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이 일기를 보았으면, 혹은 보지 않았으면 합니다.

..2011.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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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이 일기를 보았으면, 혹은 보지 않았으면 합니다.

 

 매일 같이 후회했어요. 내가 당신을 사랑하지 않았으면, 당신을 생각하던 시간에 연필을 잡았으면, 다른 여자를 만났으면, 친구들에게 충실했으면, 나는 얼마나 더 멋진 사람이 되었을까. 얼마만큼의 성적을 가지게 되었을까. 나는 매일 후회했어요.

 그냥 당신이 미웠어요. 나랑은 너무 달라서.

나라면 이렇게 절실한 사람을 외면하지 않을탠데. 나라면 너무나 행복할탠데. 당신은 나랑 너무 달랐어요.

그래서, 당신을 너무나 미워해서 가슴이 다 닳아버렸어요.

좋은 것만 생각해도 인생은 너무 짧을탠데, 너무 나쁜 것만 생각해서 나는 다 닳아버린 헌신짝 가슴을 갖게되었어요.

 너덜너덜 해져서 당신도 낡고 진부한 것으로 가슴에 버렸어요.

세상 모두가 당신을 아프게 해도, 나만은 당신을 고통에서 꺼내주리라, 나만은 당신을 아프게 하지 않게 하리라, 그러기 위헤서 내가 대신 아파야 한다면 나는 그마저 행복하리라, 매일 세뇌하다시피 해왔는데, 결국 내가 당신에게 모진말을 하게 되어버렸어요.

 그것을 또 후회해요. 내가 유치해 보여요. 애초에 나는 끝나버린 사람이라 당신에게는 과거의 사람이라 내가 끊어버리면 당신은 끊어져 버리는 그냥 당연한 사이에 불과한데.

 나는 당신의 관심이 아직도 필요했었나봐요. 그래서 그렇게 모질게 말했나봐요. 처음엔 조용히 잊혀지리라 마음 먹었는데.

메신저에 들어온 당신을 보면 가슴이 너무 답답하고,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기에 그대를 아프게 하고 싶었어요.

 결론적으론 실패한 것 같지만요.

미안해요. 난 정말 조용히 잊혀지고 싶었는데, 나도 사람인지라 조금은 억울했어요. 화나게 해서 미안했어요. 난 매일 사과만 하네요.

 당신을 이해하려고 노력했어요. 당신이 담배를 펴도 술을 마셔도 나쁜 말을 해도 나는 다 이해하려고 했고 거의 이해해왔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나쁜 마음은 당신마저 욕되게 하지요.

 처음 몇 일간 당신의 단점만을 모아봤어요.

 처음 몇 주간 당신 단점만을 욕해보았어요.

 그리고 지금 한달. 미안해요. 아직은 더 욕해야 할 것 같아요.

 당신을 욕할 마땅한 단어를 찾지 못했거든요.

정떨어졌다고 당신한테 수없이 말했는데, 몇년을 그렇듯 나는 당신한테 서투네요.

 보고싶어요 정말로.지금도. 아마 앞으로도. 또는 쉬는 시간이 생길 때, 또는 누군가를 다시 사랑하게 될 때. 당신이 정말 보고싶을꺼에요. 그래도, 다른 사람은 조금 싫네요. 나는 겁쟁이고 성격도 소심한지라 또 버림받을까봐 정말 무섭거든요.

 어느 시인의 시에서 처럼, 그대가 나에게 조금의 시간을 더 주었다면, 나는 나를 등지고 당신이 가려는 길에 먼저 가서 당신을 기다릴탠데, 당신이 나에게 이별을 말할때는 정말 갑작스러웠었지요.

 그리고 뒤늦게 정신차리고 그대를 따라다녔죠.

 당신의 발자국만 따라다니고 당신이 혼자일 때 몇마디 즐겁게 나눠주는 사람. 나느 그런 사람이 되어있었고 당신이 좋아해주는 것 같아 나는 행복했었어요.

 그런데 당신, 왜 그랬어요. 왜 날 당신 곁에 두었어요. 나는 사람인지라 욕심이 많고 나는 어린애라서 질투도 많죠.

 결국엔 이렇게 되었어요.

 내가 당신을 끌어 안으려고, 온 힘을 다해 당신에게 불어갈 때,

당신은 그자리서 울어버렸네요.

미안해요. 아프게 하고 싶지 않았는데. 나는 또 욕심부리고 말았어요.

 나에게 당신이 다른 남자가 있는 것은 중요하지 않았어요.

그 남자들은 당신의 농장에 불어닥친 메뚜기 떼들 처럼 당신을 피폐하고 황폐하게만 하고 다시 다른 농장으로 사라져 갈 것이라 믿었고-실은 그렇게 믿고만 싶었어요.- 나는 당신이 다시 농사를 지을 때 한 톨 씨앗이 되서 가을에 당신에게 거둬지고 싶었으니까. 다시 버려지겟지만 다시 심어질 그런 사람이고 싶었으니까.

 나에게 당신이 다른 남자가 있는 것은 중요하지 않았어요. 그저 미웠을 뿐이죠.

 그런데 지금, 당신의 농장에 매뚜기 떼가 불어닥친 지금, 나는 매뚜기에게 먹혀버리고 말았네요. 이젠 돌아갈 수 없어요.

그래도 괜찮겟죠. 그대는 귀족같은 대농장이 있으니.

 매번 새로운 누군가를 다시 가슴에 심을 당신을 만들어 주는 매뚜기 떼들에게 감사하죠. 아쉽지만 이번에는 나에겐 참가자격이 없나봐요. 나도 불어갈께요. 날려갈께요.

그렇게 불다 불다 불다 불다 불어서 지구를 돌면 나는 제자리에 있음을 알게되겠죠.

그러면, 그때 다시 만나요.

다시 돌아가기엔 참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내가 당신 가슴에 심어진 시간 처럼.

당신은 그저 그자리에서 아름답게 피어주세요.

그럼 나는 마하로 날아가서

돌풍처럼 그대에게 불어갈태니.

그러니 그때는, 한번쯤 내게도 당신의 농장을 휩쓸 기회를 주실래요?

아주 오랜시간이 걸리겠지만, 혹은 유랑에 지쳐 날개도 꺽여 그곳에 꽃피울 지라도, 기어코 도착한다면

당신의 농장을 독차지 하고만 싶네요. 다만, 황폐하지 않은 솔바람으로.

 사랑했어요. 지금은 그저 소중하네요. 두 말이 다른지는 모르겠지만, 당신을 사랑한다 말하기에는, 돌아올 대답이 두려워

지금은 그저 소중하네요. 당신도, 한동안은 나를 아껴줫음을 기억할께요.

 미안해요. 내 서툰 글을 읽늗데 많이 힘들었죠. 아직은 배우는 사람이라 당신이 편하게 읽게 하지는 못 했네요.

 정말 미안해요.미안해요. 당신이 당장 또 보고싶군요.

                                             -일기에 그림을 그린 남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