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때는 2005년 내가 갓 훈련병 티를 벗을랑 말랑하던 시절이었다. 논산훈련소 지옥같은 무더위속에 23연대 생활을 무사히 마치고 81mm 보직으로 인한 후반기교육을 바로옆 27연대에서 하게되었는데 이미 한달 이상을 훈련병 생활을 해온지라 적응 하는것엔 문제가 없었다. 다만 같이 훈련받던 몇몇 동기를 제외하곤 전부 생소한 얼굴이라 아직 서로의 낯을 가리기 급급했던 것 같다. 어짜피 2주면 자대배치후 영영 빠이빠이 할 사람들이니까 별 신경도 쓰지않았는데.. 하루이들 사흘나흘 생활해보니 별 탈없는 동기이자 친구들이었지만 딱한명 신경쓰이는 녀석이 있었으니.. 내 옆옆 훈련병 녀석이었는데 유난히 눈밑이 컴컴하고 작은눈 마른몸 검을얼굴 외소한 체구까지 과연 저친구가 81mm박격포를 들고 훈련을 할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정적으로 그녀석은 몇연대 몇중대에서 온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보통 자기가 속한 소대에서 못해도 너댓명은 오게되는데 그녀석은 아무도 없었었다. 심지어 입대도 우리보다 한달 가량 빨랐으니 도대체 이녀석은 뭘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내성적인 성격이라 그런지 휴식할때나 생활할때 좀처럼 입을 열지않고 웅얼거리는 관등성명으로 조교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만드는 그녀석으로 인해 우리소대는 점호때나 훈련시 아주 엄청 욕을 많이 먹었다. 자연스레 그녀석은 은따로 전락했다.. 불과 4일만에.. 앞서말했듯 2주짜리 후반기 교육이라 1주차땐 조용히 넘어갔다. 그녀석의 스플레쉬데미지로 식당 당번 청소가 빡쎘긴 했지만 전 연대처럼 특이사항은 없었고.. 어느새 퇴소를 삼일앞둔 화요일이 다가왔다. 그당시 훈련병도 전반기 한번 후반기 한번 조교1명과 훈련병 3명으로 경계교육을 나가게 되었는데 재수없게 나는 퇴소전날 경계교육 일정을 받게되었다.그러니까 수요일.. 그 전날.. 화요일에서 수요일 넘어가는 새벽에 30번 훈련병과 함께 불침번 근무를 마친후 후번 근무인 32번과 문제의 그녀석을 깨우러 갔는데.. 여름이라 당시 런닝만 훌렁 입고 다니는 시절이라 맨살이 다보이는 상황이었다. 그 문제의 녀석 오른쪽 등에 어두워서 자세히는 보지못했지만 뭔가가 적혀있었다. 문신인듯한 그 형상은 한국어.일어.한문 그 어느것도 아닌 좀 특이한 모양이었지만, 누구도 그녀석 등에 저런게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없었기에 좀 놀라웠다. 생각해보면 그 누구도 그녀석 씻는모습을 유심히 지켜보는 사람이 없었었을수도 있다고 하나 우선 나는 샤워하는것 본적없기에 그냥 특이한 놈이군 이라 생각하고 그녀석을 깨우려고 후레쉬를 비추려는데... 이자식이 놀랍게도 '펜'을 꽉쥔채 눈을 뜨고 엎드려 있는것이었다. 미리 깼나? 생각에 그냥 둘을 깨우고 난 30번과 잠이 들었다. 다음날 기상 나팔소리에 정신없에 모포를 개고있는데 32번 이자식이 미동이 없었다. 아직 자는가? 생각에 발로 차고 흔들고 하니 열이 불덩이가 된채로 허옇게 되어있었다. 부랴부랴 의무관을 불러 데리고 의무대로 후송시키고난후 소란스럽던 그날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그날은 사격이 있던 날이었다. 실제 쓰는 무기와 가장 비슷한 형태로 만들어진 총으로 치면 공포탄 사격과 같은것이었고. 퇴소 전날인 목요일은 실제 쓰는 그 무기를 사격하기로 되어있었는데. 