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고양이가 들었을때

장세훈2011.07.19
조회26

일요일

 

집에 도둑고양이가 들었다!!

 

7월월17일

 

  새벽기도를 마치고 1층 방에서 잠이 들었다.

9시쯤 되었을까.  교회에 사람들 소리가 들려 깨어

씻고 예배준비를 해야겠거니 하고 일어나서

지하 방에 옷가지를 챙기러(옷이랑 모든 물품들은 지하에 있다)

내려갔다.

 

"덜컥덜컥"

?? 문이 왜 안열리지?  잠궜던가??

곰곰히 생각을 해 보지만 난 1년간 방문을 잠근적이 없다

뭔가 묘한 느낌이 든다.  안에 누군가 있는거같아.

 

  난 창문을 조심스레 넘어 창고로 들어갔다.(창고와 방은 안쪽에서

연결되어있는 구조다)

숨을죽이고 조심스레 창고문 손잡이를 돌리고 안으로 들어간다.

이게 왠걸??  왠 도둑고양이가 한마리 자고 있네 -ㅁ-

대략 인상을 파악해 보니 중3에서 고1~2 정도 되어보이는 학생.

 

  위협이 될만한 존재는 아니었길래 긴장감은 한결 풀렸으나

당혹스러운 감정은 그대로였다.  이걸 어떻게 해야할까...

밖엔 예배시간이 다가오매 식사준비하는 전도사님들과

한명두명 교회로 발걸음을 옮기는 성도들의 소리가

들린다.  어짜피 지금은 나갈 수 없으리라.

어쨋든 일단 깨워서 이야기를 해 봐야겠지??

 

"이봐요 학생??  잠깐만 일어나봐요"

......  응답이 없다

흔들어보자

"이봐요 학생?? 일어나봐요"

 

!?!?

눈이 마주친다. 

?!?!?!?!

"아씨...."

도로 이불을 홱 덮고 잔다 ;;;;

 

헐... 여긴 내방인데 이게 뭐야 ㅋㅋㅋㅋㅋ 아 웃겨 ㅋㅋ

"이..이봐 학생 여기 내방인데...."

아주 귀찮은 목소리로 대답한다

"좀만더.."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 깨워도 할 수 있는건 없으리라.

별수없지 일단 옷가지를 챙겨서 1층에 가서 샤워를 해야겠다

싶어서 옷을 챙겨서 조심스레.  아주 조심스레.  방문을 열면

안이 그대로 보이니 몹시 조심스레 방을 나와 문을닫고

1층으로 올라갔다.

 

  샤워를 마치고 와서 보니 여전히 곤히 자더라.

정말 자기 집인것처럼 곤히 자고있다. ㅋㅋㅋㅋㅋㅋ

대인배인가? 

 

  난 불을켜고 머리를 말린다.  윙윙 거친 드라이기 소리에도

집에든 도둑고양이는 잠이 깨질 않는다.  나름 귀여우면서도

옛날 내생각이 나서 한켠으로는 안쓰럽기도 하다.

가출일테고  여기까지 왔다는건 친구집 까지 다 돌고

(보통 친구집에서 지낼수 있는 기간은 길게는 1주일 짧으면 2~3일)

결국 끝에 혼자가 되어 갈곳이 없었다는 것인데 그 비참함을

누구보다 난 잘 알고있다.

 

  난 초등학교 6학년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잦은 가출을 일삼았다.

보통 집나가면 고생이라고 하지만 나같은경우엔 안락한 집이라는 개념이 없었다. 

집을 나간 그곳이 비록 비참하더라도  그곳의 자유가 난 더 행복했으니까.

무거운 이야기는 생략하도록 하자

 

  준비를 마치고 오전예배를 드린 후 식사시간 까지 끝이 났다.

이제 좀 발소리가 드문드문 해지고 교회안 인적이 만이 줄어들

시간.  어쨋든 여기 몰래 숨어 있을수도 없는것이고 나가려면

지금 깨워야 하리라.  다시 방으로 돌아가보니 여전히 잔다.

정말 잘잔다. 

 

나도 잘땐 시체처럼 자지만 정말 넌 나처럼 자는구나.

 

"이봐요 학생"

 

.... 응답이 없다.

 

"나가려면 지금 밖에 시간이 없어 학생 지금 못나가면

5시까지 나갈수가 없다구"

 

....

 

"으으으응"

 

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넌 정말 대단하구나 ㅋ

별수없다 어쨋든 이대로는 무리인것같다.  밤새 갈곳없이 

돌아다니다 새벽이 되어 새벽기도시간에 교회 문이

열렸을 5시쯤 들어왔으리라.

 

"그래 푹 자라"

 

  5시 이후에나 내보내야 할것같다.

그전에 일어나면 아마 스스로 나가겠지.

갈곳은 있을까.  밥먹을 돈도 없겠지.

슈퍼로 가서 빵과 센스있게 내가 좋아하는 바나나우유를

사서 자고있는 고양이의 머리맡에 두고 오후예배 찬양콘티를

짜러 올라갔다.

 

  모든 일과가 끝나고 4시쯤. 돌아와서 방문을 열려한다.

왠지 지금쯤이면 갔을거같다.  뭔가 좀 아쉽다. 도움이 필요하다면

친구가 되 줄 수 있었을텐데.

 

  방문을 열어보니 역시나 이미 나가고 없었다.

책상위를 보니 보이지 않던 쪽지가 a4용지에 갈색 매직으로

대문짝만하게 남겨져 있었다.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

 

뭔가 .. 살짝 찡하고 아쉬웠다.

돈만원이라도 봉지안에 같이 넣어둘걸 그랬나....

 

  모든것이 끝나고 생각해 보니 이 학생은 다음에 또 한번 올것같은

느낌이 들었다.  가출한 아이들이 갈곳은 마땅치 않다.

괜찮은 잠자리가 있다면 갔던곳이라도 위험성을 무릎쓰고

다시 오게 된다(경험상)

그땐 좋은 친구가 되어 보리라.

 

  현재 우리 집에 드나들고 있는 도둑고양이는

대략 3명정도로 간주된다.  남자애 하나 여자애 둘.

지난번에 방안에 남겨진 낚서와 흔적들을 추리 해 봤을때

확실한것은 그정도.  더있을지도 모른다.

 

어쨋든 잊지못할 추억(??) 이 될것같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