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화예술회관에서 '박노해 사진전 - 다른길'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힙합청년부터 할아버지까지 다양한 연령이 관람하고 계시더군요. 작가는 흑백 필름 카메라 하나만 들고 높고 깊은 마을을 유랑했습니다. 티베트 인도네시아, 라오스, 파키스탄, 버마, 인도까지 이어지는 삶의 모습을 만나보시죠.
박노해씨는 노동자 시인이었습니다. 첫 시집 '노동의 새벽'은 군사독재시절 금서지정이 되었지만 1984년에 발간되어 100만부가 팔렸습니다. ‘남한사회주의 노동자동맹’을 결성하고 사형까지 구형되었지만 후에 민주화 운동 유공자로 복권이 되었습니다. 2000년부터는 정치적 발언을 스스로 금하고 세계 평화 활동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그가 설립한 나눔문화연구소와 라까페가 부암동 자락에 있지요. 라까페에서도 상시 전시를 하고 있습니다.
박노해 작가의 책들.
언제나 노동과 사람에 대한 화두로 글을 써왔던 시인은 이번 사진전에서도 그러한 시선이 묻어납니다.
35mm 단렌즈 하나로 찍은 작가의 사진은 대상과의 거리를 말해줍니다. 사진은 발로 찍는것이지요. 망원렌즈로 시장의 할머니를 몰래 찍은 사진과 "할매 장사 잘 되는교?" 라고 넉살 좋게 말을 붙여가며 대상과 친밀감을 만든 후의 사진은 하늘과 땅 만큼 다르지요
사진에서 작가의 행동과 표정까지 상상되는 것도,되려 35mm 렌즈가 가지는 한계 때문이지요. 이 정도 화각이라면 분명 아이들과 진심어린 대화를 하고 몇 발자국 앞에서 찍었을 겁니다.
사진이 다큐멘터리의 특성이 있다보니 설명을 보아야 이해가 되는 부분이 있지요.
그래서 모든 작품의 옆에는 모두 작가의 설명이나 시가 적혀있습니다.
<유목민의 대이동> 온 가족이 양과 야크를 몰고 새로운 초지를 향해 떠나는 중이다.한 곳에 오래 머물면 초원은 황폐한 사막이 되고 말기에.그런데 지금 티베트 초원이 아스팔트 도로로 뒤덮여가고 있다.중국 정부의 급속한 개방정책으로 군사작전하듯 고속도로가 뚫리고자본과 사람이 마구 소통되면서 티베트의 전통 삶이 무너지고 있다.무언가 열리면 무언가 무너지는 법이다.
지금 시대, 닫힘보다 더 무서운 건 열림이고 소통이고 접속이다.
<주인을 위로하는 말> 황하가 처음으로 몸을 틀어 아홉 번 굽이쳐 흐르는황하구곡제일만 언덕에서 관광객을 말에 태워산정 전망대까지 데려다 주는 티베트 여인.종일 숨찬 걸음에도 손님을 태우지 못한 모양이다.집에서는 가족과 아이들이 기다리는데빈손으로 돌아가야 하는 붉은 석양이 무거워여인은 능선에 주저앉아 힘없이 고개를 떨군다.오랜 동료이자 식구인 말은 손님을 태우지 못한
자신의 등이 미안해서인지 고개 숙여 주인을 위로한다.
개인적으로 몇 안되는 작가의 컬러 사진이 저는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가난하지만 도시의 부자들이 가질 수 없는 것들을 자랑하는 듯해서 좋았습니다. '내가 살고 싶은 집' 이라는 제목의 작품. 한가로운 양과 샛노랗게 반짝이는 나무가 눈을 게슴츠레하게 만듭니다.
버마의 물위의 농장 쭌묘.
버마에서는 아무리 가난한 집안이라도 소득의 1/10을 바쳐 꽃을 사고 매일 아침 불전에 올리며 기도를 드린다. 덧없이 사라질지라도 삶은, 밥보다 꽃이 먼저라는 듯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교실. 진정한 교육이란 무엇일까요.
초원의 낮잠.
일부 사진들은 벌써 판매가 되었더라구요. 작품은 사이즈별로 금액이 다르며 인포메이션 도우미을 통해 구입할 수 있습니다. 수익금은 구호활동에 사용이 된다고 합니다.
