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정신병자

ㄴㅇ2013.11.04
조회410

에요. 
분명 정확한 검사를 받아본 적은 없지만 분노장애라던가..정신병이 있을거에요 
평소엔 정상적인 대화를 하는듯 싶다가.. 
조금만 자기의 의견에 반대하는 말을 한다던가, 말에 토를 달면 미친년처럼 돌변해서 욕설을 하고 
정말 별거아닌 사소한 말이었는데 갑자기 급 심각해져서 쉼호흡을 막 하더니 
혼잣말로 중얼중얼 막 정신병자같은 얼굴로
다 찍어죽여버리고 끝내버릴까 막 이런말들을 합니다.



이게 많이 나아진 편입니다. 


어릴땐 물컵이라도 한번 바닥에 떨어뜨리면, 미친년 처럼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욕을 하고
마치 거기에 발동이라도 걸린것처럼 하루종일 화를 내기 시작합니다 


난 그래서 엄마가 싫었어요. 정말 끔찍할정도로.
지금도 싫지만, 조금 생각이 컸달까요.



저희는 형제가 셋이에요.
첫째인 저랑 동생이 연년생이구요.
저희를 낳고부터, 엄마는 한번도 일을 쉬어본적이 없으세요. 
아빠 성격에 육아를 도와줬을리도 없구요. 능력이 없어 돈도 못 벌어다줬죠. 거기다 도박까지 해서 집도 날려먹었죠.


얼마전에 톡이 된 글을 하나 봤어요.
몇개월 안 된 아이 둘을 키우는 맞벌이 맘의 이야기.
아이 키우는것도 힘들고 돈벌러 다니는것도 힘든데 남편은 일체 도와주지도 않고,
요샌 아이들 얼굴만 봐도 짜증이 나고 우는 것만 봐도 짜증이 난다고. 

그 글을 읽는데.. 문득 아, 우리엄마도 이랬을까?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엄마가 그랬거든요
어릴땐 나 우는것만 봐도 짜증이 나고 확 죽여버리고 싶었다고. 

그 말을 듣고 난 또 어린 맘에 상처받고, 엄마를 더 미워했는데. 

엄마는 또 엄마 딴엔, 상처가 있겠죠? 

혼자 돌봐야만 하는 연년생 딸 둘에. 
무능력한 남편은 돈도 못 벌어와, 있는 돈까지 다 긁어가서 도박으로 날려버려, 
식당일부터, 공장, 등등 안 해본 일이 없는 엄마
딸만 낳았다고 엄마를 무시하고, 엄마를 종부리듯 하는 시댁.


그 속에서 엄마 인생은 아주 거지같았겠죠. 살기 싫었겠죠.


엄마의 친정 마저도, 
아들만 위하는 집구석에서 살아온 엄마는 어릴때부터 하녀노릇을 하며 자랐고 
그 잘난 아들들은 재산 다 가져가서 말아먹고, 한명의 망나니는 어릴적부터 늘 엄마를 개패듯 때렸다죠. 
그래서 본인의 부모인 외할머니마저 싫어하지만, 어쩔수 없는 도리로 가끔 집안에 모셔오는 엄마.


저희 엄마 참 불쌍하게 살았죠? 
저도 이제 크니까 알겠더라구요. 대충은.
근데 알면서도,
나도 엄마가 싫은거에요. 


어떡해요? 

마음이 계속 왓다리갔다리, 
어느날은 엄마가 가엾게 느껴져 잘해주고 싶다가도
어느 날은 너무 성기같아서 정말 하루라도 빨리 이 집구석을 벗어나고 싶고. 

나도 상처를 심하게 받았나봐요. 

그래서 남의 상처를 치유해줄 여유가 안 생기나봐요. 