연습용탄이라 해도 워낙 위험한 물건인지라 하루종일 정신없이 긴장한채로 연습을 하고나니 하루가 너무나 빨리 지나가버렸다. 그리고 문제의 그날밤. 어찌된일인지 경계근무를 나가야 된다는 생각이 짜증이 확 올라와있어 저녁내내 틱틱 거리다가 푹자야 나중에 세시타임에 근무를 나가지,, 하는 생각에 마냥 자고만 싶어서 점호가 끝나기 무섭게 딥 슬립에 들어갔다. 잠시 눈을감았다 다시뜨니 불침번이 와서 경계근무 나가야된다고 장구류 차고 준비 하라고 날 깨웠다.. 비몽사몽으로 준비해서 밖에 나가니 문제의 그녀석은 어느새 준비를 마치고 특유의 무표정에 멍한표정으로 멀찌감치 서있었다. 근데.. 어찌된일인지 그날은 나도그렇고 당직 사관도 그렇고 부사관도 그렇고.. 캐치 하지 못한게 있었는데, 바로 32번의 존재였다. 분명 분대장 1명에 훈련병 3명이 가야되는데 32번이 의무대 갔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당직사관은 왜 나와 그녀석에게 말을 안했냐며 쌍욕을 퍼부웠으나 물론 내잘못 이라 할말없었었다. 헌데 이자식은 같은 전우조 ( 자살 ,탈영을 방지하기 위한 3명의조직, 당시 나는 29번과 30번과 함께 전우조. 그녀석은 32번과 34번과 전우조) 면서 왜 얘길 안했는지 이해할수 없었다. 참 볼수록 마음에 안드는 녀석이었다. 어쩔수 없이 임의로 그날은 분대장 하나와 나와 그녀석이 근무를 나가게 되었다. 달이 유난히 밝던 그날 여름이라 그런지 귀뚜라미소리가 귀청을 때렸고 우리의 근무지는 언제 지었는지 알수없는 화장실 하나와 쓰지않는 건물 이 줄지어있는 어느 곳이었는데 전방을 보니 전봇대 비스무리한게 두개가 딱 서있었다 간격은 10~15미터정도 되었던거 같다. 근무 나가면 조교와 그런대로 편한 대화를 주고받게 되는데 역시나 그녀석은 조교의 사적이 농담을 요구하는말에 일상적인 대답만 할뿐, 역시 특유의 웅얼거리는 목소리로 조교와 나를 재미없게 만들었다. 당시 모기가 워낙 많아 얼굴에 망 같은걸 쓰고있었는데, 양봉하시는 분들이 쓰는 그것,, 그것때문에 사람얼굴이 제대로 식별이 되지않았던 날이었다. 한참을 조교와 떠든다고 정신이 없는데 조용히 앞만보던 그녀석이 '오늘올꺼야' 라고 하는것이었다. 우리와 마주보고 있던 조교는 그녀석 얼굴이 가려져 제대로 캐치를 못한거 같았는데 바로옆에 있던나는 분명히 들을수 있었다. 자는줄 알고 잠꼬대 하나 싶어 무시하고 하던얘기를 계속하는데 그녀석이 갑짜기 우리말을 끊으며 그 문제의 전봇대와 전봇대 사이를 가르키며 전에 없던 또릿또릿한 목소리로 한마디 했다. '지옥으로 통하는 문이있습니다' 그때 난 처음으로 이녀석이 똑바로 말하는것 들을수 있었다. 조교역시 그녀석이 문제의 웅얼거림의 소유자라는걸 아는지라 조금 놀랜거 같은 눈치였으나 그 지옥으로 통하는 문에대해 궁금해 했다. 허나 그녀석은 어떻게 지옥으로 통하는지 아느냐, 니눈엔 보이느냐, 놀리느냐 라는 빈정섞엔 조교말을 지긋이 누르면서 '차원의 이동은 눈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라고 한뒤 그뒤는 더이상 얘길해주지 않았다. 조교는 사람놀리는 거냐며 무차별 쌍욕을 가했고 그녀석입엔 죄송합니다 잘모르겠습니다 만 연발할뿐 더이상은 들을수 없었다. 무사히 근무가 끝났다. 근데 그녀석의 말하는 그 목소리 톤과 지옥으로 통하는 문이 걸려 미칠꺼같았다. 그당시 귀신이런거 때려죽여도 믿지는 않았지만 자꾸 소름이 돋는 것이었 고 더구나 하필 그 문제의 녀석이란게 더 걸렸다. 32번 이시키는 왜아프고 지랄이냐며 속으로 욕을 엄청하며 내무실로 향했다. 총기함을 거치시키려면 키가필요한데.. 당직사관은 자느라 목에건 총기함키를 뺼수가 없었다. 