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한국무역협회 회장 FTA(자유무역협정)의 득(得)과 실(失)을 놓고 논란이 뜨겁다. 일부 FTA의 경우 발효 후에 수출이 줄거나 무역적자가 확대되었다는 주장이 단골메뉴다. 보완대책을 두고도 부족하다는 볼멘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린다. 관세가 낮아졌는데 수입품 가격은 내려가지 않아 소비자가 FTA 혜택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보도도 있다. 모두 귀담아들어야 할 내용이다. 우리 경제를 걱정하는 소리이니 정책으로, 혹은 무역현장의 애로 해소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
논란이 많은 한미 FTA가 오늘부터 발효됐다. 그 효과를 미리 내다보기는 쉽지 않지만 지난해 7월부터 발효에 들어간 한·EU(유럽연합) FTA의 성과를 짚어보면 어느 정도 가능하다. 거대 경제권과의 FTA라는 측면에서 비슷한 데다 그 내용도 쌍둥이라고 할 정도로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최근 EU 경제는 큰 어려움에 빠져 있다. 경제가 어려우면 소비자가 씀씀이를 줄이고 이는 교역 상대국의 수출에 곧바로 영향을 미친다. 우리나라의 대(對)EU 수출 증가율은 2011년에 4%대로 내려앉았다. 특히 한·EU FTA가 발효된 지난해 7월 이후에는 감소세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런 외형적 추세를 두고 FTA가 효과가 없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이런 주장에 동의하기 힘들다. FTA의 효과를 평가하려면 관세 인하 혜택을 받는 품목의 발효 전후 변화를 살펴보는 것이 타당하다. 한·EU FTA 발효 후 5개월간 EU가 한국에서 수입해간 전체 금액은 8.5% 줄었지만 FTA로 관세 인하 혜택을 받은 품목은 14.8% 늘어났다. 같은 기간 경쟁국인 중국과 일본이 우리가 FTA로 혜택을 받은 품목에서 제자리걸음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커다란 차이를 보인다. 또 다른 경쟁상대인 대만은 4.5% 감소했다. 더욱이 이들 품목은 발효시점을 기준으로 시장점유율도 상승세로 반전되어 한·EU FTA가 유럽 경제위기라는 장벽을 넘어 우리나라 수출 증대에 견인차가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EU와 미국이 FTA를 추진한다는 뉴스가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해 11월에 양측이 FTA 예비협상에 돌입하기로 원칙적인 합의를 한 데 이어 지난달에도 후속 논의를 진행하였다. 미국과 EU의 경제규모가 전 세계의 절반 정도(46.5%)를 차지하는 점을 감안하면 FTA가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의 구원투수로 나선 셈이다.
이제 FTA가 경제위기 탈출의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점은 수치로도 확인되고 있다. 아시아 경제위기가 촉발된 1998년 이전 10년간 전 세계 FTA 건수는 연평균 5.1건에 불과했지만 그 이후 지난해까지는 연간 17.8건에 달해 4배 정도 늘었다. 특히 전 세계에서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2009년에는 31건이 체결되어 연간 기준으로 신기록을 수립하였다. FTA로 혜택을 보는 것이 아니라 FTA가 없으면 역차별을 당하는 시대가 개막된 것이다. 대만과 중국은 군사적으로 대립하고 있지만 2010년 하반기부터 FTA를 발효시켜 경제적 이익을 챙기고 있다. 정치적 이념이 달라서 헤어졌던 러시아·벨라루스·우즈베키스탄 등은 FTA보다 한 단계 높은 관세동맹을 통해 다시 뭉치고 있다. 경제위기 탈출을 위해 물건을 하나라도 더 팔고 일자리를 늘리는 데 FTA만한 지렛대가 없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미국·EU(유럽연합)·아세안 등 빅(Big)3 경제권과 모두 FTA를 맺고 있는 한국은 일단 유리한 고지에 올라서 있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 FTA의 적극적인 활용을 통해 결실을 맺어야 하기 때문이다. 한미 FTA 발효가 성과로 연결되어 논쟁보다는 효과를 높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FTA는 경제위기와 일자리 창출의 구원투수
FTA는 경제위기와 일자리 창출의 구원투수
韓·EU FTA 발효 이후 관세인하 품목 14% 증가, 유럽 시장점유율도 올라
