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엄마와 친하지 않아요

한숨2018.05.02
조회468

 

 

30대 중반의 주부입니다.

주변에 판 좋아하는 친구들이 몇 있어서 혹시나 글 보고 누군지 알아보는 사람 있을 수도 있는데

눈치 채도 모르는척 해주세요 ㅠ

그냥 속은 답답한데 어디에 말할 곳도 없고 해서 글을 씁니다.

재미도 없는 글이 좀 길어 질거 같아 미리 사과 드릴게요

혹여나 욕하시는 분은 없길 바랍니다

 

 

 

 

 

무튼 제목에서도 말했듯이

전 엄마와 친하지 않아요

뭐 과거얘기 꺼내서 하자면 한도 끝도 없고

궁금해 하실 거 같지 않아서 생략 할게요

 

 

그냥 쉽게 말해 친구사이라고 가정한다면

여럿이서 만날땐 만나도 단둘이는 만나지 않는 친구

단톡방에서는 하하호호 하지만 따로 단톡은 안 하는 사이라고 보시면 돼요

 

 

그런 사이로 지낸지 꽤 오래됐어요

지금보다 결혼전이 더 데면데면한 사이였어요

한집에 살았어도 둘이 있을때는 대화도 거의 안했고 밥도 따로 먹고

결혼전에 엄마, 여동생, 저 셋이만 살았던적이 몇년 있는데

원래 엄마가 여동생을 유난히 예뻐하세요

셋이 한집에 있어도

둘이 방에서 얘기하고 티비보고 저는 거실에서 혼자 티비보거나 컴퓨터 하고요  

한번은 하도 웃음소리가 들리고 즐거워 보이길래 

무슨 얘길 그렇게 재밌게 하냐고 들어갔더니 아무것도 아니야~

그러고 안알려주더라구요 ㅎㅎ

 

또 한번은 주말에 늦잠자고 일어났는데 아무도 없었어요

그냥 다들 어디갔나 하고 혼자 티비보고 쉬고 있는데

나중에 보니 동생이랑 둘이만 쇼핑 다녀왔더라구요  

뭐 대충 그런사이였어요

 

 

 

그때야 뭐 어렸으니 처음엔 상처도 많이 받았고 방에서 혼자 울기도 많이 했지만

워낙 어릴때부터 형제들이랑 차별도받고

무관심 속에서 커서 나중에는 그러려니 했어요

이렇게 말하면 그래도 엄만데 너무한거 아니냐 할 수도 있지만 사실이 그래요

 

'그냥', '이유없이' 통화하는일도 없었죠

저도 안하지만 당연히 엄마도 한적 없어요 

 

 

20대 중후반쯤 부터는 그냥 저는

엄마한테 바라는것도 없고

해주고 싶은 것도 없고

엄마랑 뭘 하고싶은 것도 없는 그런 상태였어요

 

 

가끔 형제들이랑 무슨 얘길 하다가 엄마얘기가 나오면 남얘기 듣는거 같고 그래요

그랬더니 한번은 언니가 저한테 막 뭐라 하더라구요

너는 엄마한테 그만 좀 하라고 언제까지 그럴거냐고;;

 

아니 난 아무것도 안했는데 ㅋㅋㅋㅋ그냥 별로 관심이 없을 뿐인거거든요;;

위에도 말했지만 전 그냥 엄마랑 뭘 하고 싶지도 않고

뭘 해주고싶은것도 받고 싶은것도 없는 그런 상태니까요

이때 좀 억울했어요 ㅎㅎ

 

 

그래도 지금은 저도 나이도 먹고 결혼도 해서그런지 좀 유해져서 전보다는 나아졌어요

한달에 한두번 할까말까 하지만 통화도 하고

친정에도 가고요

 

주말에 남편이랑 둘이 멀든 가깝든 여기저기 많이 다니는 편인데

어디 갈건데 엄마도 뭐 사다줄까? 하고 전화도 하고

아주 가끔은 밥 먹었냐 어디 아픈데 없냐 이런 통화를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특산품이나 선물을 주러 들러도 오래 있지는 않아요

어디 다녀왔는데 좋더라 이러고 줄거 주고 금방 집에 가요

엄마랑 할말이 없어요 ㅋ

 

 

남동생이 군대 제대하고부터는 쭉 타지에서 있다가

얼마전부터 근처에 취직해서 집에 지내거든요

한번은 어디가서 뭐 사서 갖고오는데 엄마가 전화를 안받길래

남동생한테 전화 해서 내려오라고 하고

아파트 입구에서 그것만 주고 집에갔어요

(남동생이 그래서 좀 충격 받았더라구요 어쩜 집앞에 와서 엄마 얼굴도 안보고 가냐고)

