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벌레랑같이살라는집주인

혜화동인데말이지2012.04.27
조회178

아 방금 너무 열받는 일 있었는데

 

이 열받은 사실을 어디다 털어놔야 화가 가라앉을까 하다가

 

제가 자주 보는 톡에다가 찌끄립니다.

 

지방에서 살다가 서울로 대학와서 객지생활하는 남정네입니다.

 

저희 집 문을 바로 열고 나가면 계단 밑에 있는 창고 같은게 있어요.

 

근데 며칠전에 그 창고 문 밑으로 바퀴벌레가 하나 들어가는 걸 봤거든요

 

그 조그만 문틈으로 들어가는 걸 봤지만 솔직히 제 방에서 본 것도 아니고 해서

 

그냥 넘어갔죠. 군대까지 갔다온 남자아이가 바퀴벌레 하나 봤다고 뭐 호들갑 떨기도 뭐해서

 

그런데 오늘 집에 들어갈려고 방 문을 딱 여는데 바퀴벌레가 저랑 같이

 

입장하는 거에요..........

 

뛰어난 반사신경으로 바로 밟아죽였는데

 

이거 그냥 놔두면 우리 집 바퀴벌레한테 세내줘야될까봐

 

주인 아주머니한테 이야기했습니다.

 

근데 아주머니 태도가 너무 열받는거 있죠.

 

저는 원래 어른들한테 예의를 잘 차리를 성격이라

 

전화해서 처음에......아니 마지막까지 예의를 지켰습니다.

 

생동감을 위해 문답체로 가겠습니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네, 아주머니, 101호사는 학생인데요."

 

"네 무슨일이세요?"

 

"아 다름이 아니라 제가 나가서 방에 들어갈려는데 바퀴벌레가 하나 따라들어와서요."

 

"그래서요?"

 

"아 근데 제가 며칠전에 여기 계단 밑에 있는 창고로 바퀴벌레가 들어간걸 봤거든요."

 

"그래서요?"

 

"그래서 바퀴벌레 없애는 약이나 뭐 그런거 있으면 좀 설치해주셨으면 하는데..."

 

"그건 학생이 알아서 하셔야죠."

(솔직히 이때부터 좀 빡쳤는데 참았습니다.)

 

"그럼 이 창고 문이 잠겨있는데 여기 좀 열어주세요."

 

"거기 문을 왜 열어달라하세요."

 

"아니 제가 며칠전에 여기로 바퀴벌레가 들어가는 걸 봤다니까요."

 

"그래서 거기 바퀴벌레가 산단말이에요?"

 

"네 제가 며칠전에 들어가는 걸 봤어요."

 

"아니 바퀴벌레가 날아다니는건데 거기 사는걸 어떻게 알아요."

 

"아니 아주머니 그럼 제가 여기로 바퀴벌레 들어가는 걸 봤는데 괜히 제 방에 바퀴벌레 없애는 약을 설치할 필요가 없자나요. 차라리 여기 창고에 설치하는게 낫지 않을까요?"

 

"아니 이학생 말 안통하네. 거기 창고에 바퀴벌레 있는지도 모르는데 무턱대고 열어주라하시면 어떡해요"

 

"그럼 저희보고 어떻게 하란 거에요?"

 

"아 그런건 알아서 하셔야죠."

 

"이 문을 열어주셔야 저희가 알아서 하죠. 저희가 약 사서 놔둔다는데 그것도 못하게 하시면 어떡해요."

 

"아 문 못열어주니까 알아서하세요."

 

하고 끊네요.............진짜 2층 올라가 따지고 싶지만 일단 참고 차근차근 생각하려 하고 있습니다.

 

근데 생각할 수록 더 열받는 거 있죠.

 

저희가 관리비를 매달 3만원씩 내는데 그걸로 뭘하는지

 

가스비,전기세,인터넷,수도세 다 제가 직접 내는데

 

그 매달내는 3만원으로 바퀴벌레나 잡아주고 해야되는거 아닌가요??

 

여러분의 좋은 의견 수렴하겠습니다.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엿먹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