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여버리고 싶을만큼......저주 합니다...나도 그랬습니다.

나도..2003.08.27
조회314

다른 글들은 그냥 넘어갔는데 이 글만은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 없어 몇 자 적습니다.

아마 다른 리플들에 묻혀서 잘 보이지도 않겠지요.

하지만 전 님의 글이 충분히 공감이 갑니다.

 

저의 유년시절에도 아마 태어나서부터 함께 했던 존재겠지요.

그런 존재에게 매일매일 살의를 느끼며 살았습니다.

 

다름 아닌 할머니란 존재였죠.

세상 모든 할머니란 존재는 얼마나 미화되어 있는지...

 

나는 어린 시절부터 친구들에게도 할머니와 함께 사는 걸 입밖에 꺼내지 않았습니다.

 

어쩌다 내가 집에 할머니..가 라고 함 아이들이 놀랐습니다.

오래된 친구들도 '할머니'랑 같이 살았었어? 라고요.

 

할머니의 괴롭힘은 기억하기조차 싫습니다.

어린 시절에 충분히 상처를 받았고 우리 가족들은 하루하루가 고통이었으니까요.

어느 누구도 할머니의 사랑을 받지 못했었습니다.

폭언과 폭력에 시달렸지요.

 

정말 아버지를 붙들고 나가 살자고 사정도 해보고

또 엄마에게 아버지만 여기 남겨두고 나가자고 조르기도 해봤습니다.

 

우리 아버지...그 상태로 그냥 지내셨습니다.

아주 쪼금은 이해합니다.

아버지도 할머니에게 결코 잘하지 않았습니다.

아버지도 없는 존재처럼 그렇게 지내셨죠.

 

우리와 맞서서 싸웠던것은 어머니고요.

 

그건 단순히 고부간의 갈등이 아니었습니다.

 

악마의 괴롭힘이었죠.

 

그렇게 결혼하기 전까지 살았는데 유년 시절부터 맘 속에 꼬박꼬박 살의를 키워온 거...

정말 큰 상처인 것 같습니다.

 

우리 부모님은 아마도 자식이 잘못될까봐 이혼도 안하고 사셨겠지요.

그러나 전 지금 가끔 그런 상상도 합니다.

 

제가 첫딸이니까요

엄마가 저만 데리고 가출한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때 만약 그렇게 쭉 살았다면 물질적으로 고생했을지는 모르나

사람의 악한면은 보고 자라지 않아서 세상을 좀 아름답게 보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합니다.

 

어쨌든 결국 돌아가셨습니다.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그냥 연말이었다는 것 뿐...

내가 결혼한 후였는데

그래도 친정가기가 두려웠습니다.

꼭 그 사람이 아직 있을 것 같아서였죠.

그 방은 쳐다보기도 싫었습니다.

죽음 후의 그리움도 전혀 없었습니다.

그 사람이 죽기 전에 이미 내 마음속에서 그 사람을 죽여버렸으니까요.

생각도 나지 않습니다.

 

아마도 생각하면서 괴로워하기 싫어서 자꾸자꾸 기억을 묻어두었나 봅니다.

 

그런데, 저 지금 제대로 된 결혼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무 문제 없는 남편과 정을 붙이지 못해 별거 중인 상태입니다.

무난한 남편, 무난한 시댁....

저 감당하지 못합니다.

 

어린 시절 핑계를 대고 싶지 않습니다만...

 

부모님은 자식 잘 되라고 그렇게 끝까지 참고 사셨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그 상처를 그대로 안고 커버렸고....

 

지금 결혼생활을 감당하지 못합니다.

평범한 결혼생활인데도요.

 

엄마의 결혼생활의 나쁜 점만 보아서인지...

지금의 결혼생활이 그저 끔찍하기만 합니다.

 

모르겠습니다.

자식을 위해서 참고 사는 거.....

그게..정말 자식을 위한 거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서...저는 어린 시절의 추억이 하나도 없습니다.

늘 분위기 엉망진창인 집만 기억납니다.

그 속에서 늘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고 있었지요.

그러지 않고선 견딜 수 없었으니까요.

 

행복한 유년시절의 추억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제일 부럽습니다.

 

결혼생활에 대한 부정적......부분만.....잔뜩 보고.....

내 결혼생활도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나를 보면.....

 

빨리 그 할머니란 존재에서...벗어났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그건 부모님들이 도와줘야 하는데....

정말 어린 아이로서는 할 수 있는 게 없었습니다.

 

전 저 인간 죽이고 교도소 가겠다고 매일매일 생각했었습니다.

오죽하면..상을 치루는데 아무도 곡을 안했겠습니까...

모두들 그 인간을 싫어했거든요.

초상집은 잔치집 분위기였습니다...

 

기가 막힐 노릇이죠.

 

그 속에서 30살 가까이 자란 저에겐....정말 너무 큰 상처였습니다.

그 상처는 그런데 영 극복이 안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