 

 

 

서론이 좀 길었는데

어찌됐든 이런 사이였다는걸 말씀 드리는 거에요

전 이 상태로 만족하고 앞으로도 이렇게 지내고 싶어요

 

 

결혼하고 나서 특별한 계기나 사건도 없었고 엄마도 특별한 액션이 없으니

제가 그런것처럼 당연히 엄마도 그렇다고 생각 하고 지내고 있었는데

갑자기 한 2~3년 전쯤? 부터 엄마가 친한척(?)을 하더라구요

뜬금없이 문자를 보내서는

 

너는 엄마가 보고싶지도 않냐 그러기도 하고

너는 엄마가 궁금하지도 않냐 그러기도 하고

잘 살아 있니? 그러기도 하고

 

그래서 전화 해서 무슨일 있냐 그럼 엄마가 딸한테 연락 하는데 꼭 이유가 있어야 하냐고

서운한티 내고 하길래

그럴때마다 솔직히 좀 당황스러웠거든요

제가 볼때 엄마랑 저는 그런 사이가 아니니까요

그래도 엄마가 그러는것도 어쩌다 한번이길래 

그냥 왜저러나 그러고 넘어갔어요

 

 

 

얼마전에 엄마가 몸이 안좋으셔서 병원에 입원을 하셨어요

저는 직장에 다니기도 하고

병원이 차로 4~50분 걸리는 위친데 퇴근시간까지 겹치니 더 오래걸려서

솔직히 평일에는 가기 부담스러워 자주는 못가고

보통 일주일에 주말 포함해서 2~3회 정도 문병을 갔어요

 

하루는 다른 형제들은 다 갔는데 저만 안갔나봐요

그때 저는 왜 안왔냐고 하면서 우셨다고 하더라구요

(제가 퇴근후에 뭐 배우는게 있어서 특정요일들엔 병원에 못가요 엄마도 알고 있구요)

그때도 좀 황당했어요; 그 전날 갔었거든요

 

아무튼 처음엔 좀 안좋으셨는데 나중에는 밥도 잘 드시고 혼자 잘 움직이고 

거의 괜찮아 지셔서 퇴원을 하네마네 하다가

좀 더 병원에 있는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다 합치면 한달 반쯤? 두달 조금 못되게 입원 해 계셨어요

 

 

지난주 평일에는 제가 계속 바빠서 못가고 통화만 몇번 했었는데

갑자기 당장 내일(토요일) 퇴원을 한다고 하더라구요

주말에 일이 있어서 저는 못가고 다른 형제들이 대신 퇴원수속하고 집에 모셔다 드리고

어차피 집에는 남동생이 같이 지내고 있기도 하니까

저는 5월1일이 근로자의 날에 가야지 생각하고 있었어요

마지막 통화한게 금요일이었으니 한 3, 4일 정도 엄마랑 통화를 안했네요  

 

5월 1일 어제 남편도 출근을 해서 혼자 늦잠 자고 일어났는데

엄마한테 문자가 와있는거에요

 

 

 

 

 

 

 

일어나자마자 잠도 덜깬 상태에서 이문자를 봤는데

순간 너무 화가 나는거에요

바로 전화해서 엄마한테 막 뭐라고 했어요

 

너무 흥분하고 얘길 해서 내용은 자세히 기억이 안나는데

갑자기 왜그러냐 뭐 죽을병이라도 걸렸냐 뭐 몇년을 못봤냐 통화를 안했냐 대체 왜그러냐

대충 그런얘기였어요

엄마도 울고 저도 울고 막 화만 내다 끊었는데

끊고 나서도 계속 마음이 안좋아요

 

 

속상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한데 짜증도 나면서 황당하기도 하고

뭘 어쩌자는 건지도 모르겠고

제가 기억 하는 거 부터 시작을 해도 근 30년 가까이 이러고 살았는데

갑자기 왜이러는지도 모르겠고

뭐 몸이 아프니 마음까지 약해져서 그런거라 쳐도

솔직히 전 하루아침에 잘 지낼 자신이 없거든요

 

 

어제아침에 그러고 나서 남편한테도 얘기 안했는데

계속 마음이 불편하고 어제부터 계속 기분이 왔다갔다 하길래

넋두리좀 해봤어요

 

 

 

긴 얘기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