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의 복지 공약(公約)이 도를 넘고 있다.

음메~~2012.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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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의 복지 공약(公約)이 도를 넘고 있다. 한동안 각 정당이 무상급식·무상의료·무상보육·반값등록금 등 복지확대 경쟁을 하더니 이제 선거가 더 가까워 오자 병사 월급 인상, 중소기업 취업 대학생 등록금 지원, 기피 중소기업 취업 청년 생활비 지원, 구직 촉진 수당, 군복무 사회복귀 지원금 등 새로운 복지사업 약속을 마구잡이로 남발하고 있다. 새로운 복지 사업은 모두 젊은 층의 표(票)를 겨냥한 정책들이다. 권력을 잡기 위한 무분별한 행태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복지 공약을 실현하려면 적어도 한 해에 30조~40조원이 필요하다. 정부 각 부처가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 요구액은 365조3000억원으로 2011~2015년 계획보다 23조4000억원이 더 많다. 게다가 복지 예산으로 101조5000억원을 요구했다. 여기에 30조~40조원이 더해지면 복지예산이 정부 예산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게 된다. 그 재원(財源)을 어떻게 마련하겠다는 것인지 황당하다.

 

물론 재원 마련을 위해 새누리당은 비과세 감면 축소와 주식양도차익 과세를 제시하고 있고, 민주통합당은 대기업의 자회사 주식 배당금을 과세 대상에 포함시키는 재벌세, 과세표준 200억~500억원 사이에 최고 구간을 신설해 25%의 세율을 적용하는 법인세 증세를 내놓고 있다. 그러나 그 실효성은 의문이다.

 

이러한 안들을 내놓는 사람들은 세원(稅源·tax base)이 현재대로 유지될 것이라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세원이 고정돼 있다는 가정 아래 세율을 올리면 세금이 더 걷힐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세율을 올리게 되면 세원은 고정돼 있는 게 아니라 오히려 감소한다. 세금을 올리면 기업들이 외국으로 사업체를 옮기든지, 늘어난 조세 부담으로 문을 닫는 기업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라 이러한 정치 행태는 기업 세계에 불확실성을 높이고 언제 어떻게 정책이 바뀔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기업가의 장기투자와 혁신 활동이 줄고 창업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경제 전체의 생산성이 떨어지게 돼 세원이 감소한다. 게다가 이러한 과정에서 일자리가 줄고 경제가 쇠퇴함에 따라 실업이 증가한다. 그러면 복지 대상자가 더욱 늘어난다.

 

그래서 실제로는 처음에 예상한 것보다 세수입이 훨씬 적게 되고 지출액은 늘어간다. 결국 세금으로 감당할 수 없게 돼 정부가 채권을 발행해 돈을 빌린다. 그러면 정부 부채가 늘어나게 되고 그것마저 감당할 수 없게 되면 재정위기를 겪게 된다. 이 지경에 이르면 정부는 화폐를 발행해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그 경우 인플레이션으로 상황은 더욱 악화돼 국가가 돌이킬 수 없는 수렁에 빠지고 만다.

 

과거에 복지를 지향했던 많은 나라가 지금 이런 과정을 겪고 어려움에 빠져 있다. 그런 수많은 실례를 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예외일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착각이고 환상이며, 정말 무책임한 일이다.

 

이 선심(善心) 공세의 대상인 젊은이들에게 말하고 싶다. 지금 정치인들이 젊은이들을 위한 정책이라고 내놓고 있는 정책들은 젊은이들을 위한 축복이 아니라 저주임을 알아야 한다. 지금 정치인들이 쏟아내는 정책들은 ‘독이 든 사과’다. ‘우선 먹기는 곶감이 달다’고 당장 받아먹다간 10년, 20년 뒤엔 각자가 짊어져야 할 부담이다. 그때 가서 후회하면 이미 늦다. 그러니 이러한 정책들에 대해서 단호히 ‘노(No)’를 외쳐야 한다.

 

지금 정치인들이 쏟아내는 말에 휘둘리지 말고 국가와 장래를 생각해서 현명한 선택을 하기 바란다. 지금 정치인들이 부르짖는 것은 대한민국이 가야 할 길이 아니다. 우리나라가 가야 할 길이 무엇인지를 확실히 해야 할 때다.

 

안재욱/경희대 정경대 교수 경제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