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저기 바로 몇미터앞. 그가 보인다 차갑고 초점없는 검은 눈동자 잔잔한 속눈썹이 숨어있다 그위론 가지런한 옅은 눈썹이 보인다 하얀 이마 조금은 찌푸린 그의 미간 이마위론 멋을낸 짧은 머리가 보인다 날렵하고 오똑한 코 코밑으로 살짝 벌려진 얇은 입술 입술사이론 담배연기가 나온다 선명하고 뚜렷한 우아한 턱선 하얀 목엔 볼록 튀어나온 목젖이 보인다 목젖을 밑으로 따라가다보면 단추 하나가 거칠게 풀어져있는 셔츠가 나타난다 곧게 펴진, 넓고 다부진 한때 내것이었던 어깨가, 그의 품이, 보인다 넓은 어깨뒤를 따라 넓은 등이 그려진다 기다랗게 뻗은 팔을 시선이 따라간다 하얗고 길게 뻗은 손가락이 힘없이 담배를 안고있다 손가락 끝으로 보이는 가지런하고 깔끔한 손톱 손등엔 힘줄이 이따금 눈에 들어온다 다시한번 얇은 입술이 길게 담배연기를 하늘위로 뿜어낸다 큰 키 군살없이 매끈한 몸 분명히 그다. 길게 쭉 뻗은 다리 가만히 서서 담배를 태우고있는 자세가 그답다 그가 저기에 서있다. 무엇을 바라보지도않으며 신경쓰지도않는 냉담한 그의 눈동자가 한곳에 머문다 몇달전 그가 나를 향해웃었던것을 생각해본다 이내 입꼬리가 올라가며 웃게된다 길을 걷다 마주친 그는 여느때와 다름없이 냉담한, 변함없는 모습이었다 그는 이쪽을 보지 못한듯 하다 내가 그를 찬찬히 살피고있을때 그는 아무곳도 응시하지않았다 그가 멀어져간다 이내 그가 버스를 타고 더 멀리 사라진다 멈췄던 발걸음을 다시 하나둘 옮긴다 저기 길 건너편에 그녀가 보인다 차갑고 검은 눈 적당한 속눈썹 왼쪽 눈엔 예쁜 곡선을 그리는 쌍커풀이 보인다 그 위로 가지런한 눈썹 오똑하지도않고 낮지도않은 코가 무슨 향을 맡았는지 향을 느끼느라 바쁘다 흩날리는 곱슬의 긴 머리칼을 거칠게 쓸어올리는 그녀의 하얀 손엔 그리 길지않은 손톱이 자리 해 있다. 연한 분홍의 매니큐어가 발라져있는 검지손톱을 쭉 위로 따라가다보면 작은 꽃모양을한 은색반지가 끼워져있다. 그녀는 검지를 입술에 갖다댄다 야무지게 닫혀져있는 입술이 보인다 조금은 두텁고 살며시 올라가있는 입꼬리 그녀가 조금씩 물어뜯던 입술. 입술밑으론 조금은 얇은듯한 탐스러운 목선이 보인다 두껍지 않고 짧지도않은 조금 긴듯한 햐얀목 넓지않아 자그마해 보이는 어깨 어깨는 무엇인가 짊어지며 왔었는지 조금은 굽은듯보인다 분명히 그녀다 작은 등을 따라 밑으로 여인의 곡선이 그려진다 작지않았던 그녀의 키 그녀가 저기 걷고있다 그녀의 성격을 나타내는 자유로운 걸음걸이 보폭이며 속도며 그녀와 닮았다 뭔가를 발견했는지 잠시 걸음을 멈추고 한곳을 응시한다 생각해보면 나에게 그리 많은 표정을 보여주지않았던 그녀 다른곳에선 아마 많은 표정을 보여줄것같다 이렇게 내가 그녀를 그리고있는동안 그녀의 검고 빛나는 눈동자는 다른 이를 그리고 있었음을 나는 알고있다 가만히 서서 그녀가 점이 될때까지 바라본다
시선
시선
저기 바로 몇미터앞.
