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고 싶은 사람....

고민중2008.07.23
조회1,941
 

직장에서 우연한 계기로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났습니다.

선한 인상에 다정다감함 성격.... 남을 먼저 배려하는 모습이 너무 좋았습니다.

그런데.... 나이가 좀 많더군요.... 39살로는 전혀 보이지 않았는데 말이지요(저는 27살)

나이 때문에 엄청 고민했지만.... 그러면서도 좋아하는 마음이 커져버려 도저히 접을 수가 없더라구요.... 참 따뜻하고 편안한 사람....


처음에는 이렇게 멀쩡한 사람이 왜 아직 혼자일까.... 혹시 말 못할 과거(?)가 있는 건 아닌가.... 시댁에 무슨 사정이 있나.... 완전 구라쟁이 아닐까.... 혼자 온갖 생각을 다했습니다. 그 사람을 아는 사람들은 오히려 사람이 너무 순수하고 좋아서 결혼을 못했다고.... 지금까지 만난 여자들이 순수함을 보지 못하는 속물이라 그랬다고 하나같이 칭찬하더군요.... (오죽하면 인상이 좋아 주위의 소개로 선이란 걸 200번도 더 봤다더군요)


직장에서는 완전 착하고 친절한 사람으로.... 사내 동료뿐만 아니라 상사들에게 엄청 성실하고 부지런하고 순진(?)하며.... 여튼 좋은 평판을 받는 사람입니다. 사실 다 맞는 말이구요.... 보통 우리 회사에 9시 다 되어서들 출근하는데 그사람은 매일 7시 30분 전에 출근해서 사무실 정리도하고 주전자에 물도 떠 놓고.... 또 부탁 거절 못해서 궂은 일도 묵묵히 해내는 그런 스타일?!


그렇게 우리도 남들처럼 울고 웃고.....


남친 나이가 나이인지라.... 뭐 저는 결혼에 대해 급하게 생각해 본 적은 없었지만.... 저도 적은 나이는 아니고.... 그사람 놓치고 싶지 않아서 결혼을 결심했습니다....


결혼.... 당연히 우리 집에서는 죽어라 반대하십니다....

말할 필요도 없이 나이 때문에 말이지요.....


그래도 저는 그 사람을 도저히 포기할 수가 없어

고향으로 여러 번 같이 내려가 저희 부모님을 뵈었지만

오히려 부모님과 우리는.... 모진 말로 서로 상처만 주고 받고 마음만 더 상해버렸습니다.

현재 저는 부모님과는 거의 의절상태입니다.


반대로 남친 부모님은 제게 무지 잘 해 주십니다....

진심으로 좋은 분이심이 느껴집니다. 정말 감사하지요....


지금 남친은 우리가 살 집을 1억(남친집에서 주택담보로 대출받아 곧 그 집 팔아 5천 갚고, 남친이 벌어 5천 갚아야 한다고 함) 대출받아 미리 준비해 논 상태입니다. 우리 부모님이 허락만 하시면 바로 결혼한다고.....그런데....구체적 결혼이야기가 오가면서....


아.....

결혼은 지독한 현실이더군요....


남친 나이 40 가까이 되도록 돈 천만원 못 모았습니다.....

이유인 즉슨.... 월 260만원(이것도 최근 월급이 조금씩 오른 것입니다.) 정도 벌어서....

매달 부모님 용돈(40만원)과 부모님 각종 보험료(15만원)에 기타 외식 등(10만원)....

사람이 좋아 동료들 사이에서도 밥값 내기는 늘~ 그 사람 몫.... 남들에서 후합니다.

거기에 본인 보험료, 책 사길 좋아해 책값.... 해서 모은 돈이 없답니다. 크게 낭비나 사치는 없었고 결혼하면 독하게 모으겠다 생각하며 살았답니다.... 답답하리만치 세상살이에 순진한 사람....


물론 경제력 기대 안했습니다.... 그래서 결혼해서 내가 야무지게 모으겠다 생각했구요

그래도.... 그 사람을 너무나 사랑하면도 그 이야길 들으니....

마음 한구석이 답답해 짐은 어쩔 수 없더라구요....


저는 160정도 버는데.... 2년 6개월만에 2천 모았습니다.... 이것도 많지는 않지요....

우리 부모님이 아직 경제활동을 하셔서 용돈은 안드리고 생신이나 해외여행가실 때 조금씩 챙겨드리고 오히려 제 보험료까지 집에서 내 주시고 가끔 옷도 얻어 입습니다. 돈 쓰는데는 제 학원비 같은 사교육비.... 저도 막 독하게 아끼지는 못하고 살았는데도 정도는 모여 있더군요....


결혼하면 당장....

