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 만들어 주세요. 아름다운 제 여자친구 얘기입니다.

사랑합니다2008.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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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올해 28의 가진건 몸뚱이 하나뿐인 남자입니다.

현재 하는 일은 아파트 건축현장 .. 흔히 말하는 노가다라고 하죠. 이일을 한지도 벌써 2년째네요

가진게 없고 배운게 없고 집안 배경은 보통에 조금 못 미치는 부족한것 많은 남자입니다.

2년전 생활고에 너무 시달려 수입이 필요했고 이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열심히 일하면 그래도 아직 제 나이또래 친구들의 연봉과는 비슷한 수입을 만들수 있었으니까요.

 

아무튼 전.. 약 한 1년전쯤 친구의 후배인 한 여자를 만났고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말이 잘 통했고 어딜가나 밝고 귀여운 성격.. 너무너무 사랑스러운 지금의 제 애인으로 발전하게 되었죠.

그때 제가 한가지 거짓말 한게 있습니다. "무슨일 하세요?" 라고 했을때 그저 이 여자 실망시키기 싫어서 놓치고 싶지 않아서 그냥 건축쪽 일해요. 라고 대답했었죠. 건축설계 사무실이나 인테리어 조경 이런쪽으로 알아듣는것 같았습니다. 흙먼지 뒤집어 쓰고 공그리 치고 삽질하고 벽돌 나르는 일을 하리라곤 생각 못했었나 봐요.

1년 가까이 연애를 하면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심지어는 연인사이에 툭탁거리는 사랑싸움까지도 너무 소중할정도로요. 제 학벌 집안 등 제 직업을 제외한 저의 모든 단점이나 어려운 상황을 다 알게 되었어도 변하지 않는 사람이었습니다.

 

얼마전 한파가 왔을때였어요. 하루종일 너무 추워서 벌벌떨면서 손,발, 얼굴 모두 꽁꽁 얼어 붙은채 그날도 하루 일을 마치고 목장갑으로 바지에 흙먼지를 털며 현장을 나와 옷을 갈아입기 위해 봉고차 뒤쪽으로 가려는 찰나, 저를 멍하니 보고 있는 그녀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머릿속이 하얘지더군요. 곧 말하려고 했습니다. 이 일로 평생 먹고 살 생각을 한것도 아니었고 종잣돈좀 모아 뭐라도 좀 해볼꺼라고.. 곧 다른 번듯한 직장이나 사업을 할 생각이라고 .. 몇번이나 말하려고 했었습니다.

제가 멍하니 있는동안 그녀가 곧 울음을 터뜨릴듯한 표정으로 뒤돌아서 가더군요. "아 이제 끝이구나..." 하늘이 무너질것 같았어요. 그날밤 너무 낙담한 마음에 포장마차에서 꼭지가 돌정도로 술을 마신것 같습니다. 예전에 없던 길가는 사람에게 시비도 거는 주사를 부린것도 어렴풋이 기억나구요.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저희 일꾼들은 근처에 백반을 하는 식당에 장부를 대 놓고 점심을 먹습니다. 이 현장에 나온지가 한 2주정도 됐는데 근처에 상권도 많고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이였죠.  그녀의 친구가 우연히 볼일이 있어서 이 곳을 지나다가 흙투성이의 무리들이 식당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고 그 중에 제가 섞여 있었다는것을 말해주었다고 합니다.

 

술병이 나서 다음날 일을 쉬고 한숨만 푹푹 쉬며 이불속에서 눈을 떴는데 문자메세지가 와 있었어요. "오빠, 문자보면 연락해. 나 할말있어" 올것이 왔구나 싶었죠. 변명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막노동판에서 일하면서 번듯한 직장 다니는 것처럼 속이고 1년을 만났으니... 그 배신감 오죽하고 노가다 해서 근근히 밥벌이 하는 남자에게 어떤 여자가 자기의 미래를 맡길수 있겠습니까?

평소 같았으면 구두도 닦고 셔츠도 다려입고 나갔을텐데 될데로 되라는 심정으로 건빵바지에 안전화 되는데로 구겨신고 나갔습니다. 최대한 덤덤한 표정으로 구차해지지 말자고 다짐하면서요.

강남의 조용한 커피숍에 그녀가 나와 있었습니다. 껄렁대며 비스듬히 앉아서 할말있으면 해라 했죠. 왠 큼지막한 비닐봉투 꾸러미를 내밉니다. 그 안에는 바닥면에 고무코팅이 되어있는 목장갑.. 제가 이때껏 쓰던 50원짜리 싸구려 작업장갑 보다 훨씬더 따뜻해보이는 장갑들과 내피가 들어있는 주머니가 여러개 달린 작업복 바지, 방한조끼, 귀마개, 그리고 여러개의 핫팩이 들어있었습니다.

추운데서 그렇게 힘든일 하면서 돈버는줄 몰랐다고... 맛있는거 사달라고 조르고 갖고 싶은거 하나하나 말하고 마음 불편하게 해서 미안하다고.. 추운날마다 버스타기 싫어서 택시타자고 했던것도 미안하다고... 이젠 안 그러겠다고... 건강 조심하라고.. 사랑한다고....

그 사람많은 커피숍에서 진짜 어린애처럼 엉엉 울었습니다.

밤새 많이 울었는지 그녀의 눈두덩이도 퉁퉁 부어 있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남들이 보기에 참 우스꽝 스러운 모습이었는데 부둥켜 안고 한참 울었던것 같아요.

평생동안 꼭 행복하게 해줄꺼라고... 약속하고 다짐했습니다.

 

저 열심히 살려구요. 제가 하는 일이 날이 더워질수록 일거리가 많아지니... 올해까지만 열심히 해서 바짝 벌고 여자친구 집에 당당하게 인사드리러 갈수 있는 직업 가지려고요.

여러분... 만약 당신에게 이런 여자친구가 있다면... 사랑하지 않을수 있으시겠습니까?

 

효정아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