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그만둔 이유...

오므라이스2008.04.25
조회1,074

참고로 글이 길기 때문에 회사 입사해서 힘드신분들은 한번 읽어봐주세요...

 

저번주에 회사를 그만 두고 고향으로 내려 왔네요...

사수가 성격이 너무 다혈질이라서 고민 고민 하다가 퇴사를 결정하고 

사수한테 하고 싶었던 말을 회사 메일로 보냈었죠...

다 읽고 나더니 당황한 표정이였는데...

나중에 사수가 미안하다란 말을 했지만 사유서써야 되는 거 아닌지 걱정하더군요...

본인 때문에 그만 두는건데 사유서 쓰는 걱정이나 하고 뭐 저런 인간이 다있냐... ㅡ.ㅡ^

아우 진짜 10+8 이닷...

 

아마 다른 사람이 또 당신 밑으로 들어오면 그 사람도 몇달 안다니다 그만둔다... 장담한다....

나 이전에 있었던 사람이랑도 몆살 잡고 싸웠다고 들었는데....

성격 좀 바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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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 사이처럼 편안하게 대화할 수는 사람도 아니고

동등한 입장에서 서로의 의견을 말할 수 있는 것도 아닌 것 같고 

한번씩 생기는 마찰 때마다 잔득 화난 표정과 목소리로 “니 의견을 말해보라고 하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한마디도 못하겠더군요.

눈앞에 잔뜩 화난 얼굴을 보고 있으면 뭐라고 해야 할지 머리만 멍해지니 답답하네요.

 

 

저 또한 말재주가 없어서 속마음을 잘 표현하지 못하고,

차라리 글로써 제 생각을 정확히 전달하자는 의도로 아래의 글을 씁니다.

딱딱한 말투로 하면 더 이상할거 같아서 혼자 마음속으로 말하는 듯한 기분으로 씁니다.

솔직한 심정을 쓴것이니 안 좋은 말도 있습니다. 미리 유념하시고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처음부터 생산기술이란 분야로 가고 싶다는 생각하지도 않았음…

품질보증은 뭐 하는 것인지도 몰랐음…

다만 자동차 전자부품 개발 및 설계가 하고 싶었는데…

관련된 업체를 검색하다가 채용공고가 떴네… 그래 이력서 한번 내보자…

 

 

이력서 낸 후 한 달 뒤… 연락없길래 떨어진줄 알고 잊고 있었는데…

면접 보러 오라는 전화가 와서 앗싸!!라고 했는데~ 그런데 뭐 하는 회사야??

채용공고를 확인하니 생산기술채용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좌절…ㅡ.ㅡ;;;

연구직이면 진짜 좋았을 텐데…

 

 

이력서 수십 통 넣어도 면접 보러 오라고 전화 한 통 안 오던데…

이번 기회에 면접이라도 보러 한번 가보자…

근데 지역이 어디여?? 졸라 머네…ㅡ.ㅡ 갈까? 가지 말까?

괜히 갔다가 차비만 버리는 거 아냐??

장거리 운전은 별론 데~~ 그래~면접스킬 쌓는다는 생각으로 갔다 오자~

경기도 쪽으로는 취업하기 싫은데…

혹시나 합격 되면 이거 고민 되겠는데…

차라리 떨어져라~~

그래야 아쉽지 라도 않지…

  

 

젠장… 붙었네…ㅡ.ㅡ;;;

아~~ 취업하기도 힘든데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무지 고민되네… 우선 입사하자…

수습3개월이니깐 그때까지 일 해보고 판단하자…

  

 

입사후

일주일간 OJT 교육받고… 부서배치 받았네…

근데 왜 내가 품질보증으로 온 거야??

다른 얘들은 다 같이 생산 쪽으로 갔는데… ㅡ.ㅡ;;;

대체 거기서 무슨 일을 하라는 건지??

 

 

앉으라고 책상 하나 주는데 빈자리는 아니네 누구꺼지??

