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애의 끝은 환승

아프다2016.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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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먼저 좋아했고, 자연스레 너도 나에게 스며들었지.

넌 20대초반, 난 20대중반, 우린 그렇게 3년이란 시간을 돌고 돌아 연상 연하 커플로 시작했다.

타지에서 대학을 다니던 너와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던 나

풋풋하고 파릇한 애들 사이에서 늦은 나이에 대학을 다니 던 너였기에

난 불안함도 있었고 안쓰러움도 참 컸던 것 같다.

그런 날 넌 오빠처럼 다독이고 서로 핸드폰 붙들고 있는 성격은 아닌데도 불구하고,

연락도 자주 해주며 우린 그렇게 일주일에 1번씩 만나 애틋하게 2년이란 시간을 공유했다.

넌 여자친구가 있어도 늘 짧은 연애를 했기에, 오히려 내가 남자처럼 우리가 함께했던

추억들을 더 소중하게 간직해주고싶어했고, 더 지켜주고싶어했던 것 같다.

 

 

그러고 2주년을 한달 남겨 둔 날 아침. 뜬금없이 넌 장문의 카톡 한통을 보내 놓고

나에대한 모든것을 차단했더라. 설레이고싶다며 호감가는 사람이 생겼다며

그 사람도 너에게 호감을 표현하니 흔들린다며 정이 많아서 얼굴보고,전화통화로는

못하고 이렇게 카톡으로 헤어지자고 말하는 날 용서하라며 이런식으로 헤어지자해서

미안하다고. 그 카톡을 마지막으로 한번의 이별도 없던 우리가 칼같이 헤어졌다.

머리가 멍하고 아무생각도 나지 않았는데 출근은 해야 했기에 어떤 정신으로 지하철을

타고, 환승을 해서 출근을 했는지 조차도 기억이 나질 않았다.

그날 하루는 정말 서 있기 조차 너무 버거운 날이였다. 회사 전화며 동료 전화며

전화를 해봐도 하는 족족 차단. 이게 내가 널 만나온 2년의 시간이 끝나는 순간이였다.

 

 

헤어진 당일 아직 너에관한게 내 옆에 너무 많은데 어디서 부터 정리를 해야 할 지

도무지 감이 안잡혔다. 커플링을 먼저 치워야할지 우리가 찍은 사진부터 지워야 할지

이제다 소용없는 추억들인데, 어디서부터 정리를 해야 할 지. 왜 이 모든걸 나한테만 떠맡기채

도망가듯 숨어버린 니가 너무 밉고, 비겁한 니가 너무 원망스러웠다.

아무리 연락을 해도 다 차단 하는 너의 모습을 보고 느꼈다. 난 딱 이만큼인 애 였구나.

집앞으로 찾아가볼까 수없이 생각했다. 하지만 모진말을 하고 쓸쓸하게 돌아설 나의 모습을

생각하니, 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아 깨끗하게 접었다.

 

 

헤어지고, 이틀 째 되던 날. 넌 날 만나기전 잠깐 만났던 여자친구 사진을 프사에 올리며

새로운 연애에 들 떠있더라 나와 니가 웃으며 찍었던 사진이 있던 자리에 하루만에 다른 여자

사진이 올라오니 그 기분 뭐같더라. 그리고 다짐했다. 잘 살기로.. 너보다 행복하기로.

통수 맞으면 뒤도 안돌아보고 돌아서는 성격인지라 헤어지고 이틀 째 되던 날 이후로는

더 이상 너에게 전화도, 카톡도, 문자도 하지않았다. 근데 생각보다 괜찮더라.

예전에 이별을 했을땐, 그 사람에게 연락할까봐 무서워서 술도 못 마셨는데

술도 잘 마시고 밥도 잘 먹고 친구들도 잘 만나고 그냥 똑같은 일상이더라. 너가 없다는 것 빼고.

왜 하나도 슬프지 않은지 눈물도 안나는지 내가 생각해도 이상하더라.

혹시, 나도 마음이 떠났는데 정과 의리로 널 붙잡고 있었나 싶어 씁쓸하기도 하더라.

친구들은 나보고 독한년이라고 냉혈한이라고 지나가는 농담을 던졌지만, 이렇게 담담하게

이별을 받아 들이는 내 모습이 너가 말한 이별에 알겠다고 대답하는 것 같아 좀 속상하긴 하더라.

 

 

나라고 2년동안 남자가 없었겠니? 나라고 설레고 싶었던 순간이 없었겠니?

난 무엇보다 너와 우리의 시간을 지키고싶었고, 널 배신하고 싶지 않았다.

 

 

너에대한 생각이 하나도 안난다면 그건 거짓말이다. 우리가 해왔던 추억들이 얼만데..

그래도 잊으려고 발버둥 치지 않아도 자연스레 흐려지는거 보면 내가 상처를 많이 받긴 했나보다.

어쩜 다행이다 싶기도하고, 잘 지내라는 말은 안한다. 행복하란 말도 안한다.

있잖아, 나 아닌 다른 사람과 이별을 할땐 말이야 이렇게 도망치듯 숨지 말아라.

너와의 마지막이 분노로 끝나게 하지말아라. 그래도 한땐 사랑했던 사람 아니냐.

성격같아선 얼굴에 침이라도 뱉고싶지만, 너와 함께 했을때 아픈 기억보다 행복했던 기억이

많아서 난 그냥 이렇게 나쁜 꿈 꿨다생각하고 추억으로 묻으련다.

 

꿈에서라도 마주치지 말자. 잘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