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인지 미련인지, 남들도 그러는지?

워킹맘2013.03.06
조회1,132
읽기만 하다 한번 써봅니다^^ 첫글이니 비판 아닌 비난이나 욕설하심 진짜 상처받습니다^^;;

저는 올해 34살이고 애 둘 키우며 직장다니며 가사도우미나 애들 봐주시는 부모님 없이 정말 정신없이, 바쁘게 사는 워킹맘입니다.
신랑은 걍 회사다니는데 엄청, 그리고 만날 바빠요. 애들은 평일엔 아빠얼굴도 못보고 지낼만큼요. 어쩔땐 토요일마저. 저랑 대화할 시간도 없고 문자나 전화 살갑게 챙기는 스타일도 아니고 딱 필요한 말만. . . 지금은 좀 괜찮지만 한때 서로 극도의 피로와 대화부족으로 부부사이가 완전 바닥까지가서 까딱 잘못 생각했으면 이혼할 뻔한 적도 있었어요.

부모님 도움없이 대출내서 시작한 결혼, 사람과 사랑 하나 믿고 결혼해서 육아휴직 같은건 꿈도 못꾸고 퇴근이 두번째 출근처럼 된 생활을 계속하는데도 나아지는 건 없어보이고 바쁜 신랑은 그래도 나름 사회적으로 인정 받고 있는것같지만 저는 자기계발할 틈도 없이 자꾸 도태되어가는것같구요. . . 가끔, 정말 가끔 애들 맡기고 부부만의 시간을 가진다는건 옆집이야기일 뿐. . . 대강 그림이 그려지시나요?

저는 바빠도 순간순간 생각하게되고 외로움도 느끼는반면 신랑은 한가지 일이 바쁘면 다른일은 못보게되는스탈이라 자기 바쁘면 제 마음 따윈 살필 여력이 없나봐요. 둘째 낳고 키우다 우울증이 아주 심하게 왔는데 나 좀 봐달라고 장문의 편지를 썼는데 그걸 보고도 어떤 말 하나, 문자하나 없이 넘어가버린 사람이예요.
참 많이 외롭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괜찮지만 이전에 받은 이런 상처들이 고개를 들 때면 다시금 쓸쓸해지기도 해요. 시댁문제, 경제적인 문제. . . 등 더 자세한 얘기는 안쓸께요

결혼전에 사귀던 사람이 있었어요. 나랑 동갑이였죠. 섬세하고 잘 챙겨주는 편이였어요. 꽤 오래 만났는데 좀 더 사귀다간 더 나이가 차서 당연한듯 결혼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그 애와 결혼한다면? 하고 생각해보니 뭔가 갑갑했습니다. 사람마다 장단점이 있는데 내가 봐도 맘에 안드는 내 단점이 그 애한테서 보이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결혼은 안할거라면 조금이라도 일찍 서로를 자유롭게 해 주는게 맞다라고 생각했어요. 그 친구가 많이 싫어졌거나 다른 일이 있었던건 아닙니다. 그래서 갑작스런 내 이별의 말이 그 친구에겐 적잖이 상처가 됐을것같긴해요. 헤어진지 두달쯤지나 다른일이 있어 그 친굴 만났었는데 사귀는 사람 생겼느냐고 묻더군요. 아니라고 하니 외로우면 부담없이 자기를 찾아도 된다라고 했습니다. 그렇다고 다시 사귀자고 안할테니 하면서. . . 그래, 알았어. 그런데 그럴일은 없을 것 같아.라고 대답했습니다. 그 애의 마음을 차단하기위함도 있었지만 나 스스로도 괜한 미련에 흔들리지 않게 하기 위함도 있었어요.

그로부터 몇 개월이 더 지나 지금의 남편을 만나 연애하다 결혼했습니다. 원래 과묵하고 이성적이고 조금은 차가운 사람이지만 그런 묵묵함과 객관적? 이성적인 사고방식이 제겐 부족한 면이라 좋아보였어요. 또 연애할땐 그렇게 차갑거나 하진 않았지요. 제 애교에 호응도 할줄알고 저를 만나 많이 부드러워졌다고도 느꼈습니다.

가끔 전에 만났던 그 친구는 어찌 지내나 궁금할때가 있어요. 한창 미니홈피가 유행일땐 그 친구 홈피도 살짝 들어가보곤 했죠. 잘 지내고 있는것같았어요. 취직난 속에서도 직장 잘 잡아서 다니면서 대학원 공부까지 한 것 같더라구요.

그런데 요즘 그 친구 생각이 자주 떠올라요. 원래 좀 먼 곳에 있었는데 제가 사는 도시에 왔더라구요. 그러면서 제가 찾지 않으면 알 수 없었을 그 친구에 관한 소식들이 이젠 건너건너 자연스레 들려와요. 물론 말 전하는 사람들 중엔 제가 그 친구 여자친구였는지 모르고 말하는 사람도 있어요. 간간히긴 하지만 소식이 들리니 예전보다 더 생각나는 것 같아요.

그 친구는 아직 싱글이라하더라구요.
그게 꼭 저 때문이라고 생각지는 않아요. 저랑 헤어지고난 후 누굴만났고 어떤 사연이 있었는진 전혀 모르니까요.
그냥 괜히 남편에게 섭섭하고 그의 무심함이 너무 차가울땐 좀더 섬세하게 챙겨주고 맘 써주던 그 친구랑 결혼까지 갔다면 어땠을까, 지금처럼 팍팍하게 살았을까, 혹시 다시 만난다면 어떤 표정을 지어야하나. . .같은 , 그런 생각들을 하게 되네요. 외로울 땐 부담없이 자길 찾아오라했던, 벌써 10년이 지난 그 한 마디에 아직도 흔들리고 있는걸까요?

그런 생각이 들때면 괜히 남편에게 미안해지기도 해요.
그러다가도 내가 결혼하고 이만큼 고생하며 열심히 살았는데 그러게 이런 맘 안들게 좀 잘해주지 그랬어~! 하고 혼자 맘속으로 외쳐보기도 합니다. 혼자서 속만 들들끓는. . .

사람 사는거 다 알고보면 비슷하다고 생각하는데 비슷한 마음 들때 있으신지요? 이거 그냥 추억을 곱씹는걸까요 쓸데없는 미련일까요 외로워서 흔들리는 걸까요. . .
지나가다 그 친구와 다시 마주친다면 편하게 차 한 잔 할 수 있을것같다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아닌것같아요.
어떻게하면 괜히 혼자 뒤숭숭한 이 마음을 다잡을 수 있을까요?
님들도 다 그렇게 지내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