할수없이 조교는 아랫층에 가서 키를 가져온다고 갔고 나는 그녀석과 단둘이 공허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근데 이눔시키가 난데없이 지옥으로 통하는 문에대해 말을 하는것이었다. 거기있던 화장실과 쓰지않는 건물엔 자살을 부르는 기운이 맴돈다고.. 그기운의 발산지는 전봇대와 전봇대 ( 전봇대같이 생긴거) 사이의 기운으로 인해 실례로도 자살한 사람이 엄청 많았을 것이라고. 이 얘기도 그당시 무서웠으나 더 나를 무섭게 만든건 그녀석의 말하는 태도.. 보통 사람이 얘길하면 눈과 눈을 보거나, 못해도 마주보고 얘기하는게 정석인데 그자식은 내옆에서서 고개를 푹 숙인채 땅을 보고 얘길하는 것이었다. 뭐에 홀린사람처럼.. 진짜 너무 공포스러워 얼어있는 상태였는데 키를 가지고 있는 조교가 올라왔다. 키가 한두개도 아닌데 찾느라 힘들었다며 궁시렁거리며 좌물쇠를 열고 우리 총기를 받고 씻을려면 불침번한테 얘기하고 씻으라고 한뒤 홀연히 떠나버렸다. 당연히 나는 잠도오고 피곤해 죽을꺼같고 다음날 실 사격이라 피곤하면 사고가 날까봐 그냥 자려는데 그녀석이 자긴 씻고 싶다고 같이가달라고 했다. 전우조 라는 것때문에 혼자 보낼수도 없는 상황이긴 했지만 , 그날따라 이녀석이 뭔가를 터트릴것같은 기분에 그냥 같이 씻기로 했다. 세면빽을 챙겨 불침번한테 얘기한뒤 화장실로 향했다. 구식 막사라 샤워장과 화장실이 같이된곳이었는데 그녀석은 대뜸 나한테 하는말이 '넌 앞쪽가서 씻어' 이러는 것이었다. 앞이라면 서로의 몸을 볼수없지만 존재는 확인이 가능한 그런곳인데 그말을 들었을때 좀 이상했긴 했지만 그 등에있는 문신이 떠올랐다 문신이 부끄러운가? 라는 생각에 알았다는 말고 동시에 우선 장시간 배출하지 못한 배설물때문에 옷도 벗지않은채 변소를 향해 달려들었고 그녀석은 씻는 준비를 하는지 멀지않은 거리에서 세면빽 여는지 옷을 벗는지 지퍼여는소리가 삑삑거리며 들려왔다.. 근데 일을 보고있는데 물소리가 좀 씻고있는 그녀석 물소리가 좀 독특했다. 줄줄줄줄 뚝.......... 줄줄줄줄 뚝.......... 줄줄줄줄 뚝.......... 줄줄줄줄 뚝.......... 뚝............................................... 물을 아껴쓰는 진정한 한국인이라 생각하고 좋은생각 을 열심히 읽으며 배설물들을 해방시키는데 바로옆은 아니고 옆옆칸에 문이 아주작은 소리로 닫히는 소리가 났다 도둑이 남의집 몰래 들어갈때 여는 방법같은 그런 아주 미세한 소린데 끝까지 문을 닫지는 않았는지 문잠그는 소린 들리지않았다.. 미세하지만 사부작 거림이 들려왔고 밖에 녀석의 물소리도 들리지 않았으며 세면대쪽은 인기척이 없어서 당연히 그녀석도 일을 보니싶어서 그냥 내할일에 집중한뒤 몇분뒤처리하고 나왔다. 근데 문을 열자마자 바로앞 세면대에그녀석이 홀랑 벗은채로 세면대에 고개를 푹숙인채 뭔가를 손톱을 뭘로 깎는지 사각사각 깎고있는 옆모습이 보였다. ???? 나가는 소리는 내가 책에 집중해서 못들었나.. 하는 의문과 바람때문에 아까 그소리가 난건가.. 하고 별 생각없이 문을 나서서 그녀석 뒤 세면대로 향했다. 옷을 척척 벗고있는 와중에 ... 아차 그녀석이 반댓쪽가서 씻으랬는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옷은 이미 벗었고 그녀석도 내가 오는걸 봤겠지, 괜찮으니까 아무말 안했 겠지 하며 옷을 다 벗은후 세면대앞 거울을 봤다 . 우린 서로 등지고 있었지만, 그녀석 세면대와 내 세면대 거울은 마주보고 있었기에 거울과 거울때문에 우린 서로 얼굴 등 앞뒤를 다 확인 할수있었다 어쩔수없이 그녀석 등을 보았고 자연스레 문신을 보았는데 그 문신에 '살려줄까' 라고 적혀있었다. 분명 내가 전날 새벽에 밝은 조명으로 확인 하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일반 내가아는 그런 글자들이 아니었다 .. 