대출금이 그렇게 있는 상태에서 남친집에 65만원이상의 돈이 들어갈 텐데....

본인은 부모님 용돈을 죽어도 줄일 수가 없답니다. 장남의 책임감일까요.... 저한테는 말하면서도 아주 미안해 했습니다만.... 그러면서 월급을 각자 관리하자고하더군요....

각자 부모님용돈은 알아서....생활비는 월급에 서로 내고 대출금은 자기 혼자 갚겠다고.... 자기 집에 드는 돈이 많아 미안해서 그런다고....


참 속상하더군요


제가 좀 흥분해서 그럼 난 누구를 위해 결혼해서 사냐고.... 화내며 울었습니다.....


남친....

제 심정.... 이해한답니다..... 저한테 너무 미안하답니다.....그런데 그부분은 어찌할 수 없다고....이해해 달라고합니다..... 자기가 더 잘한다고 합니다.....


차라리 남친이 용돈 드리는게 그렇게 아깝냐고 같이 화라도 냈으면 싸움이라도 크게 했을까.... 지독히 이기적인 요구를 하면서도 이타적으로 나를 대하는 태도....


저도 생각은 합니다.

한편으로는.... 아들 월급 전부를 부모 빚 갚는데 쓰는 것도 아니고 평생 키워준 은혜에 용돈 드리는 거....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 대출까지 해 주셨는데하고....


결국 결론은 내가 사랑(?)으로 그 사람을 받아드리는 쪽으로 가게 되더군요....


그 사람이 나를 이해한다고 했는데.... 정말 내 눈물의 의미를 알았을지는 의문입니다....


참고로 남친 어머니께서 전부터 결혼 후에는 며느리 생각해서 매달주는 용돈은 받지 않으시겠다고 하셨답니다.(지금 남친 부모님이랑 같이 삽니다....) 그런데 그 용돈을 안 받으면 그 집 힘들어 질께 뻔하구요....그걸 알고 있으니 남친도 용돈을 드릴 수밖에 없다고 하는거고....


당근 우리 집에서는 이런 사실 전혀 모르십니다....

알면.... 죽어라 반대하시는데 거봐라 하시겠지요.... 억울하다 못해 괴로우시겠지요....


부모님 생각하면 정말 가슴이 미어질 것 같습니다....


그리고....

누구에게나 친절한 그 사람.....


제게도 당연 친절하고 잘 한다고 하는데....


제 몇 번의 연애 경험 상.... 제게는 2% 부족합니다.

아무리 성실하고 싹싹해도....

100일.... 200일.... 300일.... 한번도 챙긴 적 없는 것은....

물론 용납 안되지만 세대차이라고 하더라도 심지어 제 생일도 까먹었습니다.

이벤트 성격의 기념일은 전혀 개념 없습니다.


평소 주말에도 피곤하다고.... 자기 집에 가자고 합니다.... 남친은 자기 집이니까 편하겠지만 남친 부모님이 아무리 잘 해 주셔도 제가 거기서 맘 속 깊이 편하겠습니까?! 물론 남친은 자기가 강제로 데리고 갔냐고.... 나한테 물어보고 동의 하에 갔다고 하겠지만.... 그런데 그게 어디 그렇습니까.... 남친이 10번가자고 하면 7번은 싫다고 해도 3번은 가게 됩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원하는데....


연애 초반에는 지나간 여자 이야기를 해서 제게 상처를 주더니.... 요즘은 다른 방식으로 가끔.... 말로 상처를 줍니다.... 문제는 본인은 내 마음을 상하게 할 의도가 없고 내가 그 사실을 말해주기 전까지는 자기가 한 말의 심각성을 모르고 농담으로 한 이야기라는 사실입니다.


저는 남친이 섭섭하게 할 때마다.... 섭섭하게된 원인에 더하기 2중의 피해의식까지 더해져 상처를 받습니다. 2중의 피해 의식이란 부모님.... 특히 엄마의 반대를 뒤로하고 자기 하나만 보고 있는 나에게 이럴 수 있나.... 12살이나 차이 나고 평소 이미지로 남친이 죽도록 잘해주 것이 일반적(?)이고 당연하는 생각....


남친을 사랑합니다....

남친과 함께 있으면 이런 고민 별로 안 생깁니다.... 그만큼 함께하는 순간이 행복합니다....

그 사람이랑 헤어질 생각만 해도 숨이 막힙니다....


살면서 이별을 몇 번 겪었고 그래서 시간이 지나면 죽도록 힘든 순간도 언제 그랬냐는 듯 웃을 수 있다는 것도 알지만.... 머리와 가슴이 따로 놉니다.


방금도 다정한 목소리로 전화가 왔습니다....

울고 싶을 정도로 상냥한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