그가 보인다
차갑고 초점없는 검은 눈동자
잔잔한 속눈썹이 숨어있다
그위론 가지런한 옅은 눈썹이 보인다
하얀 이마 조금은 찌푸린 그의 미간
이마위론 멋을낸 짧은 머리가 보인다
날렵하고 오똑한 코
코밑으로 살짝 벌려진 얇은 입술
입술사이론 담배연기가 나온다
선명하고 뚜렷한 우아한 턱선
하얀 목엔 볼록 튀어나온 목젖이 보인다
목젖을 밑으로 따라가다보면 단추 하나가 거칠게
풀어져있는 셔츠가 나타난다
곧게 펴진, 넓고 다부진
한때 내것이었던 어깨가, 그의 품이, 보인다
넓은 어깨뒤를 따라 넓은 등이 그려진다
기다랗게 뻗은 팔을 시선이 따라간다
하얗고 길게 뻗은 손가락이 힘없이 담배를 안고있다
손가락 끝으로 보이는 가지런하고 깔끔한 손톱
손등엔 힘줄이 이따금 눈에 들어온다
다시한번 얇은 입술이
길게 담배연기를 하늘위로 뿜어낸다
큰 키 군살없이 매끈한 몸
분명히 그다.
길게 쭉 뻗은 다리
가만히 서서 담배를 태우고있는 자세가 그답다
그가 저기에 서있다.
무엇을 바라보지도않으며 신경쓰지도않는
냉담한 그의 눈동자가 한곳에 머문다
몇달전
그가 나를 향해웃었던것을 생각해본다
이내 입꼬리가 올라가며 웃게된다
길을 걷다 마주친 그는 여느때와 다름없이
냉담한, 변함없는 모습이었다
그는 이쪽을 보지 못한듯 하다
내가 그를 찬찬히 살피고있을때
그는 아무곳도 응시하지않았다
그가 멀어져간다
이내 그가 버스를 타고 더 멀리 사라진다
멈췄던 발걸음을 다시 하나둘 옮긴다
저기 길 건너편에
그녀가 보인다
차갑고 검은 눈
적당한 속눈썹
왼쪽 눈엔 예쁜 곡선을 그리는 쌍커풀이 보인다
그 위로 가지런한 눈썹
오똑하지도않고 낮지도않은 코가
무슨 향을 맡았는지 향을 느끼느라 바쁘다
흩날리는 곱슬의 긴 머리칼을
거칠게 쓸어올리는 그녀의 하얀 손엔
그리 길지않은 손톱이 자리 해 있다.
연한 분홍의 매니큐어가 발라져있는 검지손톱을
쭉 위로 따라가다보면 작은 꽃모양을한 은색반지가 끼워져있다.
그녀는 검지를 입술에 갖다댄다
야무지게 닫혀져있는 입술이 보인다
조금은 두텁고 살며시 올라가있는 입꼬리
그녀가 조금씩 물어뜯던 입술.
입술밑으론 조금은 얇은듯한 탐스러운 목선이 보인다
두껍지 않고 짧지도않은 조금 긴듯한 햐얀목
넓지않아 자그마해 보이는 어깨
어깨는 무엇인가 짊어지며 왔었는지
조금은 굽은듯보인다
분명히 그녀다
작은 등을 따라 밑으로 여인의 곡선이 그려진다
작지않았던 그녀의 키
그녀가 저기 걷고있다
그녀의 성격을 나타내는 자유로운 걸음걸이
보폭이며 속도며 그녀와 닮았다
뭔가를 발견했는지 잠시 걸음을 멈추고
한곳을 응시한다
생각해보면
나에게 그리 많은 표정을 보여주지않았던 그녀
다른곳에선 아마 많은 표정을 보여줄것같다
이렇게 내가 그녀를 그리고있는동안
그녀의 검고 빛나는 눈동자는
다른 이를 그리고 있었음을 나는 알고있다
가만히 서서 그녀가 점이 될때까지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