어릴때부터 엄마 욕하는것만 보고 자랐어서인지, 또래 아이들 보다 욕을 잘해서 별명이 욕쟁이였어요. 
동생들이랑도 늘 티격태격, 욕이며 손찌검이며 너무 자연스럽게. 
그게 다 엄마 모습 보고 배운거라고 전 생각하는데, 그런 비슷한 말이라도 꺼냈다간 우리 엄마 또 눈이 미친년처럼 변해서 왜 다 내 잘못이냐며 미친듯이 소리질러요 

7살 딸내미 앞에 두고 덧셈뺄셈 못한다고 고래고래 욕하고 때리고. 
물컵이라도 손에서 떨어뜨리면, 아주 세상에 천하의 못된 빌어먹을 년이 되요. 
작은 실수도 용납이 안되요. 
넌 병신이냐? 그깟것도 손에 제대로 못 쥐냐? 어유 신발

지금 생각하면 단 한순간도 집에 있을때, 여유롭게 맘 편히 있어본 적이 없는것 같아요. 

큰 소리날까봐 늘 마음이 조마조마.. 
화가 난 엄마는 늘 방문을 쾅쾅 부서져라 닫고, 설겆이도 청소도 물건 다 부슬듯이 쾅쾅 거리며 다녀요 
그래서 동생들이랑 전 항상 엄마가 화날 때면 엄마 안 보이는 방 안에 들어가 문 꼭 잠그고 있어요
그게 습관이 되서 저흰 지금도 방에 들어가있을땐 습관적으로 문을 꼭꼭 잠궈요. 
여름이 되도 절대 방문을 열어놓는 일이 없죠. 


그래도 난 밝게 살고 싶었어서, 밖에선 생활 잘했어요
친구도 많았구요. 친구들도 저를 참 좋아해줬어요. 


어른이 되고, 직장인이 되고, 남자친구가 생겼어요
나이가 든 엄마는 이제 좀 잠잠하나 싶더니, 여전히 한번 화가 발동되면 미친듯이 한두시간은 고래고래 소리를 지릅니다 
남자친구가 생기니, 이젠 그걸로 욕을 하더군요
니깟년이 남자친구? 남자친구 좋아하시네 뭣도 못하는년이 아무것도 아닌년이 남자친구? 에라이 개같은 년아 니같은 년이 남자친구 좋아하네
이 말 무한 반복.
별로 저한텐 욕같지도 않은 욕인데, 이젠 나도 힘들었는지...... 고작 저런 욕 가지고 눈물이 줄줄 나더군요.
정말 한시간을 가슴치며 울었어요. 가슴이 너무아파서. 


엇그제도 또, 그냥 평범하게 밥을 먹다가
아무 일도 아닌 것에.. 말싸움이 나고. 지 혼자 머리를 싸매며 괴로운 표정을 짓고. 
아빠는 엄마한테 마음을 좀 유순하게 가지라며 뭐라고 하자, 
또 갑자기 광년이라도 된것처럼 쉼호흡을 위협적이게 막 하며, 다 꺼지라며, 다나가라며, 
절대 자기한테 하는 지적은 못 견디는. 엄마. 


자식한테 부드럽게 뭘 가르쳐 주고, 알려주고, 할 줄을 모르는 엄마 


저도 지쳐요 
불쌍한 건 알겠는데 저도 잘해주고 싶지 않고, 너무 밉고 힘들어요 


남자친구랑 이곳저곳 놀러다니며 행복할 때, 문득 엄마가 생각이 나기도 해요
엄마도 꽃놀이 좋아하는데. 바닷가 근처를 살아도 바다도 못 놀러가본 엄마인데. 
엄마 친구네 가족들이 놀러간다 그러면, 부러운 듯 말끝을 흐리다 말을 돌리는 엄마. 
가족끼리 놀러가자고 제가 주도해서, 엄마 콧구멍에 바람이라도 쐬어드릴까 싶다가도.
근데 그러다가도. 너무 미워서 그러기가 싫어요. 
내 마음속의 증오는 너무 어릴때부터 서서히 차올랐어서. 
잘 안 없어져요, 


누군가 제 맘을 이해해 주실까요?
전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누가 저에게. 조언이 될 만한 말씀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