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울,,,

패랭이2003.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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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울

 

 

 

호랑이는 새끼 둘을 낳았답니다.

 

다 자라기도 전 큰물이 가로 막았답니다.

 

한 마리는 돌로 눌러 이쪽 강변에 남겨놓고,,

 

한 마리는 입에 물고 강을 건넜답니다,,

 

강을 건넌 새끼도 따가가겠다 울어 돌로 눌러 놓고

 

남은 새끼를 데리러 돌아왔답니다.

 

혼자 남은 새끼는 돌 밑에서 죽었답니다.

 

강을 건넌 새끼도 돌 밑에서 죽었답니다.

 

비 오는 밤마다 호랑이는 개울물을 뜯으며 웁니다.

 

        개울물은 뜯긴 포대기를 펄럭이며 웁니다.

 

 

 

 ** 후기,,,저, 저 고양이가 물어갈 호랭이 같으니라구.

그러니께 저게 다 같은 족보로구먼그랴.

곶감에 놀라 소도둑 태우고 삼십육계 치던 이가 할애비고,

얼음낚시하다가 저수지에 꽝꽝 꼬리 물린 치가 삼촌이고,

사냥꾼에게 한 벌 가죽 벗기고 오들오들 떨며 하릴없이 칡답배 팍팍 피우던

 그 호랭이 외손녀로구면그랴.

여남은살 되도록 토끼 한 마리 시원하게 못 잡다 용케 시집가 배부른 것 기특하더니만

피는 못 속이는구면그랴.

 

놀랍고 정신없기야 했겄지.

큰 물은 덥비지, 애들은 울지만,

허나 삶이란게 본래 비는 오는데, 소는 뛰지, 꼴짐은 넘어가는데 오줌은 마렵지.

오줌은 마려운데 허리띠는 안 풀러지는 것 아니겠나.

대체 범강이 장달이, 이순신같은 호랭이는 다 어디 가고 고양이 똥 치울 호랭이만 남았는고?

 

에고, 남의 얘기 할 바 아니라고?

범은 없고 범여울만 남은 시대여,

우리는 또 돌에 눌려죽을 어느 자식을 입에 물고 이 세상을 견디는 것이냐,,,,

 

 

**시는 이향자, 시집'내 눈앞의 전선'(천년의 시집)중에서,후기는 반칠환 시인입니다 **

   딸콩이랑 진주가는길에 잘 한다는 국수집에 들러 잠시 기다리는 동안 신문을 집어들었는데

      이 시가 눈에 띄었습니다,,,울 님들 감상하시라고 주인 눈치보며 살그머니 찢어서

         호주머니에 넣어와서 이리 올렸습니다,,,재미있으셨나요?~  **

 

 

 

범여울,,,
범여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