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포에서 보내는 편지

김명수2003.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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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와 갈매기가 한가로운 감포항 입니다감포에서 보내는 편지

 

 











                   감포에서 보내는 편지


감포로 가야합니다. 동해 바다 만경창파에 깊이 숨겨 둔 옛 님의 노스탤지어 찾으려 감포로 가야 합니다. 고갈된 사랑과 삶에 찌든 활력을 수혈 받기위하여, 세상 누구도 발견하지 못한 인연의 언어를 찾기 위하여 감포로 가야 합니다.


감포로 갈려면 아침 햇살 맨 먼저 맞는 땅 서라벌 천년의 광휘가 질펀한  문화와 미술의 도시, 불국의 나라 경주로 먼저 가야 합니다. 어머니 젖가슴 같이 잘생긴 무덤의 떼를 보며 보문 호수 그 화려한 정원의 나라를 지나면,  덕동 호수 산과 물 곱게 빚은 수향을 그리워하며 토함산 골 깊이 들어갑니다. 천년 계곡 길게 돌고 구절양장 굽이굽이 천길 낭떠러지 지나면 한 숨 토하듯 넓은 벌판 가슴 트입니다.


역사의 뜨락과 맑은 호수, 긴 계곡과 준령의 산맥 숨 가쁜 길 지나면 눈 탁 트이는 풍요로운 들판, 그리고 길의 임계점에 푸른 바다가 기다리는  절묘한 서정의 길입니다. 나라 안에서 세 손가락 안에 꼽히는 아름다운 길이라 자부합니다.


“백화수피제 천마도장니” 천마총의 백마이름이랍니다. 자작나무 껍질에 그려진 우리나라 최고의 명마가 아닌가요. 고대 신라인들 천마 흰 백마를 타고 말갈기 휘날리며, 사나운 골자기태백의 준령 이 길을 넘나들었겠지요.


이름도 으스스한 골굴암 예쁘기만 하답니다. 두어 마장 뒤로 불국사의 옛 큰집 기림사도 볼 일입니다. 잘 생긴, 너무도 잘 생긴 감은사 웅장한 탑, 국보의 탑 앞에서 마음의 절을 하고 호국의 영혼 잠든 문무대왕 수중무덤 이견 대에서 바라다보면 가슴 참 맑고 환하게 시려집니다. 바다 살아 숨쉬는 생동의 감포 항구 낭만의 여정 이곳에서 숨을 고릅니다.


송 대 끝에서 감포항을 볼 일입니다. 푸른 소나무와 하얀 등대, 갈매기 울음소리 푸른 바다의 아름다움을 나는 뱉을 자신이 없습니다. 송 대에는 소나무 아직도 푸른 낙락장송 솔가리 뿌리며 바다 바람 그득합니다. 그러나 “대”의 흔적은 없고 단애의 끝자락에 대를 대신한 흰 등대가 밤이면 빛의 소리를 토하며 바닷길 밝히고 있습니다.


풍광 아름다움은 볼 일이 아니랍니다. 풍광이 아름다우면 마음에 상처를 받을 수도 있지요. 실연의 아픔을 안고는 보지 못 할 아름다운 감포 푸른 앞바다 입니다. 옛날 공후인의 백수광부처럼 바다로 걸어가고 싶은 푸른 바다이지요. 등대길 돌아 나오면 소라의 휘파람 넘실대는 사랑의 파도소리, 구름밭 나는 갈매기소리, 행복을 실은 통통배 소리가 꽃바람 타고 명주고름처럼 나그네의 발에 휘감긴답니다.


가을바람이 나그네에게 위로의 말 속삭이는 감포로 가야합니다. 옛 님의 노스탤지어 찾으려 감포로 가야 합니다. 고갈된 사랑과 삶에 찌든 활력을 수혈 받기위하여, 세상 누구도 발견하지 못한 인연의 언어를 찾기 위하여 감포로 가야 합니다.

 

감포에서 보내는 편지

                                 

                                                    김 명 수

   


can't get you out of my head--- Kylie Minogue (카일리 미노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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