껌딱지 경민

껌딱지 엄마2012.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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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둘째 경민이의 별명이 껌딱지인데..왜 껌딱지냐..지는 나한테 딱! 붙어있고, 또 계속 딱! 붙어있고싶어서 껌딱지라는데..
지 역사가 껌과 함께니 껌딱지지 괜히 껌딱지가 아니라고~
오랜만에 일기를 쓰려고 자세를 고쳐 잡고 정신통일 삼아 앞 벽을 보니..뭐냐.. 지난 기말 시험 범위 적어 놓느라 벽에 붙여 놓은 A4용지 가장 자리에 눌리켜져 있는 껌 두 덩어리..하나는 단물이 덜 빠졌는지..약간 진한 베이지색, 하나는 하얗다 못해 번질거리기까지 한 넓직한 껌.. 넓직한 껌에는 새끼손가락만한 자국을 두개 딱 내 놓고는 그 바로 밑에 구멍 두개를 뚫어 놓아 흡사 사람 혹은 외계인 모양인게..버리지 마시오? 허..버리지 마시오!!라는 문구도 함께 적혀있다.
아...우리 경민이에게 껌의 역사를 빼 놓곤 13년 인생을 논할 수 없다.
언니가 있던 관계로 일찍 앞니 두 개, 아랫 니 네다섯개 날 적부터 껌을 즐겨 씹으셨드랬지..아니지..씹지 못했지..그냥 똑똑 앞니로 잘라 먹었지. 계속 씹어재끼다가 종국에는 뱉어야 하는 껌을 얘는 아기라서 그냥 씹어 삼켰지. 어느 날 똥만 싸면 피가 한쪽에 계속 묻어 나오길래 너무 겁이 나서 병원을 갔더니 껌이 장에 들러붙어 염증이 생겼고 똥을 싸면서 그 염증이 터져 피가 난다는 진단을 받은거야. 아..그 때부터 껌을 아예 씹지도 못하게 했었어야 했었나..하긴 언니가 씹어대는데 달라고 미친 듯이 조르는데 언니가 안주고 배겨나지 못했겠지..
그래도 똥에 피까지 본 마당에 그냥 볼 수 없어 껌을 조절시키다 뭐..어느 사이엔가는 씹어서 뱉을 줄 알길래 그냥 뒀지..
아...또..막..부아가 치밀어 오르려고 한다..일단 참고..후..하..흠!
뱉을 줄 아는 얘였지. 근데 휴지통에 안뱉어. 그걸 끝~~~~~~~~까지 씹어. 당최 안뱉고 있다가 꼭 입에 넣고 잠이 드는거야. 그럼 그 껌 어디가게? 잠이 들면 아이들은 입이 자연스럽게 벌어지잖아? 벌어지면 침이 흘러 애기들은. 그럼 경민이 입속에 있던 껌은 어떻게 될까? 그렇지! 침과 함께, 침과 한 몸이 되어 바로 침대보 혹은 배개 혹은 지 머리카락, 혹.은. 지 언니 머리카락에 흐르지..
한 번은 껌이 머리카락에 붙었는데, 애들이 잘 때 가만히 차렷자세로 안자잖아? 뒹굴었던거지. 껌이 좌에서 우로 거미줄처럼 붙은거야..것도..지 언니 머리에...
본의 아니게 샤기컷한 언니ㅠㅠ
지금도 우리 침대는 10구 중 7구는 시커멓게 컴이 들러붙어 있어. 13년 동안 붙인 껌이 색깔을 달리하면서 이 이불 저 베개에 붙어있는 거지.
이런 적도 있었어.
함평에 제사지내러 가는 도중에 뒷 자석에 지언니랑 둘이 앉아서 가다가 잠이 든거야. 산소에 도착할 즈음에 아이들을 깨웠지. 근데 큰 아이가 몸을 뒤척이다가 울상을 짓는거야. 봤더니 엉덩이 밑 가랑이 부분과 차 시트에 껌이, 그 망할 넘의 껌이 또 붙어있는 거야.
물론! 껌을 흘린 얘는 경민이지. 또 씹다가 잠이 들었는데 공교롭게도 언니 허벅지 위로 쓰러져 잔거지. 그리고 또 침과 함께 흘린거지, 껌을...ㅠㅠㅠㅠ
다행이 얼마 가지 않아 주유소가 있어서 종이컵에 휘발유를 받아 차에 비치되어 있던 칫솔에 묻혀 닦아 내는데..생활상식에서는 귀신같이 잘도 떨어지더만 막상해보니 냄새만 디립다 나고 늘렁늘렁해지기만 하지 잘 떨어지지 않더라고.
아..그 때는 정신이 빡 돌아서..우리 작은언니가 안 말렸으면 나 그 도로변에 애 놓고 갈 뻔했잖아. 진정 버리고 싶더라고..

아..그 껌의 역사는 아직도 진행 중이야..
언니랑 똑같은 이불을 사 줬는데 지 이불을 귀신같이 알아. 지 이불엔 껌이 꼭 붙어있거든. 시커멓게.
요즘에 컸지. 10대잖아. 근데도 껌을 참 좋아해. 질겅질겅 잘 씹어. 단물 빠지면 잘 뱉어. 어느 날 껌을 씹고 있는 걸 보고 그 날 오후나 그 뒷날 껌이 문득 생각나 달라고 하면 없어! 벌써 다 씹어대고 없는거야.
참..아구 아프지도 않는지 잘 씹어. 좋아해 ㅎㅎㅎㅎ
그래서 껌딱지지..
근데 웃긴게 그 껌딱지라는 것을 지가 지은거야. 씹는 껌하고는 연관도 못 짓고 그냥 엄마가 좋아서 껌딱지래. ㅋㅋㅋㅋ
경민아? 엄마가 볼 적엔 말이다..넌 씹는 껌의 껌딱지야.
한 번은 벽에 부러 껌을 붙여 놓길래 기겁을 해서 물어보니 나중에 다시 씹을거래. 순간 애가 이제 하다하다 우리 어릴 적 껌 귀하던 시절 하던 짓을 다 하는구나 싶어 더럽다고 그러지 말라고 했더니 한다는 소리가.
"왜? 할머니 집에서는 할머니가 씹던 껌 벽에 붙여 놓고 씹어도 된다고 해서 두 세개 붙여놓고 한꺼번에 할머니가 긁어줘서 먹은 적도 있는데?"이러는 거야............와.........나.........그 날 턱관절 빠지는 줄 알았잖아. 하두 어이없어 입 벌리고 있느라.
그러지 말라고 좋게 설명을 해 놨는데도..오늘..벽을 보니..껌이 두 개 떡 붙어있네..이런..긁어 먹기 전에 얼른 버려야 겠어. ㅠㅠ
경민아! 넌 10대소녀다. 언니처럼 너도 10대소녀기는 없이 어린이 다음에 바로 중년기냐..우리 집에 외적인 청소년이 둘인데 왜 성인남성 한 명(아빠)과 중년여성 세 명(엄마, 언니, 경민)이 사냐고요..ㅠㅠ 슬프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