1998년 이후 세계 FTA 연평균 17건으로 늘어나… 이제 FTA 없으면 '역차별’
한덕수 한국무역협회 회장 FTA(자유무역협정)의 득(得)과 실(失)을 놓고 논란이 뜨겁다. 일부 FTA의 경우 발효 후에 수출이 줄거나 무역적자가 확대되었다는 주장이 단골메뉴다. 보완대책을 두고도 부족하다는 볼멘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린다. 관세가 낮아졌는데 수입품 가격은 내려가지 않아 소비자가 FTA 혜택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보도도 있다. 모두 귀담아들어야 할 내용이다. 우리 경제를 걱정하는 소리이니 정책으로, 혹은 무역현장의 애로 해소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
논란이 많은 한미 FTA가 오늘부터 발효됐다. 그 효과를 미리 내다보기는 쉽지 않지만 지난해 7월부터 발효에 들어간 한·EU(유럽연합) FTA의 성과를 짚어보면 어느 정도 가능하다. 거대 경제권과의 FTA라는 측면에서 비슷한 데다 그 내용도 쌍둥이라고 할 정도로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최근 EU 경제는 큰 어려움에 빠져 있다. 경제가 어려우면 소비자가 씀씀이를 줄이고 이는 교역 상대국의 수출에 곧바로 영향을 미친다. 우리나라의 대(對)EU 수출 증가율은 2011년에 4%대로 내려앉았다. 특히 한·EU FTA가 발효된 지난해 7월 이후에는 감소세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런 외형적 추세를 두고 FTA가 효과가 없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이런 주장에 동의하기 힘들다. FTA의 효과를 평가하려면 관세 인하 혜택을 받는 품목의 발효 전후 변화를 살펴보는 것이 타당하다. 한·EU FTA 발효 후 5개월간 EU가 한국에서 수입해간 전체 금액은 8.5% 줄었지만 FTA로 관세 인하 혜택을 받은 품목은 14.8% 늘어났다. 같은 기간 경쟁국인 중국과 일본이 우리가 FTA로 혜택을 받은 품목에서 제자리걸음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커다란 차이를 보인다. 또 다른 경쟁상대인 대만은 4.5% 감소했다. 더욱이 이들 품목은 발효시점을 기준으로 시장점유율도 상승세로 반전되어 한·EU FTA가 유럽 경제위기라는 장벽을 넘어 우리나라 수출 증대에 견인차가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EU와 미국이 FTA를 추진한다는 뉴스가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해 11월에 양측이 FTA 예비협상에 돌입하기로 원칙적인 합의를 한 데 이어 지난달에도 후속 논의를 진행하였다. 미국과 EU의 경제규모가 전 세계의 절반 정도(46.5%)를 차지하는 점을 감안하면 FTA가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의 구원투수로 나선 셈이다.
이제 FTA가 경제위기 탈출의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점은 수치로도 확인되고 있다. 아시아 경제위기가 촉발된 1998년 이전 10년간 전 세계 FTA 건수는 연평균 5.1건에 불과했지만 그 이후 지난해까지는 연간 17.8건에 달해 4배 정도 늘었다. 특히 전 세계에서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2009년에는 31건이 체결되어 연간 기준으로 신기록을 수립하였다. FTA로 혜택을 보는 것이 아니라 FTA가 없으면 역차별을 당하는 시대가 개막된 것이다. 대만과 중국은 군사적으로 대립하고 있지만 2010년 하반기부터 FTA를 발효시켜 경제적 이익을 챙기고 있다. 정치적 이념이 달라서 헤어졌던 러시아·벨라루스·우즈베키스탄 등은 FTA보다 한 단계 높은 관세동맹을 통해 다시 뭉치고 있다. 경제위기 탈출을 위해 물건을 하나라도 더 팔고 일자리를 늘리는 데 FTA만한 지렛대가 없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미국·EU(유럽연합)·아세안 등 빅(Big)3 경제권과 모두 FTA를 맺고 있는 한국은 일단 유리한 고지에 올라서 있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 FTA의 적극적인 활용을 통해 결실을 맺어야 하기 때문이다. 한미 FTA 발효가 성과로 연결되어 논쟁보다는 효과를 높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한덕수 한국무역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