이번 전시는 대기업의 후원이 전혀 없이 자력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대신 많은 연예인들이 홍보를 후원해 주고 있네요.
120편의 전시 작품 20여편의 작품이 더 수록되어 있는 박노해 사진에세이 '다른길'도 전시장에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눈부시게 발전하는 세계에서 모두가 기피하는 육체 노동.
눈에 띄지 않게 묵묵히 일하면서 세계를 떠 받치는 사람들.
전시를 보면서 가난과 풍요의 정의를 쉽게 내릴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매일 오후 5시에는 작가의 사인회가 있습니다. 선착순 100명이라 미리 줄을 선 사람들! 입장줄인줄 알고 전시 포기하는 분들도 계시는데 입장은 여유롭습니다.
박노해 작가가 일일이 대화를 하면서 사인을 해주시더라구요.
세 권의 책을 선물 받았는데 틈틈이 읽어보고 있습니다. 그 순간 만큼은 잠시나마 좀 더 넓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기도 하고,
'길을 잃어버리자, 그 길이 나를 찾아왔다'
라는 문구가 가슴에 남기도 합니다.
저는 영광스럽게도 다른길의 첫 번째 사인을 받은 사람이 되었습니다. 꽃은 달려가지 않는다!
요즘은 멘토도 많고 강연도 많지요. 길을 잃은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이런 사진전을 통해서 세계와 우리의 삶의 범위가 얼마나 크고 다양한지 느낄 수 있다면 각자의 길을 찾는데 작은 도움이 될 듯 합니다. 나만의, 그리고 당신만의 길은 무엇일까요?
박노해 사진전 - 다른길 장소 : 세종문화예술회관전시기간 : 2월 5일 ~ 3월 3일 (휴관일 없음)전시시간 : 오전 11시 ~ 오후 8시 30분도슨트 : 주중 (2시/7시), 금요일 (3시/7시), 토요일 (7시)작가 사인회 : 매일 오후 5시, 선착순 100명
전시회 후기) 길을 잃자 다른 길이 보였다 - 박노해 사진전
세종문화예술회관에서 '박노해 사진전 - 다른길'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힙합청년부터 할아버지까지 다양한 연령이 관람하고 계시더군요. 작가는 흑백 필름 카메라 하나만 들고 높고 깊은 마을을 유랑했습니다. 티베트 인도네시아, 라오스, 파키스탄, 버마, 인도까지 이어지는 삶의 모습을 만나보시죠.
박노해씨는 노동자 시인이었습니다. 첫 시집 '노동의 새벽'은 군사독재시절 금서지정이 되었지만 1984년에 발간되어 100만부가 팔렸습니다. ‘남한사회주의 노동자동맹’을 결성하고 사형까지 구형되었지만 후에 민주화 운동 유공자로 복권이 되었습니다. 2000년부터는 정치적 발언을 스스로 금하고 세계 평화 활동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그가 설립한 나눔문화연구소와 라까페가 부암동 자락에 있지요. 라까페에서도 상시 전시를 하고 있습니다.
박노해 작가의 책들.언제나 노동과 사람에 대한 화두로 글을 써왔던 시인은 이번 사진전에서도 그러한 시선이 묻어납니다.
35mm 단렌즈 하나로 찍은 작가의 사진은 대상과의 거리를 말해줍니다. 사진은 발로 찍는것이지요. 망원렌즈로 시장의 할머니를 몰래 찍은 사진과 "할매 장사 잘 되는교?" 라고 넉살 좋게 말을 붙여가며 대상과 친밀감을 만든 후의 사진은 하늘과 땅 만큼 다르지요
사진에서 작가의 행동과 표정까지 상상되는 것도,되려 35mm 렌즈가 가지는 한계 때문이지요. 이 정도 화각이라면 분명 아이들과 진심어린 대화를 하고 몇 발자국 앞에서 찍었을 겁니다.
사진이 다큐멘터리의 특성이 있다보니 설명을 보아야 이해가 되는 부분이 있지요.그래서 모든 작품의 옆에는 모두 작가의 설명이나 시가 적혀있습니다.