우선은 앉자… 근데 어색함… 괜히 눈치 보임…

혹시나 다른 사람들 일하는데 거슬리지 않을까? 신입인데 행동하나 하나 조심하자…

 

 

말할 때 “~입니까? ~했습니다”라고 말해야 할거 같은데…

그게 좀 예의있어 보이겠지?… “~했어요?”는 이상하잖아…

근데 계속 그렇게 말하니깐 말하는 내가 불편하네…ㅡ.ㅡ;;;

   

그렇게 하루 하루 어리버리하게 출근하다가… 하나 둘씩 사건이 터지네…

  

첫번째 사건

봉고 리모컨이네…

이거 회로도 있어야 하는데…

근데 봉고는 프로젝트 명이 뭐지?? 뭔지 알아야 자료라도 찾지…

사수한테 물어보자…

“근데 봉고 프로젝트 명이 뭡니까??”

얼라 PU는 포터라고 봤는데… 왜 봉고가 PU라는 거지?? 

“PU는 포터 아닙니까?”

뭐라 인상이 갑자기 왜 저러지?? 헐~~ 사수 갑자기 완전 인상 구기면서 화내네…

우와~~ 황당하네… 젠장 물어보지도 못하겠네…

(나중에 생각해보니 내가 질문한 말투가 상대방에게 기분 나쁘게 들렸나 보네…

그래도 뭐 그렇게 성질을 내냐?… 사람 이상하다…ㅡ.ㅡ;;; 다혈질인가??)

  

사수가 부르네… 의자 가지고 오란다…

어~~ 뭐 가르쳐 준다… 설명이 길다… 저거다 기억하겠나??

젠장 노트 가져와서 적었어야 하는데… 중간에 가져오겠다고 하기도 좀 그렇고…

잘 들었다가 나중에 메모하자…

  

젠장… 아까 뭐라 그랬더라?? 설명이 너무 길어서 생각이 안 난다…

좃됐다… 나중에 물어봤을 때 자기가 말한거 기억 못하면 화내지 싶은데…

꼭 이것저것 주저리주저리 말하고 나서 나중에 "내가 ~라고 했어 않했어?"라는 식으로 말하던데…

다음부터 수첩 꼭 챙겨서 적어야겠다…

이놈에 기억력은 왜이리 않좋은건지… ㅡ.ㅡ;;;

 

 

두번째 사건

우와~ 대책서 적으라네… ㅡ.ㅡ;;

입사한지 2달밖에 안된 사람한테 대책서 적으라는게 말이 되나...

가르켜준게 뭐가 있다고... ㅡ.ㅡ;;

이거 뭐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대책을 마련하는 것까지는 기대하지 않는다고 한 것 같은데…

할 수 있는데 까지 해보라고는 하는데 이거 뭘 어떻게 하라는 거야??

항온항습기는 나중에 사용방법을 가르쳐 준다고 하니 갈켜주겠지??

괜히 이것 저것 물어보지 말자…  성질 낼라…

제품기능 검사는 했고… 오실로스코프로 파형 나오는 것도 저장했고…

결과를 적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우선 잘 모르겠으니 비워두자…

음… 여기까지는 잘 작성한거 같은데… 뭐라고 하진 않겠지??

메일 제목을 중간보고라고 하면 알아서 이해하겠지??… 메일 보내자…

  

 

뭐라~~ 왜 또 화내는 거야?? 아~~ 뭐라고 하는겨?? ㅡ.ㅡ;;;

(40분째)계속 성질 낸다… 우와~~ 너무 한 거 아닌가??

분명히 중간보고라고 부족한 거는 말해달라고 적어났는데 결과는 왜 비워뒀냐고 하네…

할말 없네…ㅡ.ㅡ;;; 짜증난다…

저건 뭐 완전 싸우자는 식으로 사람을 대하네...

성질 내는데 못 참겠다…

나도 성질 낸다…

  

다른직원들이 신입사원 그만두겠다고 그만 해라고 말린다…

젠장… 내가 잘못했나?? 나한테 문제가 있는 건가?? 내가 말귀를 잘 못 알아 듣는 건가??

이런 일로 그만 두면 다른 곳에 가도 똑같을 거 아니야?? 차차 나아지겠지…

근데 심하게 갈구네… ㅜ.ㅜ

 

 

회식자리…

그래 아까의 서러움은 떨쳐버리고 술 한잔 하면서 다시 친해져 보자…  

술도 적당히 마셨겠다… 월요일부터는 잘해보는 거야!!…

 

 

토요일 아침…

자고 일어났는데… 기분이 졸라 안 좋네… 기운도 안 나고… 의욕도 안 생기고… 휴~~ 한숨만 나오네… 

 

일요일 아침…

쒸파~~ 졸라 짱 난다… 사수 졸라 싫어지네… 앞으로 어떻게 같이 일하지???