거기다 더 놀란것은 거울과 거울사이로 등과함께 그녀석 얼굴이 보이는데.. 날보며 웃고있었다..................... '흡' 나도모르게 이소리가 나왔고 곧바로 그녀석을 돌아봤는데 거울을 통해봤단 살려줄까 는 온데간데없고 상형문자 비슷한 그러 문구만 있을뿐.. 거기다가 그녀석은 뭔가를 열심히 하는지 사각사각 깎아댔고 난 나도모르게 그녀석을 발로 한대 툭 찼다.. 근데 나를 돌아보는 그녀석은 아까 날보며 웃던 그녀석 얼굴이 아닌 그냥 평소의 멍한 그얼굴이었고 날보며 무척이나 놀란듯이 "언제왔어?" 이랬다................. ??????????? 이게 지금 누굴 놀리나 싶어서 다짜고짜 "아까 거울로 나 봤다아이가" 이랬더니 자긴 본적었다고 평소의 말없는 웅얼거림으로 그냥 귀찮다는 듯이 씻기 시작했다. 당황스러웠고 이녀석이 분명 사각사각하며 날봤는데 하며 대체 뭐길래 사각사각 소리가 나냐 싶었는데 그녀석은 단지 비누로 손을 씻고 있었다. 도저히 비누로는 사각사각 소리가 나지않을 분더러 사각사각 소리날 물건이 없었다. 그녀석은 단지 비누각 하나만 들고왔을뿐.. 모든게 너무 이해안됐고 가장먼저 살려줄까 가 가장 이해되질않았다. 잘못봤나 싶어서 멍하니 씻는둥 마는둥 하고 화장실을 나왔다. 그녀석이 먼저 나가고 문을 여는데 녹쓸대로 쓸어 제대로 열리지 않는 문은 다시한번 나로하여금 그녀석이 힘도없는 한심이라고 느끼게 했다. 화장실 불끄기전 뭐 놔두고 없나 두리번 거리는데 별탈없어서 그냥 보고후 잠자리에 누웠다. 잠자리에 눕고 한참을 자려하는데 아까 불끄기전 뭐 놔두고 없나 두리번 거렸던 그 화장실에 두개있던 창문은 이미 닫혀있었다. 하나있는 출입문은 닫고 들어왔다. 열고오면 물소리가 사람들 깨운다고 철저하게 지켜지는 것이기에.. 소름이 쫙끼치는 그순간.... 나는 아직 그게 잠든건지 기절한건지 모르지만 정신을 잃고 눈을 떴을때 기상나팔이 나를 깨웠다. 도대체 그게 뭐였을까 한참을 생각하다 그녀석에게 어제 화장실 왔냐고 그것부터 물어봐야겠다 싶었다. 그날은 고폭탄 실사격이라 아침점호후 바로 식사뒤 포군장을 싸서 행군을 시간해야 하는 상황이라 평소보다 정신이 없었다. 그래서 어제일은 까마득하게 잊은채 행군을 시작했다. 하다보니 역시 어제 그 살려줄까와 거울속 웃는 그녀석 그리고 화장실문을 닫았던 존재가 생각이나 반대차선쪽 대각선에 힘겹게 걸어가는 그녀석을 보았다. 잘못봤겠지.. 하며 안도하려는 찰나, 내눈앞에.. 바로 그녀석앞에 걸어가는 훈련병이 메고있던 포판이 뭔가 휘엉청 거리는게 보였다. 어어어어어어?? 하는 순간 그녀석의 포군장 끈이 찢어지며 포판이 흘러 고개푹숙이고 걸어가던 그녀석의 발등을 강타하는걸 보았다.. 그리고 너무나도 아파하며 쓰러지는 그녀석을 바라본게 내가본 그녀석 마지막 모습이었다. 그녀석은 그 사고후 의무대로 이송되었고, 우리는 사격을 마쳤으며 퇴소하고 각자 자대를 향해 가던 날 그녀석은 보이지 않았다. 6년전 이라 시간이 흘렀지만 그당시 몇몇 훈련소부터 그때 같은 내무실 썼던 네명의 동기가 있는데 다들 돌머리라 그런지 그녀석 이름을 기억못한다. 나역시 그렇게 잊혀지지 않을 이름이었는데 어째서인지 그당시 14명의 분대원중 그녀석 이름만 기억나지 않는다. 단지 문씨 성과 일산에 거주했다는 것만알뿐 .. 아직까지 그날의 살려줄까와 거울속 날보며 웃던 그녀석, 그리고 화장실에 들어온게 과연 그녀석인지 아무것도 해결이 안된다. 전혀 무섭지 않겠지만 나에게는 정말 소름돋는 일이었고 아직까지 악몽속에 거울속 그녀석 얼굴이 나오기도한다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청춘의 여름날
바야흐로 때는 2005년 내가 갓 훈련병 티를 벗을랑 말랑하던 시절이었다.
