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지긋지긋한 남아선호사상...

LHM2012.01.29
조회1,416

안녕하세요.

저는 평범한 여고생입니다.

 

이 판은 그저 제 마음을 털어놓을 곳이 없어 허심탄회하게 쓴 판이니

제발 악플은 달아주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음슴체 쓰고 싶지만........ 제 나름대로는 심각한 얘기여서 죄송하지만 그냥 쓰겠습니다.

 

 

 

제가 판을 쓰게 된 이유는 다름아닌 외할머니의 지긋지긋한 남아선호사상 때문입니다.

저희 엄마는 1남 2녀 중 둘째이십니다.

막내 외삼촌께서 집안의 유일한 아들이시죠.

 

그래서인지 외할머니께서는 유독 막내 외삼촌을 이뻐하셨다고해요.

그리 넉넉한 형편이 아니었는데도 외삼촌이 가지고 싶다는 거 있으면 일을 더해서라도 사주시고

공부하고 싶은게 있으면 살림을 팔아서라도 보탬이 되주셨죠

물론 엄마나 큰이모에겐 전혀 해당안되는 이야기였지만요.....

 

 

 

저희 엄마는 그래서 스스로 공부하셨고, 학비로 다 본인께서 벌어서 대학 다니셨어요.

막내 외삼촌 학비까지 다 보태셨죠.

어쨌든 직장에서 아버지도 만나고 성실히 사셔서 현재에는 크게 어려움 겪지 않으며 저를 키워주셨어요.

늘 감사할 따름입니다.

 

 

하지만, 모든 건 제가 딸이라서 문제였죠.

처음에 엄마가 임신하셨을 때 배가 많이 불러서 모두 아들인줄 알았다고 하더라구요.

태몽도 태양이어서 할머니께서도 기대 많이 하셨다고 합니다.

그래도 제가 제 성별을 정해서 태어날 순 없는거잖아요?

게다가 제가 태어난 뒤 2개월 쯤 뒤에 외숙모께서 남자 사촌을 낳으셨어요.

 

 

외숙모와 저희 어머니 모두 일을 하셨기 때문에 낮 시간에는 거의 할머니께서 맡아주셨습니다.

아주 어릴때는 기억나지 않지만 한 4~5살 정도 부터는 기억이 나는 것 같아요.

왜 어릴때 충격적인 기억들은 뇌리에서 잊혀지지 않는다고 하잖아요.

 

 

저랑 동갑인 남자애랑 같이 있으면 할머니께서는 늘 간식도 그애한테만 주셨고

당연히 제 장난감인데도 그애가 함부로 뺏고 부러트리면 사내애들은 다 그러면서 크는거라고 하시면서

허허 웃기만 하시고 제가 어쩌다가 걔 장난감을 밟기라도 하면 여자애가 가만히 앉아있지 뭐하는거냐고 호통치시면서 혼내셨어요.

 

 

그래서 엄마한테 할머니 너무 싫다고 맨날 나만 혼낸다고 투정도 부렸는데 엄마께서도 속상하셨는지 몇번 이야기 하셨다가 도리어 왜 아들 하나 더 안낳냐고 구박만 받으셨습니다.

사실 엄마가 자궁 쪽이 약하셔서 더이상 임신하시는건 무리였는데도 할머니께서는 늘 절보면서

니가 맨날 터를 못잡아줘서 동생이 안생기는 거라면서 매일 째려보시고 눈치 주신 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그리고 막내 외삼촌께서 사업도 이거저거 많이 해보시다가 잘 안되실때마다 엄마나 큰이모께 손을 벌리셨는데 괜히 본인이 직접 부탁하기 쑥쓰러우셨는지 할머니께서 먼저 엄마나 심지어는 아빠께 직접 찾아오시거나 전화로 닥달을 하셔서 니 동생인데 니네가 챙겨야지 누가 챙기겠냐고 화내시면서 아주 돈맡겨놓고 쓰시는 분처럼 구시더라구요.솔직히 어린 저도 짜증났는데 엄마 아빠께서는 얼마나 어이없고 힘드셨을지 상상이 됩니다.