아~ 사수 보기도 싫네… 말 걸기도 싫다… 아~ 열 받는다… 머리나 짧게 잘라버리자…

  

월요일~

출근하기 싫다… 지옥 같다… 탈출하고 싶다… 또 그 인간을 봐야 하나??

이 지역도 싫고… 보증일도 싫고… 부서 사람들도 싫고…

여기 있는 것 자체가 싫다… 아~ 짜증나…

사람들에게 너무 낮춰 보였나?? 강하게 나가야 하나??

~했습니까, ~했습니다” 이런 말 쓰지 말자…

그런데 인상이 펴지질 않는다… 짜증난다…

 

 

사수랑 상대하기 싫다… 최대한 마주치지 말자… 물어보지도 말자…

한번만 더 성질내면 한판 붙고 때려치워 버리자…

조만간 같이 일해야 하는데 또 한번 터질 것 같다…

아~~ 위기가 다가 오는 구나… 말하기도 싫은데… 물어보면 상냥하게 대답 안나올껀데…

 

더 이상 여기 사람들에게 잘 보고 싶지 않네…

일도 하기 싫고…

이쪽 분야로 더 깊숙히 알고 싶지 않다…

설계나 개발 일을 하고 싶은데…

퇴근하고 와서도 그쪽으로 더 지식을 쌓고 싶은데…

품질보증은 더 이상 배우고 싶지 않네…

  

 

요즘 들어 사수가 왜 이렇게 잘해주지??

화내야 할 때 왜 화를 안내지??

뭔가 불안 불안한데… 이거  조심해야겠다…

크게 한번 터질 것 같은 불안감이 느껴지는데…

 

 

또 다른 사건

대책서 사건 이후로 사수를 대하는 게 상당히 날카로워져 있다…

화내면 같이 화낼 거고 더 심해지면 싸우기라도 해야겠다…

그런데 처음에 화내면서 대하던 사람이 부드럽게 나오니깐 이상하다…

나한테 저 사람의 이미지는 벌써 안 좋게 심겨져 있고 가까워 지고 싶은 마음도 없다…

근데 왜자꾸 저러지

“마지막에 했던 리모컨 어떤 건지 아냐?”

“바로 넣어 버렸는데 그거야 모르죠!!!” 

생각해보니 사수가 화낼 만 하다… 좀 사가지 없이 대답한거 같다…

근데 어쩌겠냐 그 사람 상대하기 조차 싫은데…

 

 

그만 둬야할때가 온 거 같다… 더 있어봤자… 서로에게 안 좋을 것 같다…

그만 두자… 내일 가서 퇴사 절차 알아보고 차장님께 우선 말씀 드리자…

 

 

그전에 사수에게 못했던 말이나 하자…

내 심정이 이랬다고… 나 힘들었다고…

여기서 버티고 싶어도 나한테 참고 여기 남아있어야 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고…

이 지역도 싫고, 회사가 촌구석에 있는 것도 싫고, 아는 사람은 한명도 없고, 업무도 싫고,

대책서 작성이 앞으로 해야 할 일인 것도 싫고,

무엇보다 사수랑 같이 일하는 게 힘들다… 그건 사수도 느끼겠지…??

 

 

여기까지가 하고 싶었던 말이었습니다.

읽다가 거슬리는 표현이 있더라도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솔직하게 말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아까 전에 말해주신 것처럼 “일은 잘하는 것 같은데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셨는데…

저는 똑똑하지 않기에 남들 보다 더 노력하고 더 열심히 하려고 했는데

첫 사회생활이다 보니깐 처음부터 많이 위축되어서 적극적이지 못했던 거 같습니다.

 

 

어느 회사를 가나 사회생활이 힘들다는 것을 모르는 건 아닙니다.

다만 아직 새롭게 시작할 수 있을 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습니다.

일이라도 흥미가 있어야지 힘든 일이 생기더라도 참고 견딜 수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퇴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 동안 기대에 못 미쳐서 죄송합니다.

여기서 제 자신과 사회생활에 대해서 많이 배운것 같네요.

여기에서의 경험이 새롭게 시작하는 곳에서 많이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