논산훈련소 지옥같은 무더위속에 23연대 생활을 무사히 마치고
81mm 보직으로 인한 후반기교육을 바로옆 27연대에서 하게되었는데
이미 한달 이상을 훈련병 생활을 해온지라 적응 하는것엔 문제가 없었다.
다만 같이 훈련받던 몇몇 동기를 제외하곤 전부 생소한 얼굴이라
아직 서로의 낯을 가리기 급급했던 것 같다.
어짜피 2주면 자대배치후 영영 빠이빠이 할 사람들이니까 별 신경도 쓰지않았는데..
하루이들 사흘나흘 생활해보니 별 탈없는 동기이자 친구들이었지만
딱한명 신경쓰이는 녀석이 있었으니..
내 옆옆 훈련병 녀석이었는데 유난히 눈밑이 컴컴하고 작은눈 마른몸 검을얼굴
외소한 체구까지 과연 저친구가 81mm박격포를 들고 훈련을 할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정적으로 그녀석은 몇연대 몇중대에서 온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보통 자기가 속한 소대에서 못해도 너댓명은 오게되는데 그녀석은 아무도 없었었다.
심지어 입대도 우리보다 한달 가량 빨랐으니 도대체 이녀석은 뭘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내성적인 성격이라 그런지 휴식할때나 생활할때 좀처럼 입을 열지않고 웅얼거리는
관등성명으로 조교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만드는 그녀석으로 인해 우리소대는 점호때나
훈련시 아주 엄청 욕을 많이 먹었다. 자연스레 그녀석은 은따로 전락했다.. 불과 4일만에..
앞서말했듯 2주짜리 후반기 교육이라 1주차땐 조용히 넘어갔다. 그녀석의
스플레쉬데미지로 식당 당번 청소가 빡쎘긴 했지만 전 연대처럼 특이사항은 없었고..
어느새 퇴소를 삼일앞둔 화요일이 다가왔다.
그당시 훈련병도 전반기 한번 후반기 한번 조교1명과 훈련병 3명으로 경계교육을 나가게
되었는데 재수없게 나는 퇴소전날 경계교육 일정을 받게되었다.그러니까 수요일..
그 전날.. 화요일에서 수요일 넘어가는 새벽에 30번 훈련병과 함께 불침번 근무를 마친후
후번 근무인 32번과 문제의 그녀석을 깨우러 갔는데.. 여름이라 당시 런닝만 훌렁 입고
다니는 시절이라 맨살이 다보이는 상황이었다. 그 문제의 녀석 오른쪽 등에 어두워서
자세히는 보지못했지만 뭔가가 적혀있었다. 문신인듯한 그 형상은 한국어.일어.한문
그 어느것도 아닌 좀 특이한 모양이었지만, 누구도 그녀석 등에 저런게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없었기에 좀 놀라웠다. 생각해보면 그 누구도 그녀석 씻는모습을 유심히 지켜보는
사람이 없었었을수도 있다고 하나 우선 나는 샤워하는것 본적없기에 그냥 특이한 놈이군
이라 생각하고 그녀석을 깨우려고 후레쉬를 비추려는데...
이자식이 놀랍게도 '펜'을 꽉쥔채 눈을 뜨고 엎드려 있는것이었다.
미리 깼나? 생각에 그냥 둘을 깨우고 난 30번과 잠이 들었다.
다음날 기상 나팔소리에 정신없에 모포를 개고있는데 32번 이자식이 미동이 없었다.
아직 자는가? 생각에 발로 차고 흔들고 하니 열이 불덩이가 된채로 허옇게 되어있었다.
부랴부랴 의무관을 불러 데리고 의무대로 후송시키고난후 소란스럽던 그날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그날은 사격이 있던 날이었다. 실제 쓰는 무기와 가장 비슷한 형태로 만들어진
총으로 치면 공포탄 사격과 같은것이었고. 퇴소 전날인 목요일은 실제 쓰는 그 무기를
사격하기로 되어있었는데. 연습용탄이라 해도 워낙 위험한 물건인지라 하루종일
정신없이 긴장한채로 연습을 하고나니 하루가 너무나 빨리 지나가버렸다.
그리고 문제의 그날밤.
어찌된일인지 경계근무를 나가야 된다는 생각이 짜증이 확 올라와있어 저녁내내 틱틱
거리다가 푹자야 나중에 세시타임에 근무를 나가지,, 하는 생각에 마냥 자고만 싶어서
점호가 끝나기 무섭게 딥 슬립에 들어갔다.