 

그리고 솔직히 제가 지금껏 반에서 1등을 놓친적 없이 공부 열심히 했거든요?

저랑 동갑인 그애는 아주 11살이 되도록 국어책도 버벅거리고 읽을 정도로 공부도안하고 맨날 놀았어요.

근데도 할머니께서는 제 칭찬은 한번도 안하시면서 매일 우리 00이는 어찌 이리 잘생겼냐면서 웃으시고 개근상만 받아와도 성실하다면서 칭찬일색이셨어요.

 

그러면서 제가 과학경시대회, 글짓기 상을 받거나 1등했다는 이야기라도 들으시면

여자애가 그런거 다 잘해서 무슨 소용이냐면서 저보고 본인께서 꼭 그렇게 다 이겨먹고야마는 그 성미랑 따박거리는 말투가 맘에 안드신다면서 항상 짜증내셨어요

 

그럴때 마다 칭찬을 안해주셔서가 아니라 남자라서, 여자라서 운운하시면서 저만 못마땅해하시는게 정말 짜증나고 어이없었어요. 명절때나 제사 때는 더 심해서 아예 가고 싶지도 않아요.

세뱃돈이요? 저를 비롯한 손녀들은 받을 필요도 없다면서 손자들한테는 8살 먹은 애기한테도 5만원 넘게 주십니다. 못받는거 보다 차별받는 기분이 참 더러워요. 손주들 주시는 그용돈도 다 저희 엄마가 드리는 건데도 말이죠.

 

저번에는 엄마께 전화가 와서 아주 자랑이시더라구요. 외삼촌이 용돈으로 20만원을 드렷다구요. 20만원이 물론 적은 돈이 아니지만, 저희 부모님께서는 지난 20년간 꼬박꼬박 거르지 않고 한달에 용돈 챙겨드렸는데도 한번 고맙다는 아니어도 언급조차 안하셨는데.... 외삼촌은 생에 처음으로 20만원 드렸다고 동네방네 자랑전화신게 어머니께서도 서운한 기색이 좀 비치셨습니다. 물론 내색은 안하셨지만.....

저희 집도 누구한테 신세지고 살진 않아도 그리 넉넉하지 않은 형편인데 매일 돈 필요하실때만 찾으시고 빌려드리는게 아주 당연하신 줄 아세요.

 

 

저번에는 사촌 오빠랑 제 사촌 컴퓨터랑 침대 바꾼다고 연락하시면서 큰이모랑 엄마한테 조금이라도 보태야하지 않냐고 하시는데 정말 분노가 치밀었어요. 이게 대체 무슨 논리에요? 엄마도 오랫동안 쌓인게 잇으셨는지 좀 싫은 소리 내시니까 애미한테 잘하는 짓이라면서 울고 떼쓰고 누워계셧습니다. 결국 다 받아내시고 나니까 멀끔히 나으시더라구요. 할머니 아프실때 병원비며 할아버지 장례식 비용은 큰이모랑 엄마가 다 내셨는데.....

 

아무리 가족이라지만........ 호의를 너무 당연히 받아들이면 누구나 기분이 좋진 않을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번에 외숙모 큰 아들, 그러니까 할머니한테는 장손인 오빠가 대입시험에서 별로 좋지 못한 성적을 얻었거든요. 그 반면에 오빠랑 동갑인 큰이모 딸은 한양대에 합격했구요. 꽤 좋은 과인데도 할머니는 얘기 한번 안꺼내시고 오빠 위로해주시고 재수하면 된다고 계속 말하시더라구요.

제가 알기론 재수비용 만만치 않거든요. 필요하시면 또 저희 엄마 볶으실테구................

 

답답해요. 대한민국에서 여자인게 죄인가요? 아니잖아요. 평등하게 대우받아야된다고 생각해요.

제 의견이 틀린가요?

 

그럼 재미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