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시친분들께 감사해요

진심2012.09.05
조회501

 

방탈이라면 죄송합니다.

결혼 이야기까지 오가던 남자친구랑 헤어진지 3개월이 지났네요.

헤어지고 헤다판, 결시친판을 오가며 글을 읽고 혼자 생각하고 마음 아파하고 정리하고

이제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니까 정말 시간이 약이라는 말처럼 처음처럼 아프지도 않고 생각도 많이나지 않고 너무 맹목적이지도 않은 정신차린 상태가 되었네요.

 

 

헤다판에서 이별을 보면 그 사람 기다려야 할 것 같고 다시 돌아올 것 같고 다시 사랑 할 수 있을것 같은데

나만큼 그사람 사랑 해 줄 수 있는 사람 없고 내가 그 사람 부족한 점 채워 줄 수 있을것 같고 뭐든 사랑이라는 명목 아래에서 헤쳐나갈 수 있으리라는 무서운 착각 속에 빠져서 아파하기를 근 100일..

 

결시친판에서 이별을 보면 정말 지옥문 입구에서 풀려난 무척 다행인 상황이라고 해야하나요?

그 남자에 관련된 키워드로 글 찾아가서 읽어보며 그 아래 댓글들 읽어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 제 나이 많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어리다고만 할 수 있는 나이도 아니었는데 어쩌면 이렇게 눈 뜨고도 장님처럼 살아왔는지요.

 

어느 글에서 그 남자의 장점과 단점을 써보고 생각해보라고 하더라구요.

편부모 가정, 홀어머니, 씨다른 동생, 그 동생이 만들어 놓은 빚, 그 빚 때문에 대출도 안되고, 게임 좋아하고 친구 좋아해서 친구 말이라면 맹신하려 들고, 돈도 없으면서 자기 사업하자고 어머니께 큰 소리로 대들고 돈 내놓으라던 모습, 적지 않은 나이에 모아놓은 돈도 없고, 번듯한 직장이 아니라 미안하지만 곧 내가 운영하는 뭔가를 하게 될거야라며 미래는 말과 허울 뿐이었던, 아닌척 자기 중심적인 성격이 너무 강하고 겉으로는 올바른척 바른 사람인척, 헤어지고 안 사실이지만 여자까지 좋아하며 이리저리 속여왔던 이 남자

 

혼자가 되서 마음아프고 힘든 시간이 지나고 조금씩 냉정해 지다 보니 보이지 않던 부분이 보이더라구요

내가 과연 이 남자를 떳떳하게 내 가족에게 보여 줄 수 있을까? 내 미래를 맡겨도 되는 사람일까?

정말 사랑하나만으로 내 남은 인생 40~50년을 같이 보낼 수 있을까?

 

결론은 아니더라구요. 결혼은 현실이잖아요. 물론 사랑이라는 감정이 없어도 안되겠지만 맹목적으로 사랑이라는 감정 하나만으로 내 인생을 걸기에는 너무 멍청하고 철없던 생각과 행동이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이별을 고해준 상대방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 정도니까요.

 

저는 결시친에서 제가 미리 보지 못한 상황의 많은 조언과 글을을 볼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뜬금없지만 결시친분들 정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