잠시 눈을감았다 다시뜨니 불침번이 와서 경계근무 나가야된다고 장구류 차고 준비
하라고 날 깨웠다.. 비몽사몽으로 준비해서 밖에 나가니 문제의 그녀석은 어느새 준비를
마치고 특유의 무표정에 멍한표정으로 멀찌감치 서있었다.
근데.. 어찌된일인지 그날은 나도그렇고 당직 사관도 그렇고 부사관도 그렇고..
캐치 하지 못한게 있었는데, 바로 32번의 존재였다.
분명 분대장 1명에 훈련병 3명이 가야되는데 32번이 의무대 갔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당직사관은 왜 나와 그녀석에게 말을 안했냐며 쌍욕을 퍼부웠으나 물론 내잘못
이라 할말없었었다. 헌데 이자식은 같은 전우조 ( 자살 ,탈영을 방지하기 위한 3명의조직,
당시 나는 29번과 30번과 함께 전우조. 그녀석은 32번과 34번과 전우조) 면서 왜 얘길
안했는지 이해할수 없었다. 참 볼수록 마음에 안드는 녀석이었다.
어쩔수 없이 임의로 그날은 분대장 하나와 나와 그녀석이 근무를 나가게 되었다.
달이 유난히 밝던 그날 여름이라 그런지 귀뚜라미소리가 귀청을 때렸고 우리의 근무지는
언제 지었는지 알수없는 화장실 하나와 쓰지않는 건물 이 줄지어있는 어느 곳이었는데
전방을 보니 전봇대 비스무리한게 두개가 딱 서있었다 간격은 10~15미터정도 되었던거
같다.
근무 나가면 조교와 그런대로 편한 대화를 주고받게 되는데 역시나 그녀석은 조교의
사적이 농담을 요구하는말에 일상적인 대답만 할뿐, 역시 특유의 웅얼거리는 목소리로
조교와 나를 재미없게 만들었다.
당시 모기가 워낙 많아 얼굴에 망 같은걸 쓰고있었는데, 양봉하시는 분들이 쓰는 그것,,
그것때문에 사람얼굴이 제대로 식별이 되지않았던 날이었다.
한참을 조교와 떠든다고 정신이 없는데 조용히 앞만보던 그녀석이
'오늘올꺼야'
라고 하는것이었다. 우리와 마주보고 있던 조교는 그녀석 얼굴이 가려져 제대로
캐치를 못한거 같았는데 바로옆에 있던나는 분명히 들을수 있었다.
자는줄 알고 잠꼬대 하나 싶어 무시하고 하던얘기를 계속하는데 그녀석이 갑짜기
우리말을 끊으며 그 문제의 전봇대와 전봇대 사이를 가르키며 전에 없던 또릿또릿한
목소리로 한마디 했다.
'지옥으로 통하는 문이있습니다'
그때 난 처음으로 이녀석이 똑바로 말하는것 들을수 있었다.
조교역시 그녀석이 문제의 웅얼거림의 소유자라는걸 아는지라 조금 놀랜거 같은
눈치였으나 그 지옥으로 통하는 문에대해 궁금해 했다.
허나 그녀석은 어떻게 지옥으로 통하는지 아느냐, 니눈엔 보이느냐, 놀리느냐
라는 빈정섞엔 조교말을 지긋이 누르면서
'차원의 이동은 눈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라고 한뒤 그뒤는 더이상 얘길해주지 않았다.
조교는 사람놀리는 거냐며 무차별 쌍욕을 가했고 그녀석입엔 죄송합니다 잘모르겠습니다
만 연발할뿐 더이상은 들을수 없었다.
무사히 근무가 끝났다. 근데 그녀석의 말하는 그 목소리 톤과 지옥으로 통하는 문이 걸려
미칠꺼같았다. 그당시 귀신이런거 때려죽여도 믿지는 않았지만 자꾸 소름이 돋는 것이었
고 더구나 하필 그 문제의 녀석이란게 더 걸렸다. 32번 이시키는 왜아프고 지랄이냐며
속으로 욕을 엄청하며 내무실로 향했다.
총기함을 거치시키려면 키가필요한데.. 당직사관은 자느라 목에건 총기함키를 뺼수가
없었다. 할수없이 조교는 아랫층에 가서 키를 가져온다고 갔고 나는 그녀석과 단둘이
공허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근데 이눔시키가 난데없이 지옥으로 통하는 문에대해 말을 하는것이었다.
거기있던 화장실과 쓰지않는 건물엔 자살을 부르는 기운이 맴돈다고..
