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물티슈에서 엄청난 곰팡이가 나왔어요!

서수희2012.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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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5개월된 아기 엄마입니다.

 

보령메디앙스 아토마일 손&입 티슈를 사용중이었는데 오늘 깜짝 놀랐습니다. 위에 몇 장 쓰고 나니 그 아래부터 곰팡이가 피어있는 것이었습니다.

 

5개월된 아기 키워보신분들은 아시겠지만 손, 옷 보이는건 다 빨려고 하죠.

 

이유식도 시작한지 얼마 안되어 입가에 묻히고 흘리면서 먹는건 다반사구요.

 

그럴때마다 물티슈로 손이고 얼굴이고 닦아주었습니다. 항균 기능이 있다고 하여 안심하고 사용하고 있었죠. 그런데 이게 웬 날벼락 같은 일입니까.

 

다른 사람이 쓰는 것도 아니고 갓 태어난 아기가 쓰는 물건에서 곰팡이라뇨.

 

곰팡이가 발견된 티슈를 어제부터 개봉해서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오늘 아이가 설사를 계속했습니다. 이전에는 설사한 적이 단 한번도 없었구요.

 

처음 겪는 일이라 오늘 하루종일 정신이 없다가 이제야 애기 달래 재우고 너무 속상한 마음에 이 글을 씁니다.

 

 

오늘 오후에 보령메디앙스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상담원이 몇 개 남았는지 물어보고 성분검사를 진행한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남은수량 만큼 교환해 준다고 하더군요.

 

일단 알았다고 했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찜찜한 생각이 드네요.

 

 

첫번째로, 성분 검사를 한다고 하는데 곰팡이인 것이 분명한데 성분검사를 한다고 무엇이 바뀔런지 의문입니다. 그리고 이런 건은 회사 입장에서는 밝히기 꺼리는 '사고'인데 성분 검사 내용이 소비자 입장에서 행해질지도 의문이구요. 저도 회사 생활을 해 봤지만 고객불만은 절대 회사 스스로 인정 안합니다. 조용히 덮는 것이 최상책이죠.

 

검색해보니 이전에도 비슷한 사례들이 있었는데 역시나 보령 측 답변은 기다리라고만 하고 속시원한 대답을 계속 회피하였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성분 검사를 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 하다라는 생각입니다. 그냥 이정도로 우리가 Care하고 있다라고 보여주는 요식행위일 뿐 회사 자체 성분 검사 만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이끌어 낼 것이라는 점은 회의적입니다. 성분 검사를 진행한다고 했으면 성분 검사 결과에 따라 어떤 후속 조치가 있을 것인지도 알려줘야지요. 

 

두번째로, 남은 수량만 교환해주겠다고 하는데 그럼 이미 유해한 제품을 사용함으로써 직간접적으로 또는 일정 기간 후 발생하게 될 신체적/정신적 상해 및 위험에 대해서는 책임이 없느냐는 것입니다. 일반적인 소비자의 경우 기존에 남아있는 제품이라고 해봐야 많아야 10개 안팎일텐데 이에 대한 교환으로 인한 보상액은 2만원도 안되는 금액이죠. 하지만 곰팡이와 세균으로 인해 사람이, 그것도 갓 태어난 아기들에게 노출되는 Risk는 가늠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큽니다. 쓰다 남은 제품에 대한 보상과 소비자가 평생에 걸쳐 떠안을 Risk의 크기를 견주어보면 말이 안되는 비교입니다.

 

또한 쓰다 남은 제품에 대한 교환이란 것도 전혀 소비자를 고려하지 않은 해결책입니다. 곰팡이가 나온 제품을 누가 다시 쓴다는 겁니까. 실질적 보상과 문제해결 관점에서 이는 "회사는 교환을 통해 보상책임에 적극적으로 임하였으나 고객이 거부하였으므로 어쩔수 없다"라고 말하는것과 같은거지요.

 

이런 사안이 발생하면 아이 키우느라 정신없고 시간과 에너지를 더 쏟기 힘든 주부들은 그냥 속만 태우고 다음부터 조심하면 되지라고 어설픈 자책과 자기위안으로 마무리하곤 합니다.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내 아이의 살에, 입에 닿는 물건에 침묵하고 눈감으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80년대 존슨앤존슨의 타이레놀 리콜 사건을 아마 들어보신분도 있을겁니다. 당시 타이레놀을 복용한 남자가 사망했는데, 존슨앤존슨은 즉각적으로 시장에 풀린 타이레놀 전량을 회수했습니다. 리콜로 인한 피해액도 어마어마 했죠. 후에 면밀히 조사해보니 사망한 남자는 다른 약물에 의해 사망한 것이었구요. 이로인해 존슨앤존슨은 무한한 고객 신뢰를 얻었고 리콜 피해액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미래 수익을 얻게 됩니다. 존경받는 기업의 대표 이미지도 구축하였구요.

 

이번 곰팡이 티슈에 대한 대처를 보면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비슷한 사례들이 속속 나옴에도 남은 물건에 대해 교환만 해주겠다는 기업 본위의 마인드를 보면서 회사 자체에 대한 실망감만 커지네요. 이 정도의 위험제품이면 당연히 전량 리콜하고 새로 만들어야 하는것 아닙니까. 소탐대실하는게 아닐까 싶어요.

 

보령이라는 회사는 아기와 엄마를 위한 제품을 만드는 회사죠. 그렇기 때문에 여타의 제조업보다도 남다른 책임감이 요구되는겁니다. 생명,건강과 직결되니까요. 검색해보니 2년전보다 주가도 10배 가까이 뛰었던데 소비자에 대한 책임 의식도 그만큼 커졌으면 합니다.

 

사실 개인적인 보상은 관심 없습니다. 이런 글 올려서 머 하나라도 더 받으려고 한다는 소리 듣기도 싫고요. 문제가 생기면 쉬쉬하며 대강덮으려고 하지말고 개별 보상보다는 근원적 문제 해결 노력을 좀 해보라는 겁니다. 남은제품 교환외에는 규정상 안된다는 지극히 회사중심적인 말은 백날 해봐야 실망감만 주게됩니다.

 

일단 내일 보령측에서 와서 성분검사할 제품 수거해 간다고 하는데요 남은 제품중 하나는 주고 나머지는 외부 검사기관과 더불어 소비자 보호원쪽에 제출해보려합니다. 그래야 좀 더 객관적이고 유의미한 결과를 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런 일 접할때 귀찮아서 그냥 씩씩대다 넘어가곤했는데 내 아이와 아이의 친구들과 직결되는 문제라 생각하면 그냥 넘어갈수없을것 같아요. 여러분들도 이런일 있을때 조금씩 목소리를 보태면 큰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요?

 

하루종일 아이보며 넘 속상했던 초보맘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