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 사랑은 시어머니..ㅋ

mis2008.11.08
조회68,426

이번달 27일 출산을 앞두고 있는 26살의 임산부 랍니다.

여기 톡 글 자주 읽는데 맨날 며느님들 시댁하고 트러블 많이 생기고.. 전 정말 복받았구나

싶어서 글 올려봐요.

 

어제 정기검진일이라 산부인과를 갔다 왔는데 막달이라 이것 저것 검사를 마치고

원장님이 검사결과를 보시더니 표정이 변하시면서 당장 내진을 해보자 하시더니 안그래도

아가 주수에 비해 많이 작은 편인데 조산의 위험이 있으니 입원을 하는게 어떻냐 하더군요.

 

엥..-,.- 난 아무렇지도 않은데 입원 할 생각하니 입원비가 너무 부담인거에요,

그래서 일단은 집에 가서 쉬어보고 상태 이상하면 다시 오면 안되겠냐 했죠.

 

그래서 의사한테 절대 아무것도 하지 말고 집안에 누워만 있어라 신신 당부 받고 집으로 왔어요.

그날 저녁은 신랑하고 피자를 시켜먹고 잠들었고, 오늘 아침까지 배가 계속 뭉치고 허리가 아프고

그래서 잠을 좀 설쳤어요, 그랬더니 신랑이 걱정이 됐는지 회사를 안 가고 절 봐주더라는>_<

하여튼, 일어나고 나니 배도 좀 고프고 순두부가 먹고싶어서 신랑한테 사오라 그랬어요.

찌개 끓여먹으려고...

 

근데 이넘의 신랑이 가면서 시어머니한테 전화를 했더군요, 자초지종을 들으신 시엄니,

 

어머님 : [내가 갈까?]

신랑 : [응 그래~]

 

집에 도착해서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울 신랑....ㅠㅠ

울 시댁하구 저희 집은 같은 아파트 동만 틀려요 ㅋ 걸어서 5분도 안되는..

 

그치만 집들이 이후로 한번도 저희 집 드나들지 않으시고 용건 있으면 시댁으로 부르시고

임신한 며느리 불편하다고 자주 부르지도 않고, 가면 무조건 쉬어라 하시고 이것 저것

다 해주시는 좋은 어머니세요.

 

하여간 문제는 그게 아니고 저희 집인거죠, 남편하고 둘이만 사는 집에 저는 임신해서 힘들다고

안하고, 신랑은 원래 지저분하게 살면서 지저분한거 모르고 살아서 안하고, 집안 꼴이 완전

거지같은데..ㅋ

바닥은 2주째 청소기를 안돌려서 먼지가 장난이 아니고, 냉장고는 오래된 음식으로 가득,

가스렌지는 기름때가 찌질찌질, 화장실은 머리카락, 물때가 쪼글쪼글.. 싱크대도 어수선..

아아악~~

 

"자기는 우리 집안 꼴 이런거 알면서 시어머니 부른거야~?!?!?!?" 라고 울부짖어도

"응? 머 어때-_-" 이러고 넘어가는데.. 난 이제 챙피해 죽겠구나 싶었죠.

 

아니나 다를까 울 시어머니 오셔서 순두부 찌개 끓이시면서 제가 어질러놓은 온갖 살림들

다 정리해주시더군요...ㅋ-,.-;;

 

다른거 다 좋지만 정말 어머님이 예전에 생각해서 먹으라고 주신 음식들 안 먹고 쌓아뒀다가

어머니 손에 꺼내져서 버려지는거 보니 넘 민망하고 죄송스럽고 '진작에 버렸어야되는데..'

속으로 막 '이런 븅신 븅신 ㅠㅠ' 이랬어요.

 

"아.. 죄송해요 어머니가 주신 음식 제가 너무 안먹었죠..ㅜㅜ"

 

이랬더니 웃으면서 "내가 그걸 아니 이제는 니들 먹을걸 잘 안주잖냐." 이러시네요 ㅋ

 

제가 안절부절 못하니 "의사가 입원하랬으면 네~ 하고 입원하지 뭣 한다고 집에 와 오길,

서있지 말고 누워있어 얼른!"  호통하시고

 

울 시엄니 절대 저 혼내지도 않으세요, 청소하시면서 "쟈가 임신 막달에 힘들어서 일을 잘

못하니까 니가 청소도 하고 다 해야지! 이게 뭐여, XX이 하라고 다 내버려뒀어!!" 이럼서

신랑한테만 혼내시고..ㅋ

 

"엄마, XX이 체하겠다, 얘 먹는데 좀 쉬었다가 해. -_-ㅋㅋ"

"그러냐? (절 보면서) 말을 하지~"

 

하고 저 다 먹을 때까지 침대에 잠깐 앉아 저희 먹는거 보면서 얘기하시더니 다 먹고 나니 또

설겆이 다 해주시고 부엌을 아주 반짝반짝 하게 만들어 주시곤 돌아가셨다지요.

 

냉장고 속도 얼마나 깨끗해졌는지..-.-ㅋㅋ;; 다행히 집안 청소기 돌리는건 신랑한테 하라고

시켜놓으시고 가셨어요, 안방꼴도 완전 거지같은데 청소기까지 돌리셨으면 정말 누워있는

침대가 가시침대가 되었을듯..

 

어쨌든 내일은 병원을 또 가서 검사를 다시 받아보기로 했네요. 내일은 신랑도 다시 일하러

가야하고.. 시어머니가 같이 가자 하시네요, 어머니랑 같이 가면 택시비, 병원비도 다 내주시고

좋긴한데, 매번 '어머니 같이 가요.^^;;' 그러긴 솔직히 쵸큼 눈치 보여서 못 했는데

'신랑 없으면 혼자 가지 말고 나 (어머님) 불러라.'고  해주시고...

전 정말 시어머님 잘 만난거 같아요.

 

어머님, 아버님께 새삼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