그기운의 발산지는 전봇대와 전봇대 ( 전봇대같이 생긴거) 사이의 기운으로 인해
실례로도 자살한 사람이 엄청 많았을 것이라고.
이 얘기도 그당시 무서웠으나 더 나를 무섭게 만든건 그녀석의 말하는 태도..
보통 사람이 얘길하면 눈과 눈을 보거나, 못해도 마주보고 얘기하는게 정석인데
그자식은 내옆에서서 고개를 푹 숙인채 땅을 보고 얘길하는 것이었다.
뭐에 홀린사람처럼..
진짜 너무 공포스러워 얼어있는 상태였는데 키를 가지고 있는 조교가 올라왔다.
키가 한두개도 아닌데 찾느라 힘들었다며 궁시렁거리며 좌물쇠를 열고 우리 총기를 받고
씻을려면 불침번한테 얘기하고 씻으라고 한뒤 홀연히 떠나버렸다.
당연히 나는 잠도오고 피곤해 죽을꺼같고 다음날 실 사격이라 피곤하면 사고가 날까봐
그냥 자려는데 그녀석이 자긴 씻고 싶다고 같이가달라고 했다.
전우조 라는 것때문에 혼자 보낼수도 없는 상황이긴 했지만 , 그날따라 이녀석이 뭔가를
터트릴것같은 기분에 그냥 같이 씻기로 했다.
세면빽을 챙겨 불침번한테 얘기한뒤 화장실로 향했다.
구식 막사라 샤워장과 화장실이 같이된곳이었는데 그녀석은 대뜸 나한테 하는말이
'넌 앞쪽가서 씻어'
이러는 것이었다.
앞이라면 서로의 몸을 볼수없지만 존재는 확인이 가능한 그런곳인데
그말을 들었을때 좀 이상했긴 했지만 그 등에있는 문신이 떠올랐다
문신이 부끄러운가? 라는 생각에 알았다는 말고 동시에
우선 장시간 배출하지 못한 배설물때문에 옷도 벗지않은채 변소를 향해
달려들었고 그녀석은 씻는 준비를 하는지 멀지않은 거리에서
세면빽 여는지 옷을 벗는지 지퍼여는소리가 삑삑거리며 들려왔다..
근데 일을 보고있는데 물소리가 좀 씻고있는 그녀석 물소리가 좀 독특했다.
줄줄줄줄 뚝..........
줄줄줄줄 뚝..........
줄줄줄줄 뚝..........
줄줄줄줄 뚝..........
뚝...............................................
물을 아껴쓰는 진정한 한국인이라 생각하고 좋은생각 을 열심히 읽으며 배설물들을
해방시키는데 바로옆은 아니고 옆옆칸에 문이 아주작은 소리로 닫히는 소리가 났다
도둑이 남의집 몰래 들어갈때 여는 방법같은 그런 아주 미세한 소린데 끝까지 문을
닫지는 않았는지 문잠그는 소린 들리지않았다..
미세하지만 사부작 거림이 들려왔고 밖에 녀석의 물소리도 들리지 않았으며
세면대쪽은 인기척이 없어서 당연히 그녀석도 일을 보니싶어서
그냥 내할일에 집중한뒤 몇분뒤처리하고 나왔다.
근데 문을 열자마자 바로앞 세면대에그녀석이 홀랑 벗은채로 세면대에
고개를 푹숙인채 뭔가를 손톱을 뭘로 깎는지 사각사각 깎고있는 옆모습이 보였다.
???? 나가는 소리는 내가 책에 집중해서 못들었나.. 하는 의문과
바람때문에 아까 그소리가 난건가.. 하고 별 생각없이 문을 나서서 그녀석 뒤 세면대로
향했다.
옷을 척척 벗고있는 와중에 ... 아차 그녀석이 반댓쪽가서 씻으랬는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옷은 이미 벗었고 그녀석도 내가 오는걸 봤겠지, 괜찮으니까 아무말 안했
겠지 하며 옷을 다 벗은후 세면대앞 거울을 봤다 .
우린 서로 등지고 있었지만, 그녀석 세면대와 내 세면대 거울은 마주보고 있었기에
거울과 거울때문에 우린 서로 얼굴 등 앞뒤를 다 확인 할수있었다
어쩔수없이 그녀석 등을 보았고 자연스레 문신을 보았는데 그 문신에
'살려줄까'
라고 적혀있었다.
분명 내가 전날 새벽에 밝은 조명으로 확인 하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일반 내가아는
그런 글자들이 아니었다 .. 거기다 더 놀란것은
거울과 거울사이로 등과함께 그녀석 얼굴이 보이는데..
