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행복해 보인다고 하는 우리.. 하지만..

2011.12.21
조회1,726

우울해요..

지난주에 식을 올린 새댁이에요.. 이십대중반이구요.. 남편은 삼십대 초중반이구요..

제가 왜 이 나이에 사랑받지도 못하는 결혼을 하게 되었는지 후회스럽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용기없는 제 자신이 한심하고.. 우울하기만 해요..

남편은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참 좋은 사람이에요..

신혼여행 가서도 다른 부부들이 어쩜 그렇게 자상하냐고 정말 부럽다고 할 정도니까요..

남편 주변 모든 사람들, 제 주변 사람들까지 모두 남편이 저한테 한없이 다정다감하고

사랑 듬뿍 주는 사람인줄 알아요..

둘이 있으면 저랑 얘기도 안 하고 핸드폰 게임만 하는데요..

자기는 둘이 있으면 심심하대요.. 다른 사람들이랑 다같이 웃고 어울리는게 좋대요..

저는 잘 모르는 사람들이랑 웃고 떠드는 자리가 의미없다고 생각되서 잘 안 어울리는 편이고

남편은 시간낭비일지라도 그냥 그 시간만 즐거우면 된다는 주의에요..

남편네 집은 혼자 계신 시어머니, 남동생 이렇게 3식구인데 정말 자주 어울려요..

연애때도 일주일에 6번은 매일 만난거같아요..

제가 대학을 타지로 와서 자취중이다가 졸업무렵 남편을 만났는데

혼자 지내는게 안쓰러워서 남편네 동네로 자취방을 옮겼거든요..

남편네는 작은 식당을 하는데 남편이 가게를 비울수없으니까 거의 매일 들렀어요..

주중에는 불만없이 가서 일도 돕고 그러는데 주말에는 남동생이 회사를 쉬니까 가게를 같이 봐주는데

토,일중에 하루라도 둘만 데이트하길 원했는데..

자기네 가족이랑 밥 먹자고 하는걸 거절했다고 대판 싸웠어요.. 자기네 식구니까 무조건 같이 어울려야 한데요.. 아니면 헤어지자고 그래요..

저희집은 그렇게 자주 어울리는 편도 아니고 저는 고민이 있어도 엄마한테는 티를 안내고 혼자 해결하는 편이에요.. 남편이랑 연애때 그렇게 싸워도 한번도 엄마한테 말해본적이 없어요..

남편은 가족들이랑 그런얘기까지 다 공유했었나봐요.. 한번 헤어졌을때 시어머니가 다 말씀하시더라구요..

헤어지고 싶었는데.. 이미 양가인사에 친구들에 결혼까지 한달 남은 시점에서 헤어질수없었어요..

연애 초기에는 정말 자상했어요.. 제가 일하면서 위염에 걸렸는데 새벽에도 병원에 데리고 가고

약 사다주고 정말 지극정성이었어요..

남편 가족들이랑 어울리지 않으면 남편 친구들이랑 어울려야 해요..

자기들 모임이 있는데 그 모임은 무조건 참석해야하고 항상 즐거워야 한대요..

친구들 모임은 저도 즐겁게 갈 수 있어요.. 남편이 가족모임으로 절 질리게만 하지 않았다면요..

연애초기를 제외하고는 남편네 동네로 이사온 뒤로는 둘이서 데이트한 기억이 거의 없어요..

지긋지긋해요.. 나는 동네 지리조차 잘 모르고 밤만 되면 깡패들이 어슬렁거려서 편의점조차 갈 수 없는

그런 곳에서 의지할 사람이라고는 남편밖에 없었는데 남편은 가족, 친구들이 우선이에요..

나는 둘이 싸우면 엄마한테는 물론이고 친구한테도 얘기를 잘 안해요.. 얼굴에 침뱉기 같아서..

근데 남편은 다 공유하나봐요.. 남편쪽 사람들은 공유하는게 당연한가봐요..

심지어 그쪽 여자친구들하고의 소소한 이야기들도 제 남편이 다 알고 가끔 저한테 얘기도 해요..-.-;

싸운얘기, 원인, 결과 등등... ...

우리 둘은 얘기가 없는데 자기 가족이나 친구들에 대한 말은 많이 해요..

어제는 신혼여행 후 양가 친척들한테 인사를 돌았어요..

근데 결혼하면 원래 여자쪽 어른들한테는 부모님빼고 인사 따로 안 하는건가요..?

(진짜 몰라서 묻는거에요;;)

남편네 어른들 돌자고 하니까 당연히 저희쪽 어른도 돌아야되는줄 알고.. 큰아버지네 3집 돌자고 했는데..

총 돌아야 되는 집이 7집이었는데 지방에서 서울까지 올라가야되니까 그날은 하루종일 운전하며 이동했어요..

남편네 어른들 다 돌고 4시 넘어서 우리쪽 어르신 도는데 마지막 집을 6시 40분에 들어가서는

외투도 안 벗고 얼굴은 굳어서 티비만 보고 과일 먹으라는데 한조각 먹고 다 거절하고..

하루종일 차에 과일을 얻어먹어서 배부른건 저도 마찬가지였지만 큰엄마께서 못내 서운해하시는게

눈에 보이더라구요.. 계속 저를 쳐다보길래 8시 되자마자 간다고 하고 나왔어요..

집에 내려가기 전에 경기도에 자기네 고모집에 한번 더 가야한데요..

자기 고모네 집에 가서는 외투도 벗고 아주 신이 났더라구요..

별거 아닌데 정말 서운하더라구요...

집에 오는길에 서운하다고 얘기하면서 친구들하고 약속 잡을때에도 제발 통보하지말고 어차피 갈껀데 시늉이라도 물어봐주라고.. 얘기했는데 (그날 또 친구들하고 영화보자고 약속을 잡더라구요.. 한참 이동하면서..)

제가 쌓이고 쌓인게 너무 서운해서 말이 퉁명스러웠어요..

그랬더니 또 성질을 버럭내요.. 자기네 가족이나 친구들하고 어울리는거에 대해서

조금만 불편함을 드러내면 그렇게 버럭버럭 해요.. 무서워죽겠어요.. 정말 가슴이 떨려요..

분명히 맞는말 한거 같은데 남편이 그렇게 버럭거리면 무서워서 제가 잘못했나 싶어요..

그 일 이후로 3시간을 말 한마디 없이 집으로 내려왔어요.. 지금 신혼집 공사때문에 아직 따로 사는데

내려오는 길에도 제가 거는 말에는 대답하고 한마디도안하더니.. 지금까지도 연락이 없어요..

제가.. 오빠는 결혼을 했으면 부인이랑 자식이 일순위 아니냐고 했더니..

자기는 부인이랑 자식이랑 자기네 엄마랑 자기 동생이랑 자기네 친구들이 모두 묶어서 일순위래요..

누가 먼저일수도 없데요.. 제가 느끼기에는 자기 엄마랑 동생이 먼저이고 저는 뒷전인거같아요..

나는 둘만의 알콩달콩한 가정을 원하는데 남편은 자기네 엄마랑 동생이랑 함께 해야 한대요..

저는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외로워요.. 결국 제가 한 선택인데도.. 우울하고 힘들어요...

조금만 불만을 드러내면 버럭 성질부터 내서 제 입을 막아버려요..

처음 만났을떄는 안 그랬는데.. 언제부터인지 무서워요.. 이미 벌어진일이라 이제와서 어떻게 할수도 없어요..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해요..

근데 아무도 이런걸 몰라요.. 다들 제가 나이많은 남편한테 예쁨받고 사는줄 알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