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 우는 여자분께 레몬에이드를 사드렸어요.

지리과2008.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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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을지로 입구역에서 친구를 만나기로 했어요.

 

8시까지 만나기로 한 약속이었는데

 

과외가 일찍 끝나서

 

을지로 입구 역에 도착해보니 7시였어요.

 

친구는 집이 멀어 지금 당장 출발해도 8시 쯤 도착한다더군요~ 개시끼

 

너그러운 마음으로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전 쿨하니까요

 

을지로 입구역내 광장(?)에서 하렴없이 앉아 석간신문을 보고 었습니다.

 

갑자기 뒤에서 꽥!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야이 나쁜자식아!!"

 

멍~~하니 정신 놓고 앉아있던 저는 깜놀했습니다. (깜짝놀람)

 

어떤 여자분이 통화를 하시며 소리치시더군요

 

그리곤 원피스 "쵸파 편" 처음 봤을때처럼 개서럽게 우셨습니다.

 

엉엉.

 

갑자기 옛날 생각이 나더군요.

 

 

 

 

 

 

처음으로 여자친구 사귀고 헤어졌을땐데.

 

헤어지고 난 다음날 학교에서 집에 가려고 하는데

 

친구가 전화를 했었어요.

 

"야 ~ 너 헤어졌다며? 잘했써 시끼야. "

 

"잘하긴 뭘잘해 시끼야 넌  그렇게 밖에 말을 못하냐?"

 

"아니 , 그게 내가 전부터 얘길하려고 했는데, 내가 몇번이나 봤거든,

 

너랑 사귈때 걔가 다른남자랑 새벽에 같이 지나다니는거. 미리 말하려고 했는데,

 

너 울까봐 못했어, 지금은 괜찮지?"

 

턱... 하고 누가 목을 졸랐습니다.

 

저에겐 첫 여자친구 였고,

 

이복인 누나와 형을, 저랑 차별없이 키워주신 저희 어머님께

 

처음으로 소개해드린 여자였습니다.

 

그말 한마디에 모든게 무너지는 느낌이었어요.

 

처음으로 사람에 대한 믿음이 무너졌고 ,

 

너무 자존심이 상했어요

 

그래서 ........ 울었어요..

 

지하철에서

 

너무 창피한데 눈물이 멈추질 않았어요,

 

5정거장 정도 지나서야

 

진정이 되는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지하철 역에서 나와 버스로 갈아탔습니다.

 

그리고 버스를 타려고 하는데

 

어머니께 문자가 왔습니다

 

"아들 ~ 어디야 언능와 아들 좋아하는 장조림 해놨어"

 

눈물이 쏟아졌어요

 

막을 겨를도, 그럴만한 이성도 없었어요.

 

눈물이 쏟아지는데

 

너무도 창피한데,

 

멈출 수가 없었어요.

 

결국 버스에서 대성통곡을 했습니다.

 

사람들이 쳐다보고 걱정했던건 생각도 안나요

 

그냥 너무 서러워서, 너무 자존심이 상해서 눈물만 났어요.

 

 

 

 

 

너무 마음이 아팟습니다.

 

제가 어떤 일인지 알수는 없지만

 

그 여자분은

 

실컷 우시다가

 

멍하니

 

빈곳을 보시더군요.

 

괜히

 

여자분 정면에 카페에 가서 커피를 샀습니다.

 

눈이 마주쳐 버렸습니다.....

 

'신발!!!!!!!!!!!!!!!!!!!!!!!!!!!!! 자길 구경한다고 생각할까? 그런거 아닌데ㅔㅔㅔㅔㅔㅔㅔㅔ,

 

아닌데ㅔㅔㅔㅔ!!!!!!!!!!!!!!!!, 아! 혹시 내가 구경하고 있는건가? 젠장!!!!!!!!!!  왜 계속처다보지?"

 

별의별 생각이 다 들더군요,

 

다시 자리로 돌아와서 앉았습니다. 전 계속 덜덜대고 있었고요.

 

마음이 너무 아파서 친구에게 문자를 했습니다.

 

' 야 지하철인데 어떤 여자분이 (야이나쁜놈아)하고 통화하더니 너무 서럽게 우셔'

 

답장이 왔습니다.

 

'진짜? 한번 안아드려'

 

역시 쿨한 년입니다.

 

' 아 진짜? 그럴까? 아니 음료수라도 하나 뽑아드리고 싶은데, 또라이라고 생각할까?'

 

' 아냐 그냥 음료수 놓고 도망쳐! 다시볼것도 아니면서'

 

그말에 바로 앞 자판기로 갔습니다.

 

3개가 눈에 띄더군요.

 

콜라

 

코코팜

 

레몬에이드.

 

콜라는 제가 가장 좋아합니다만, 캐러멜 때문인지 마실때, 거침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많은 어떤 음료보다 시원한 청량감도 느껴지지요.

 

다 마시고 나면 찝찝함이 느껴지는데, 왠지는 모르겠어요.

 

코코팜은 건더기(?)도 있고 달콤합니다.

 

꿀꺽꿀꺽하고 마실때의 느낌도 좋죠.

 

그치만 역시 마시고 나면 입이 텁텁하더군요 제 취향입니다만,

 

그래서 레몬에이드를 뽑았습니다.

 

레몬에이드는 마실때 이질감이 덜하더라고요,

 

달콤하고요,

 

심장이 두근거렸습니다.

 

몇번이나 고민하다가

 

말을 걸었어요.

 

"저.. 저.. 저기요...."

 

"네?"

 

"이거 드세요."

 

"감사합니다."

 

그녀가 밝게 웃습니다.

 

왠지 이긴것 같더라고요.

 

전 이겼습니다.

 

영점 몇초의 순간이였지만 저도 밝게 웃을 수 있었습니다.

 

"기분 않좋을땐 단걸 먹어야 한데요, 드세요"

 

그리곤 개처럼 발발 뛰어서 화장실로 도망갔습니다.

 

괜시리 손을 씻고

 

다시 와보니 7시 50분 이더군요

 

아직도 그 자리에 앉아 계셧습니다.

 

레몬에이드를 만지작 거리면서...

 

말을 걸까 했는데, 시계를 보고 포기했습니다.

 

이제 친구가 오면 전 친구를 만나러 가야 할 테니까요.

 

그리고 친구를 만나고

 

왠지모르게 .......

 

달려서

 

그 자리로 왔습니다.

 

안계시더군요.

 

주위를 몇바퀴나 돌았습니다.

 

만약에 그 자리에 계셧다면 이렇게 붙여보려 했는데,

 

"저도 지하철에서 울어본적 있는데, 너무 쪽팔린데 눈물이 안멈춰요 그쵸?

 

 근데, 근데요 엄청 엄청 슬플때는 우는게 낫더라고요, 그리곤 친구한테 전화를 하는거에요,

 

실컷 '그 인간'욕하고, '그 인간' 만나느라고 친구한테 못한 얘기들 쏟아놓고, 그렇게 얘기하고

 

그리고

 

뿌리를 뽑으려고 하지말고

 

그냥 통째로 뚝! 떼어서 내려 놓으면

 

나중엔 조금은 괜찮아 지더라고요,

 

그니깐 개슬프면 ... 개슬픈데도 울사람 없으면,

 

나 써먹어요 ㅋㅋㅋ

 

사실 써먹을 친구 있는게 좋지만."

 

 

 

앞으론 그 여자분께 웃을일만 있으면 좋겟어요.

 

레몬에이드도

 

콜라랑 코코팜 제치고 추천한거니깐 맛나게 드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