<유목민의 대이동>온 가족이 양과 야크를 몰고 새로운 초지를 향해 떠나는 중이다.한 곳에 오래 머물면 초원은 황폐한 사막이 되고 말기에.그런데 지금 티베트 초원이 아스팔트 도로로 뒤덮여가고 있다.중국 정부의 급속한 개방정책으로 군사작전하듯 고속도로가 뚫리고자본과 사람이 마구 소통되면서 티베트의 전통 삶이 무너지고 있다.무언가 열리면 무언가 무너지는 법이다.
지금 시대, 닫힘보다 더 무서운 건 열림이고 소통이고 접속이다.
<주인을 위로하는 말>황하가 처음으로 몸을 틀어 아홉 번 굽이쳐 흐르는황하구곡제일만 언덕에서 관광객을 말에 태워산정 전망대까지 데려다 주는 티베트 여인.종일 숨찬 걸음에도 손님을 태우지 못한 모양이다.집에서는 가족과 아이들이 기다리는데빈손으로 돌아가야 하는 붉은 석양이 무거워여인은 능선에 주저앉아 힘없이 고개를 떨군다.오랜 동료이자 식구인 말은 손님을 태우지 못한
자신의 등이 미안해서인지 고개 숙여 주인을 위로한다.
개인적으로 몇 안되는 작가의 컬러 사진이 저는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가난하지만 도시의 부자들이 가질 수 없는 것들을 자랑하는 듯해서 좋았습니다. '내가 살고 싶은 집' 이라는 제목의 작품. 한가로운 양과 샛노랗게 반짝이는 나무가 눈을 게슴츠레하게 만듭니다.
버마의 물위의 농장 쭌묘.버마에서는 아무리 가난한 집안이라도 소득의 1/10을 바쳐 꽃을 사고 매일 아침 불전에 올리며 기도를 드린다. 덧없이 사라질지라도 삶은, 밥보다 꽃이 먼저라는 듯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교실. 진정한 교육이란 무엇일까요.
초원의 낮잠.일부 사진들은 벌써 판매가 되었더라구요. 작품은 사이즈별로 금액이 다르며 인포메이션 도우미을 통해 구입할 수 있습니다. 수익금은 구호활동에 사용이 된다고 합니다.
이번 전시는 대기업의 후원이 전혀 없이 자력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대신 많은 연예인들이 홍보를 후원해 주고 있네요.
120편의 전시 작품 20여편의 작품이 더 수록되어 있는 박노해 사진에세이 '다른길'도 전시장에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눈부시게 발전하는 세계에서 모두가 기피하는 육체 노동.
눈에 띄지 않게 묵묵히 일하면서 세계를 떠 받치는 사람들.
전시를 보면서 가난과 풍요의 정의를 쉽게 내릴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매일 오후 5시에는 작가의 사인회가 있습니다. 선착순 100명이라 미리 줄을 선 사람들! 입장줄인줄 알고 전시 포기하는 분들도 계시는데 입장은 여유롭습니다.
박노해 작가가 일일이 대화를 하면서 사인을 해주시더라구요.
세 권의 책을 선물 받았는데 틈틈이 읽어보고 있습니다. 그 순간 만큼은 잠시나마 좀 더 넓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기도 하고,
'길을 잃어버리자, 그 길이 나를 찾아왔다'
라는 문구가 가슴에 남기도 합니다.
저는 영광스럽게도 다른길의 첫 번째 사인을 받은 사람이 되었습니다. 꽃은 달려가지 않는다!
요즘은 멘토도 많고 강연도 많지요. 길을 잃은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이런 사진전을 통해서 세계와 우리의 삶의 범위가 얼마나 크고 다양한지 느낄 수 있다면 각자의 길을 찾는데 작은 도움이 될 듯 합니다. 나만의, 그리고 당신만의 길은 무엇일까요?
박노해 사진전 - 다른길장소 : 세종문화예술회관전시기간 : 2월 5일 ~ 3월 3일 (휴관일 없음)전시시간 : 오전 11시 ~ 오후 8시 30분도슨트 : 주중 (2시/7시), 금요일 (3시/7시), 토요일 (7시)작가 사인회 : 매일 오후 5시, 선착순 100명
자세한 사항은> http://www.anotherway.kr
원본스토리 바로가기 - http://www.imagnet.com/story/detail/9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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