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다고?´ 박지성·이영표 그리워할 때 아니다

대모달2011.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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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2011-08-21]

 

최근 A매치 한일전에서 조광래호가 자케로니호에 치욕적인 0-3 참패를 당한 이후 예상대로 가장 많이 거론된 이름은 바로 박지성과 이영표였다.

일본 언론조차도 대승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둘의 공백을 거론했고, 팬들 역시 박지성과 이영표가 있었다면 적어도 이렇게 맥없이 무너지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탄식했다.

최근 한 스포츠 프로그램에 출연한 이영표가 박지성의 국가대표 복귀 가능성을 거론하여 눈길을 끌었다. 엄밀히 말하자면, 박지성 입장을 대변했다기보다 사견임을 전제로 '여러 상황과 조건이 맞으면 그럴 수도 있다' 정도로 인정한 것에 불과하지만 팬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그러나 이영표는 정작 자신의 국가대표팀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지금이 행복하다"는 말로 복귀설을 일축, 은퇴 이후 하고 싶은 계획이 있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이영표는 축구선수로서 어차피 은퇴를 생각해야할 시기다. 하지만 박지성은 다르다. 아직 나이도 만 30세로 축구선수로서는 갓 원숙기에 접어들 시기인 데다 최근 맨유와의 재계약에 성공, 팀 내 입지도 탄탄하다. 위기에 놓인 한국축구를 구하는 모양새로 등장하면 그보다 더 화려한 귀환도 없다.

하지만 박지성이 대표팀 은퇴를 번복하고 다시 돌아오는 상황은, 그야말로 한국축구가 최악의 상황에 놓여있을 때나 가능한 시나리오다. 박지성이 지금 대표팀에 돌아오는 것은 바람직하지도 않고 선수 본인이나 대표팀으로서도 부담스러운 일이다.

박지성이 처음 대표팀을 떠나야했던 이유를 기억해보자.

박지성은 단지 힘들거나 오래했다는 이유만으로 대표팀을 그만둔 것이 아니다. 불안한 무릎상태와 앞으로의 축구인생에 대한 진지하고도 오랜 시간의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그런 박지성에게 다시 조국의 부름이라는 이름으로 희생하라는 부담을 안겨줄 필요는 없다.

박지성은 "대표팀을 떠나야 더 좋은 후배들이 나올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박지성이 처음 대표팀에서 두각을 나타날 때만 해도 그는 스타플레이어가 아니었다. 재능 있는 유망주들을 발굴하려는 대표팀 감독들의 노력이 아니었다면 박지성은 그저 그런 선수로 사라질 수도 있었다.

황선홍이나 홍명보같은 선수들이 은퇴할 때도 그의 후계자가 없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포스트 박지성이나 이영표를 찾는 것도 단시간에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는 버려야한다. 이미 대표팀을 떠난 선수들을 다시 불러들이는 것은 당장의 전력강화에는 보탬이 될지 몰라도, 오히려 장기적인 의미에서 세대교체라는 초심에는 위배되는 것이다.

2006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 부진을 면치 못하던 프랑스 축구는 대표팀을 은퇴한 지네딘 지단을 다시 불러들였고, 지단은 최고의 활약으로 대표팀을 결승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지단 중심의 대표팀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세대교체 타이밍을 놓친 프랑스의 몰락은 이후 가속화됐다.

현실이 힘들다고 자꾸 과거에 안주하려 하면 미래는 영영 발전이 없다.

〔데일리안 스포츠 이준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