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의 여자친구 헤어지게 하고 싶습니다.

머리아프다2012.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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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해 머릿속으로는 온갖 추측이 난무하지만 팩트만 적어보겠습니다.

 

제 남동생은 이제 갓 스무살이고 저는 서른입니다.

남동생은 공부를 잘 못했고, 산만하며, 집안에서는 버릇없고 자기 관리가 전혀 안됩니다.

그래서 늘상 제가 입에 달고 산 말이, 넌 그 버릇 안고치면 결혼할 여자 고생시킬거다.

하면서 매번 잔소리했습니다.

 

엄마는 제 동생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서 늘 동생때문에 속을 썩히십니다.

사고치고 다니고 그러진 않았지만, 가끔 학교 선생님으로부터 전화오곤 했습니다.

저도 제 동생한테 잔소리 많이 했는데, 요즘 고딩들은 교복줄여입고

보충수업 가끔 빠지는 건 예삿일이더군요. 그정도의 일탈을 하던 동생이었습니다.

 

제 남동생은 친구들 사이에선 착하다고 하는데, 제가 봤을땐 약간 순진해서 속이기 쉬운 타입입니다.

지금까지 몰랐는데 이번에 느낀바로는 제 동생이 참 귀가 얇은것 같네요.

상대방이 논리 정연하게 설명하면, 이해를 잘 못하는 스타일입니다.

약간 완전체 같은 기질도 있지만 집안에서 저와 엄마랑 부딪힐때만 그렇고

밖에선 안그런가봅니다. 기숙사 룸메이트가 한번은 제 동생을 착하고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좋은 친구라고 하더군요.

 

생김새는 영화 완득이 주인공(누구더라;;)을 닮았는데 거기서 좀 부족한 얼굴이라고 보면 됩니다.

전 그냥 평범하다고 생각하는데, 지금 과에선 인기가 많다네요.

공부보다 외모에 지나치게 신경을 많이 써서 그쪽계열로 지방 전문대학을 겨우 보냈습니다.

 

굳이 제 동생에 대해선 적을 이유는 없지만,

혹시라도 그여자에 비해 니동생은 어떻길래라고 하실까봐 생각나는대로 적어봤습니다.

 

 

그 여자애는 동생보다 연상이고, 같은과 학생이었습니다.

 

동생의 여자친구는 몇달전 처음 저희 집에서 봤습니다.

사귄지 얼마 되지 않아서 지방에서 경기도로 남자친구네집에 하룻밤 자고가려고 왔더군요.

울집 부모님은 여자친구의 부모님의 허락을 받고 오지 않으면 안된다고 하셨고,

거짓말일수도 있겠지만 허락을 받았다기에 엄한곳 가서 자고오느니,

차라리 집으로 오게 했습니다.

 

그당시 제가 친정에서 산후조리 중이었기 때문에 여자친구를 보게 되었죠.

남자친구네 집에서 자고간다는 그여자애는 둘째치고

산후조리 중인 누나가 있고, 암투병 중이신 할아버지께서 주말동안 치료차 와계신데

여자친구를 데려온 남동생에게 화가 났습니다.

집에 잘수있는 잠자리도 부족하고, 친정엄마가 할아버지와 저도 모자라

아들의 여자친구까지 신경써야 했으니까요

(저희 집에서는 집에 오는 손님에게 신경 많이 씁니다. 식사부터 자리까지 싫어도 세심하게 챙깁니다)

 

그런데 막상 집에서 다소곳하게 예의를 갖추는 여자친구를 보고

저와 엄마, 아빠 모두 기대하지 않았던 공손한 모습과 언행에 놀랐고,

오히려 동생보다 훨씬 나은 친구를 만났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저는 철없는 동생이 잘 챙겨주는 여자친구를 만나서, 저 여자애가 참 고생이라고 생각했죠.

 

근데 그건 그저 저희 집에서만 보여준 모습이었나봅니다.

어느날 동생이 저희 남편과 술먹는 자리에서 여자친구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는데

여자친구의 행실과 돈문제에 관한 거였습니다.

