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인한테 잡힌 여자분 풀어준 썰

웅가2013.06.28
조회1,619

제목 보면 알겠지만 저는 남자입니다.

 

뭐 여기분들 음슴체 많이 쓰는데 저는 그런 재주가 없어서 걍 평문으로 쓰겠습니다.

 

 

 

기억나기에는 한 1년전? 7월인지 8월인지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지만 비가 미친듯이 퍼붓던 날.

 

저는 여자친구와 짧은 데이트를 마치고 버스를 타려고 기다리고 있었고

 

하필이면 버스가 겁나게 않오는 공항버스라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버스를 기다리던 중 할거없어서 두리번두리번 대는게 사람의 본능인지라 그냥 두리번 두리번 거리면서

 

버스 언제오나.. 기다리고있었는데 뭔가 이상한 상황을 봤습니다.

 

혹시 여기 의정부에 사시는 분들 계신진 모르겠지만 사시는 분들은 아마 의정부 역 근처와

 

구시가지, 신시가지쪽에 얼굴 칭찬 해주시는 도인분들 많은거 알고계실겁니다.

 

저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 부근에서만 한 너댓번 잡혀봤고 다 바빠요 아니면 대답 안하고 그냥 지나갔죠

 

제가 이 얘기를 왜 하냐고요? 어떤 남자 도인이 여자분을 잡고 죽어라 안놔주는걸 그떄 목격했으니까요

 

한가지 재밌는 사실은 이 남자 도인이 불과 2주전 쯤 의정부역에서 저한테 작업치려다가 뺀찌먹은

 

그 도인이었고요. 얼굴도 기억나네요. 사십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정도의 얼굴을 가진 거무잡잡한 아저씨.

 

저는 곧있으면 떨어지겠지, 금방 다른사람 찾으러 가겠지 그랬는데

 

오분이 지나고 십분이 지나도 아저씨는 그 여자분 옆에서 뭔가 계속 씨부렁씨부렁 거리면서

 

작업을 치고있더군요.

 

처음 한두번 볼때야 곧 떨어지겠지 그랬는데 계속해서 찝적거리니까 왠지 제가 불쾌하더라고요.

 

아마 그날 덥고 비오고 옷 다젖고 신발 다 젖고 짜증지수가 좀 올랐는데 하필 눈에 걸려서였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저걸 관여를 해...말아..해..말아... 이러면서 5분을 더 쳐다봤는데도

 

상황은 나아지긴 커녕 악화되더군요.

 

어떻게 악화됐냐구요? 의정부 구시가지 공항버스 타는 위치 아는분들은 아실텐데 정류장에서 역까지

 

도보로 무척 가까운데 그곳으로 여자분이 가려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같이 따라가더군요. 위대하신 도인씨께서.

 

더 웃긴건 뒤에서 걸어가면서 말거는것도 아니고 바로 옆에 착 달라붙어서 계속 작업을 치는데

 

너무 황당하고 어이가 없고 짜증이 나더군요.

 

그래서 이것저것 생각하면서 레파토리를 짜면서 그쪽으로 걸어갔습니다.

 

그리고 레파토리를 싹 정리한 뒤 가까이 가서 여자분 어깨를 툭툭 쳤죠.

 

그 여자분은 당연히 저를 쳐다봤고 저는 "야 너 누구아니냐? 너 오랜만이다. 여기서 뭐하냐?" 그러면서

 

속으로는 제발 맞장구 좀 쳐줘..제발..제발..

 

여자분 왈

 

"사람 잘못보셨어요. 누구세요"

 

아....이해는 합니다 물론 이해는 해요. 왠 도인 ㅅㅋ가 옆에서 찝적거리는것도 빡치고 짱나는데

 

갑자기 왠 오징어가 다른 사람 이름을 부르면서 아는체 하면 이 쇼키는 또 뭐하는 쇼키지 하고

 

당황스럽고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겠죠.

 

그래도 쪽팔림을 감수하고 "나야 나. 누군지 모르겠어? 나 고등학교때 같은 학교였잖아" 그러니

 

 

 

 

 

 

 

 

 

여자분 왈

 

"저 여고나왔는데요...."

 

 

 

아 저는 졸지에 내 성정체성에 혼동이 왔고 내 과거와 현재가 다른 성별이었나를 잠시나마 고민했었습니다.

 

그리고 상황파악이 다 된 도인께선 저한테

 

"그냥 갈길 가세요."

 

라고 상큼하게 말을 하시더군요.

 

허허....댁이나 갈길가시지 왜 애꿎은 사람 잡고잇는지...

 

저는 "제 친군데 무슨 볼일이냐고. 아저씨는 누구냐고" 라고 응수했고

 

아저씨는 다 잡은 물고기 놔주기 아쉬웠는지 저한테 계속 갈길 가라고. 모르는 사람 붙잡지 말고 일 보라고 그러더군요.

 

내 일은 집가서 쉬는거고 그전까지 버스가 안와서 기다리는중이었는데..

 

결국 어차피 다 뽀록난거 걍 정면으로 때려박자란 생각으로 말다툼을 했습니다.

 

"아저씨는 누군데 자꾸 이 여자분 안놔주세요? 내가 지난번에 아저씨가 나 잡아서 그냥 쌩까고갔는데

 

기억 안나죠? 난 아저씨 얼굴 기억나요. 싫다는 사람 놔주고 아저씨나 갈길 가세요."

 

 

집념의 도인씨는 제게 이러면 아저씨(......)한테 복이 안온다. 뭐 저주가 온다느니 어쩌니 그러면서

 

온갖 말도안되는 얘기를 하더군요. 저야 뭐 덤덤하니 듣고 그냥 가시라고. 자꾸 이러면 경찰 부른다고

 

공권력을 들먹이니 그제서야 아저씨는 제게 집안에 우환이 닥치고 어쩌고 하면서 자리를 뜨더군요.

 

저는 웃으면서 예예. 아저씨네 댁에는 평화와 안녕이 가득하시길 바랄께요. 그러고 상황 종료.

 

속에선 아 내가 사람을 이렇게 돕다니 아 뿌듯하다. 그러면서 도취감에 빠져서 여자분께

 

"괜찮으세요?" 라고 말하며 고개를 돌리니

 

 

 

 

 

 

 

 

여자분 언제 자리를 뜨셨는지 모르겠지만 휑하더군요.

 

 

 

 

 

이해 합니다.. 왠 쌩판모르는 남정네 둘이 자기를 사이에 두고 어쩌고 저쩌고 하니 빨리 그자리를

 

피하고 싶으셨겠죠. 충분히 이해 합니다. 그래도 내심 속으로는 고맙습니다 이 한마디라도 듣고싶었는데

 

아쉽긴 하더군요.

 

제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부족한 글재주라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었을텐데

 

끝까지 읽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남자분이건 여자분이건 도인한테 잡힌 사람있으면

 

꼭 풀어줍시다. 그리고 아는척하면서 풀어주려고 오면 맞장구쳐주세요. 안그러면 겁나 뻘쭘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