지 못했다는 말뿐..

 

하지만 일단 기다려보기로했습니다. 그때 정말 설마설마 했죠..뉴스에서나 보던 그런일이

일어날까하고..단순히 저도 다른 친구를 만났겠지라는 생각만하며 스스로 위로하고 안심했습니다.

바보같이 빨리 신고할껄 뭘 기다렸는지

여자친구 부모님께서도 하루만 기다리고 다음날 바로 신고를 한다고..다른 친구네 갔을지도

모르는일이니 일단은 여자친구 아는사람들 모두 전화를 했지만

여자친구를 본 사람은 한명도 없었습니다.

 

안물어본데가 없을정도로 물어볼만한데는 다 물어봤고

다음날 여자친구 부모님께서 경찰서에 신고를 했습니다. 

하지만 새벽3시에 독서실에서 집으로오는 길에 연락이 안됬고 그 이후로 만나지못했다는 말을

했는데도 단순가출에 중점을 두고 알아보겠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일단은 실종신고가 아니라 가출신고로 되는 것이라고..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고 밥도 안넘어가는 상황에 책이 눈에 들어올리가 없던 상황이엇습니다

그걸 알고 여자친구 부모님께선 일단 저는 공부하라고..

알아서 하시겠다고 우는데 정말..그날 왜 그 춥고 깜깜한 길을 혼자 걸어오라구 했는지

그냥 내가 앞에까지 데리러 갔어야했던건데

여자친구 부모님앞에서 너무 울어서 머리가 터질것같았습니다.

그러고 여자친구 부모님도 저와 연락을 피하고..나 일단 수능보고..그때 꼭 민영이 찾자고

경찰에 실종신고 해놨으니 별 일 없을거라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여자친구 부모님께서는 전단지 만들어서 정말 안돌아본데가 없을만큼..돌아다니시고

전 한달동안 안되는 공부를 하며 겨우 수능을 봤죠.

그런 복잡하고 너무 힘든 상황에서도 어떻게된건지..원하는 대학에 갈 성적이 나왔고..

바로 여자친구집을 찾아갔습니다. 제발 여자친구가 문을 열어주길 바라며.

 

결국 바램으로만 미쳤고 여자친구 부모님께서 나오시는데

또 눈물이 나려고 하더라구요. 여자친구 부모님께선 들어오라고..들어갔는데

쌓여있는 전단지 여자친구 방보고 그날 한참 또 울었습니다.

아무리 찾아도 경찰쪽에선 핸드폰조차도 발견이 안되고 핸드폰이 꺼진 날이 다음날 아침인데

장소는 저희 동네랍니다..그래서 동네를 뒤졌는데도

전혀 증거나 단서도 발견되지 않고 수상한사람을 봤다는 사람도 없고..힘들겠다는 말만하더랍니다

 

모든게 정말 내 탓 같고 돌릴 수만 있으면 다 포기하고 그날로 돌리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여자친구네 집에서 살다시피 어머니아버지랑 몇달은 찾았습니다.

핸드폰 위치추적 자주가는 곳 , 아는사람들 컴퓨터 뭐 조회하는 것도 해보고..

핸드폰은 그날 꺼진 이후로 단 한번도 켜지지 않았고 전혀 이상한 점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말그대로 정말 감쪽같이 연기같이 사라져버려서

뭘 어떻게해야될지 어디서 시작해야하고 언제 끝내야할지..너무 막막했습니다.

 

그 수능끝나고의 몇달을 그렇게 보내고 대학 입학시기가 다가오면서 입학은 했지만

거의 나가지도 못했습니다. 밥도 제대로 못먹고 잠도못자서 살은 쭉쭉빠지고..

모르는 번호나 모르는 지역에서 전화라도 오면 심장이 덜컹덜컹 해서 사는게 말이아니었습니다..

여자친구 사촌누나도 인터넷에 글도 올리고..했지만 어디하나 얻을 수 있는 곳은 없었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아무것도 안남기고 사라졌는지..

어떻게 찾는지도 모르고 소식도 못듣고 여자친구 부모님옆에서 같이 도와주고..힘들고

하다 1학년 여름방학때..그러시더라구요.

자기는 민영이를 포기안하겠지만 저보고는 포기하라고..저까지 그렇게 고생할 필요없다고

그러시면서 제 연락을 끊어버리더군요..

 

그래서 또 한,두달을 죽은사람 처럼 지내고 2학기때 휴학을 해버렸고..

나라도 찾겠다고 정말 미친사람처럼.. 그런데 실종신고는 뭐 법률적관계가 있는사람이

할수 있다고..제가 할 수 있는 방법은 인터넷에 글 올리고..전단지돌리고..

그 일밖에 없었습니다. 엄마아빠도 저보고 미쳤다고 언제까지 그럴꺼냐고 그랬지만

정말 그렇게라도 안하면 영영 안돌아올것 만 같아서 집에만 있으면 혹시라도

밖에서 마주칠것도 놓칠까봐 맨날 동네 돌아다니고..

정신병자처럼 살았습니다.

 

그러다 정말 지쳐서 사는것 같지도 않아서 군대에 지원을 해버렸고

군대에 가서도 휴가나올때마다 소식을 알려고 해봤지만

전혀 들을 수 없었습니다. 여자친구 부모님과도 연락이 끊겼고..

여자친구 예전 친구들한테 연락을 해봐도 소식 들은 애는 한명도 없고..

그렇게 지금까지 와버렸네요. 그날이 지금보다 더 추웠는데 어디서 뭐할지 너무 궁금하고..

그냥 소식만 너무 듣구싶네요. 이제 4년이 지나는데..왜아직도 생각나고 가슴이 답답한지

끄적였어요..내년이면 5년째라 실종선고가 된다고하는데..

보고싶어미치겠습니다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