여자친구는 저희집에서 참한 아가씨처럼 보인것과는 반대로,

제 동생에게 매우 어린애처럼 굴어서 동생이 힘들어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거기까지는 모든 여자친구들이 그렇듯이 남자친구에게 어리광을 피운다고 생각했죠.

제가 남편에게 그런거 아닐까 했더니, 길게는 말하지 않겠다면서 아무튼 그여자애 좀 별로라고 합니다.

(남편이 듣기로 별로라는 뜻이죠)

 

남편과 엄마를 통해서 들은 사실은 이러합니다.

이 모든 이야기를 제 동생이 직접 남편과 엄마에게 전한 내용입니다.

 

여자애는 친부모님이 이혼하셔서 모두 재혼하셨고

새엄마가 거의 길러주셨는데, 친부가 바람을 피워 새엄마와 살다가

새엄마 역시 재가하여 혼자 살고 있답니다.

여동생이 있다는데, 여동생은 가출하여 애낳고 살고 있다는것 같습니다.

 

여자애는 친부의 빚인지 모르겠지만, 빚이 있고

전남친과의 돈문제가 얽혀있고

한달에 한두번씩 정기적으로 찾아와 챙겨주는 삼촌이 있답니다.

근데 문제의 '삼촌'이 혈육이 아니랍니다.

그냥 삼촌이라고 부른답니다. 나이는 40대구요.

제 동생에게는 그저 이렇게만 말한것 같은데

엄마에게 고민이라고 털어놓은 부분이라고 들었으니

제 동생 역시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는듯 싶습니다.

 

저희집에 자고갔던 다음날, 지방으로 둘이 내려가는 기차를 놓쳤는데

이때 발 동동 구르다가 겨우 도움을 받은것이 저 '삼촌'이라는 존재인가봅니다.

여자친구가 지방에 당장 내려가야 한다며 난리였는지

밤 12시에 저희집으로 전화가 와서 부모님께 지방까지 차로 데려다달라고 했답니다.

물론 저희 부모님은 너희들이 알아서 하라고 딱 잘라 전화 끊었구요.

그 삼촌이란 사람이 밤 12시에 서울역으로 찾아와 차로 데려다 줬답니다.

제 동생도 그때까지 모르다가 그때 안것 같습니다. -> 이건 제 추측입니다.

 

그리고 이 여자애가 학과 내에서 같은 학생들과 트러블이 있었고,

평판이 나빠지고 어울리지 못하던 와중에

학교를 자퇴하고 재수를 하겠다며 공부한다고 했답니다.

제 남동생은 대체로 인기가 많았지만, 여자친구 때문에 몇몇 아이들로부터 눈총을 받고 있다며

저에게 말했었구요.

 

제 동생이 지방 전문대도 겨우 갔습니다.

물론 과마다 조금씩 다른데, 아무튼 그런 수준입니다.

그런 녀석이 갑자기 여자친구의 재수결심 이후

동반 자퇴하여 재수를 하겠답니다.

그 여자애는 모르겠으나, 제 동생이 재수를 한다 한들 4년제는 꿈도 못꿀것이 분명합니다.

특히 반수해서 내년 인서울 4년제를 입학하겠다고 허황된 꿈을 꾸더군요.

식구들 모두가 말리고, 처음 너의 목표 그대로 편입을 준비하라고 했는데

이상하게도 여자친구 있는 그 지방만 다녀오면 재수한다고 난리입니다.

 

참고로 그 여자애는 고등학교때도 밤새고 술마셨다고 하더군요.

집에 잘 안들어가고.. 행실이 별로란 언급을 남편으로부터 들었습니다.

 

 

 

문제는 제 동생입니다.

엄마랑 제가 그 여자애는 별로라고 말했고,

헤어지라고 하면 더 엇나갈까봐 현실감 있게 조언을 해주기까지 했지만

여자애한테서 헤어나오질 못하고 있네요.

본인 스스로가 여자친구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데도요.

전화로 무작정 동생에게 화낸적도 있습니다.

 

지방대학 다니느라 알바도 못하는 녀석이

학교다니고 연애한다고 한달에 50이상을 가져다 쓰고 있거든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