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상처를 주었습니다

직딩녀2011.11.01
조회52

안녕하세요

고향은 강원도지만 직장때문에 분당 기숙사에 살고 있는

24살 직딩녀에요

 

날씨가 추워져서 엄마한테 겨울옷 좀 보내달라고 얘기하려다가

울면서 전화를 끊었습니다

 

부모님이 자영업을 하시는데  사업하는데 돈이 조금 부족하니

그동안 저축해 놓은 제 통장에서 돈을 빼서 쓰겠다고 하십니다

 

 

사실 그동안 다달이 월급의 반이나 1/3정도 집에 보냈던 돈 엄마가 3개월전에

제 명의로 적금통장 만들어 준거였는데

 

다시 집에 돈이 필요해서 가져다 쓰겠다고 하니깐

불쑥 화도 나고 너무 속상했습니다

 

 

분명 저에게 적금통장을 줄때는 이제 집에 돈 필요 없어서 니 돈 다 갚는거라고 했는데

그새 왜 또 돈이 부족한건가

 

 

왜 우리집은 늘 이렇게 제자리 걸음인가

왜 형편이 더 나아지지 않는것인가

남들이 볼때는 땅도 있고 번듯한 공장도 있는데

왜 이 빚더미에서 벗어날 순 없는것인가

 

 

또 속상했습니다

 

장녀라 집에 대한 걱정이 아무래도 남동생보다 더 많기도 하지만

어렸을때부터 돈이 없는 우리 집이 싫었습니다

 

 

돈이 너무 없어서 초등학교 때까지는 가끔 엄마가 사주는 옷 빼고는

거의 남의 집에서 얻어 온 옷들로 옷을 입어야했구요

너무 입고 싶었던 빨강색  나팔바지는 시장통에서 울고 불고 떼를 써서

겨우겨우 샀더랬습니다

 

학생때 매점한번 마음 편하게 간적 없구요

 

그러다 대딩때 조금 형편이 풀리는듯 했지만

아빠 욕심에 사업 늘리다가 더 큰 빚덩이에  올라앉아

더 큰 절망과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로 들어왔어요

 

 

사실 그때에 비하면 지금 우리 집의 형편 괜찮아요

그리고 사업이 아예 안풀리는것도 아니고

다만 사업 진행에 돈이 필요한데 더이상 큰형님댁에 손을 벌릴수 없어서

제일 쉬운 제 돈을 가져다 쓰겠다는데

 

 

자식된 도리로서

당연히 마음 편하게 쓰세요 라고 말해야 했던건데,

그리고 그걸 엄마는 바랬던 건데

 

 

제가 너무도 버릇없게..

 

 

자꾸 돈 줬다뺏다 하지 말고 그냥 계속 써  쭉,

나중에 진짜 필요 없으면 그 때 줘 라고 했습니다

 

엄마가 조금 화가난듯 저를 타일렀는데

전 더 열 받아서

 

그니깐 그렇게 적금 부어놨다가 빼면 어차피 의미없으니깐

계속 쓰라구요  ..

 

엄마가 무슨 말을 그렇게 하냐며

너 이 지지배 라고 화를 냈습니다

 

 

전화를 끊을때쯤엔 나도 너무 속상해서 이미 눈물이 가득 담긴 목소리로 애기했고

 

알겠어 집에 100만원  보낼께 라고 전화를 끊으며

엄마도 알겠다고 했지만 너무나 기운이 없는 목소리였습니다 .....

 

전화를 끊고 엉엉울었네요

5분이나 지났을까

아빠가 전화가 와서는

 

 

엄마가 나랑 통화하고 나서 울고 있는데 자초지종을 얘기해 보라며 ..

 

 

에휴

 

 

전 이게 저의 트라우마 인가봐요

그냥 이렇게 돈에 얽메여서 사는거 참 의미 없다는거 너무나 잘 아는데

그런데도

 

돈때문에 날 속상하게 하면 그걸 이길수가 없어요

 

어떡하죠 ?

이렇게 힘들때면 정말 속세를 모두 버리고

머리 빡빡깍고 절에 들어간다면 모두 초탈하려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

 

엄마한테 죄송하다고 문자 보내놨는데

지금 통화하면 어차피 흥분이 가라앉지도 않아서 안될것 같고

왜 말을 그렇게 했을까 또 후회가 밀려 오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