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와 꼬꼬마의 대화를 들은 후

박준미2012.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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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홍대입구로 가는 버스 안-

내 뒤에 혼자 앉은 여꼬마, 그 뒤에 아빠랑 같이 앉은 남꼬꼬마-

버스가 학교 앞을 지나가자, 남꼬꼬마의 질문 하나-

"압빠! 뎌기는 어댜?"

-학교야~

"우와아~ 대따 조타~ 나도 나중에 학꾜 꼭 보내져~"

-학교 가려면, 공부 많이 해야돼~

"응! 공부 대~따 마니 하꺼야~ 밥도 많이 머꼬, 반찬도 골고로 머꼬!

아!! 당근도 머그꺼야!!! 그럼 학교 갈 수 있찌?!"

가만히 동생과 아빠의 대화를 듣던, 여꼬의 한마디-

"당근만 잘 먹으면 되는거 아니거등?!"

당근만 잘 먹어서 되는게 아니라며, 자신있게 말하는 여꼬의 뒷말이 궁금하던 찰나, 당당히 말하는 여꼬의 한마디에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느라 얼마나 힘들었던지..ㅋ

"시금치랑 토마토도 잘 먹어야대!!!"

당근뿐만 아니라, 시금치랑 토마토도 잘 먹어야된다며 으쓱한 누나의 말-

귀여운 대화에 쏙 빠져서 입술을 간질간질-

간질이며 나오려는 웃음을 꼬옥 참아본다-

아이의 대화가 끊길까봐-ㅎ

시금치랑 토마토도 잘 먹어야된다는 여꼬의 말에 남꼬꼬는-

"시금치랑 토마토도 잘 머그꺼야! 압빠~ 나 학교 보내주꺼지?"

그러면, 아빠의 대답도 나오기도 전에 여꼬가 또 한마디 한다-

"야! 학교 가면 얼마나 힘든 줄 아라?!

덧셈도 배우지, 뺄셈도 배우지!!

그것뿐인줄 아라?!"

덧셈, 뺄셈을 배우느라 힘들었던 여꼬의 한마디-

또 베시시 웃음이 난다-

그것뿐일줄 아냐며 마지막 한마디를 했던 여꼬-

"곱셈도 배워!!!! 학교 다니기가 얼마나 피곤한데!!!"

덧셈, 뺄셈보다 더 어렵고 힘들었던 곱셈-ㅎ

꼬마와 꼬꼬마의 대화에 푹 빠져 피어나오는 웃음에 생각에 빠졌던-

돌아가 생각해보면, 나도 저 아이들처럼-

학교에 다니는 언니, 오빠들이 부러웠고-

덧셈, 뺄셈을 힘들어하고, 곱셈에 피곤해하고-

그렇게 작은 몸집만큼이나, 작은 일에 감동하고, 동경하고, 버거워하고, 힘들어했었을텐데-

언제 커버렸는지 모를 나는, 어느새 부모님보다 커있고-

큰 몸만큼이나, 큰 일에 감동하고, 동경하고, 버거워하고, 힘들어하며-

작은 것들을 놓치고 살아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언제부터인가, 나도 모르게-

작았던 나 자신은 남이 되어 있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