날보며 웃고있었다.....................
'흡' 나도모르게 이소리가 나왔고 곧바로 그녀석을 돌아봤는데
거울을 통해봤단 살려줄까 는 온데간데없고 상형문자 비슷한 그러 문구만 있을뿐..
거기다가 그녀석은 뭔가를 열심히 하는지 사각사각 깎아댔고 난 나도모르게 그녀석을
발로 한대 툭 찼다..
근데 나를 돌아보는 그녀석은 아까 날보며 웃던 그녀석 얼굴이 아닌 그냥 평소의
멍한 그얼굴이었고 날보며 무척이나 놀란듯이
"언제왔어?"
이랬다.................
??????????? 이게 지금 누굴 놀리나 싶어서 다짜고짜
"아까 거울로 나 봤다아이가"
이랬더니 자긴 본적었다고 평소의 말없는 웅얼거림으로 그냥 귀찮다는 듯이
씻기 시작했다.
당황스러웠고 이녀석이 분명 사각사각하며 날봤는데 하며 대체 뭐길래 사각사각
소리가 나냐 싶었는데
그녀석은 단지 비누로 손을 씻고 있었다.
도저히 비누로는 사각사각 소리가 나지않을 분더러 사각사각 소리날 물건이 없었다.
그녀석은 단지 비누각 하나만 들고왔을뿐..
모든게 너무 이해안됐고 가장먼저 살려줄까 가 가장 이해되질않았다.
잘못봤나 싶어서 멍하니 씻는둥 마는둥 하고 화장실을 나왔다.
그녀석이 먼저 나가고 문을 여는데 녹쓸대로 쓸어 제대로 열리지 않는
문은 다시한번 나로하여금 그녀석이 힘도없는 한심이라고 느끼게 했다.
화장실 불끄기전 뭐 놔두고 없나 두리번 거리는데
별탈없어서 그냥 보고후 잠자리에 누웠다.
잠자리에 눕고 한참을 자려하는데
아까 불끄기전 뭐 놔두고 없나 두리번 거렸던 그 화장실에
두개있던 창문은 이미 닫혀있었다.
하나있는 출입문은 닫고 들어왔다. 열고오면 물소리가 사람들 깨운다고
철저하게 지켜지는 것이기에..
소름이 쫙끼치는 그순간.... 나는 아직 그게 잠든건지 기절한건지 모르지만
정신을 잃고 눈을 떴을때 기상나팔이 나를 깨웠다.
도대체 그게 뭐였을까 한참을 생각하다 그녀석에게 어제 화장실 왔냐고 그것부터
물어봐야겠다 싶었다.
그날은 고폭탄 실사격이라 아침점호후 바로 식사뒤 포군장을 싸서 행군을 시간해야
하는 상황이라 평소보다 정신이 없었다. 그래서 어제일은 까마득하게 잊은채 행군을
시작했다. 하다보니 역시 어제 그 살려줄까와 거울속 웃는 그녀석 그리고 화장실문을
닫았던 존재가 생각이나 반대차선쪽 대각선에 힘겹게 걸어가는 그녀석을 보았다.
잘못봤겠지.. 하며 안도하려는 찰나, 내눈앞에.. 바로 그녀석앞에 걸어가는 훈련병이
메고있던 포판이 뭔가 휘엉청 거리는게 보였다.
어어어어어어?? 하는 순간 그녀석의 포군장 끈이 찢어지며 포판이 흘러
고개푹숙이고 걸어가던 그녀석의 발등을 강타하는걸 보았다..
그리고 너무나도 아파하며 쓰러지는 그녀석을 바라본게 내가본 그녀석 마지막
모습이었다.
그녀석은 그 사고후 의무대로 이송되었고, 우리는 사격을 마쳤으며
퇴소하고 각자 자대를 향해 가던 날 그녀석은 보이지 않았다.
6년전 이라 시간이 흘렀지만 그당시 몇몇 훈련소부터 그때 같은 내무실 썼던
네명의 동기가 있는데 다들 돌머리라 그런지 그녀석 이름을 기억못한다.
나역시 그렇게 잊혀지지 않을 이름이었는데 어째서인지
그당시 14명의 분대원중 그녀석 이름만 기억나지 않는다.
단지 문씨 성과 일산에 거주했다는 것만알뿐 ..
아직까지 그날의 살려줄까와 거울속 날보며 웃던 그녀석, 그리고 화장실에 들어온게
과연 그녀석인지 아무것도 해결이 안된다.
전혀 무섭지 않겠지만 나에게는 정말 소름돋는 일이었고
아직까지 악몽속에 거울속 그녀석 얼굴이 나오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