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中毒) - 서른여섯번째

독백2004.01.05
조회254

먼저 걷던 지우가 발걸음을 늦춰 태빈과 맞춰 걸었다. 태빈의 그림자에 가려져 지우의 그림자
가 보이지 않았다.

 

" 너 키 정말 많이 컸다."
" 누나는 정말 안 컸어."
" 뭐라구?"
" 하하- 농담이야"

 

지우가 때릴 듯 손을 들자 태빈이 웃으며 저만치 뛰어갔고, 지우는 그를 따라 뛰어갔다.

 

" 너- 거기 안서?"
" 서랜다고 서는 사람이 어딨어-"
" 너 잡히면 죽어-"
" 잡아봐- 얼른-"

 

지우는 필사적으로 태빈을 쫓아 뛰었고, 쫓아오면 이미 저만치 멀어진 후였다.

 

" 아야-"
" 누나-"

 

태빈은 지우가 넘어지는 걸 보고 급히 달려왔고, 지우는 바닥에 넘어져 있다말고 태빈의 손목
을 꽉 잡았다.

 

" 잡았다."
" 뭐야-"
" 잡기만 하면 되지. 너 죽었어. 이리와."

 

결국 지우는 태빈에게 복수를 하고 나서야 그의 손목을 놓아주었다.

 

" 너무 못됐다. 이지우."
" 뭐!! 누나한테 이지우가 뭐야?"
" 한살차인데 뭐. 그냥 편하게 부르자."
" 어-어?"
" 지우야 오빠랑 수영하러 갈까?"
" 점-점-"
" 싫어? 지우야?"
" 아쭈. 이현표!"

 

지우는 태빈을 때릴 기세로 다시금 주먹을 들어 올렸고, 태빈은 가볍게 지우의 양 손목을 잡았
다.

 

" 아퍼-"
" 엄살은- 꽉 잡지두 않았다."
" 진짜 아프단 말이야..."

 

지우는 태빈에게 잡혀 있던 손을 빼내어 손바닥을 펴 보였다. 손바닥에 나있는 흉터...
현표가 교도소에 들어가던날 생긴 상처자국... 지우의 손에는 선명하게 흉터자국이 남아 있었
다. 현표와 김씨를 말리기 위해 현표를 막던 지우가 김씨에게 밀려 넘어지면서 깨져있던 유리
병때문에 생긴 상처... 태빈이 손이 지우의 손을 꼭 감쌌다.

 

바닷가의 밤바람은 꾀 싸늘했다. 지우는 입고 있던 나시티만을 입고 나왔고, 현표는 가디건을
걸치고 나왔는데 그걸 벗어 지우에게 입혀 주었다.

 

" 안 추워 나-"
" 모기 있잖아."
" 근데 이거 촘촘히 구멍있는거잖아... 이거 뚫고 들어오면 어떡하지?"
" 어쩔수 없지. 헌혈해야지..."
" 뭐야. 그런게 어딨어."
" 어쩔수 없어. 난 대 놓고 헌혈하잖아."

 

태빈은 헐렁한 반팔 티 한장만을 입고 있었다. 지우는 밤 바다를 바라보며 태빈의 어깨에 기대
었다. 차가운 바닷바람이 불어와 지우의 머리를 헝클어 놓았다. 때문에 지우의 머리에서 나는
좋은 향기가 태빈의 코끝을 간지럽혔다.

 

" ...자?"
" ......."
" 누나..."
" ......."
" ...지우야..."
" ......."
" ...나는...안되는거니...?"
" ......."
" ...안되는 거겠지...?"
" ......."
" 내가...이러면...안되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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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회를 즐기느라 어제오늘 이렇게 되서 한꺼번에 다 올립니다.^-^;;

새해에는 좋은일만 있으시길 바라구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