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사랑은82

미처리2010.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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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시간이 흘렀는가...

유진은 주위의 차가운 냉기가 온몸을 휘감아 오자 눈을 떴다.

이미 어둠에 온통 먹혀버린 상태였고 쥐죽은듯 고요하다.

베란다 창문이 반쯤 열려 찬바람이 그대로 느껴졌다.

유진은 한기에 몸을 움츠리며 베란다로 걸어나갔다.

몇발자욱이나 걸었을까

베란다에 거의 다가섰을때 유진은 발을 그만 멈추고 말았다.

누군가의 시선이 다가섰다.

[카...이?]

베란다 가장자리에 못박힌듯 서서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의 주인공은 다름아닌 카이였다.

[언제 온거야? 깨우지 그랬어?]

반가움에 유진의 입가에 금새 미소가 피어오른다.

그런 유진을 외면하며 카이는 성큼거리며 거실로 들어선다.

[문단속 잘하라고 했지? 여긴 인적이 드물어서 위험하다고]

[올거라고...생각했어...잠긴 문열고 들어오는거...싫어했쟎아...왜 이제야 온거야?]

카이의 손끝이 바르르~미세하게 떨려왔다.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유진과의 거리를 넓히기 위해 다시금 한걸음 내딛는 카이.

가슴이 심하게 두근댔고 심장이 터질듯 하다.

[' 쭉... 기다린 건가?....']

한심하구나.

제대로 바라볼수도 없으면서...보고싶어서...너무나 보고싶어서...견딜수가 없었다.

너의 그 한마디에 이렇게 기쁠수가...

[카이? 무슨일 있는거야?]

잠시 무방비한 카이에게 어느새 다가선 유진

순간 유진의 손이 그의 어깨에 닿자 무심코 비명을 지를뻔한 카이.

서둘러 다시금 방어 태새에 들어간다.

[카이??]

[그,그래도...문단속은 꼭 하도록 해!]

[어? 어. 알았어.? 카이? 그말하려고 온거야?]

주섬 주섬 문으로 향하는 카이에게 유진이 이상한듯 되묻는다.

[' 빌어먹을...왜 그렇게 다가오는거야..쳐다보지 말라구...널...제대로 볼수가 없쟎아....']

[카이?]

[당분간 오지 못할꺼야....널..노리는 녀석들이 있어]

[그게..무슨 말이야? 날 노린다니? 누가?]

고개를 숙인채 말을 이어가는 카이를 유진이 약간 놀란듯 응시한다.

[그건...말해줄수 없어. 다만 조심해서 나쁠건 없다는 뜻이야]

서둘러 나가고 싶다.

이대로 있다가는 언젠가 폭팔할지도 모른다.

얼굴조차 제대로 바라볼수 없다니...

이런 얘기 따윈 얼마든지 전화로 지껄일수 있는데...

카이는 문고리를 비틀었다.

[잠깐! 카이!!]

유진의 손이 재빠르게 카이의 손목을 붙잡는다.

당황한 카이의 발이 멈췄고, 그때서야 유진의 얼굴을 정면응시했다.

유난히도 하얀 얼굴에 대조되는 검은 머리칼...

한번 빠져든 유진에게서 시선을 때어낼수가 없었다.

[밤이 늦었어. 오늘은 여기에 있어]

유진의 눈이. 유진의 입술이...내게 부탁을 하고 있다.

아주 간절하게...

카이는 비틀던 문고리를 잽싸게 돌리며 유진의 손을 거칠게 뿌리쳤다.

[회의가 있어]

도망치듯 사라지는 카이.

닫혀진 현관을 바라보며 아주 잠깐 느껴졌던 카이의 체온이 너무도 서글픈 유진.

[회의가 있다구? 빌어먹을....]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이런말을 하려고 밤거리를 달리며 온건 아니었는데...

카이는 오토바이를 몰며 별장을 빠져 나갔다.

그리고 소리 없이 중얼 거린다.

수도 없이 연습해온 단어들을...

[' 사랑해 유진..널 사랑해']

오토바이는 한층더 무서운 속력을 내며 점점 어둠속으로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