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님 갑님 조물주 보다 더 높은 갑님

노예임2019.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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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슬퍼서 하소연 몇자 적어봅니다.

저는 은행 IT부서에서 근무하는 외주직원입니다.
요즘 유행하는 피라미드 구조상 가장 밑바닥에 위치한 '을' 이라고 할까요?
제가 속한 팀이 주로 하는일은 프로그램 개발 및 본점/지점직원 전산업무 가이드입니다.
참고로 원할한 업무 응대를 위하여 정담당자/부담당자 체계로 운영하고 있고요.

마침 부담당자가 휴가간 오늘 일입니다.
제가 잠시 화장실 간 9분사이에 갑님께서 급하게 찾습니다. 사무실전화로 세번 휴대전화로 두번 메신져 쪽지 등등
마지막 4번째 사무실전화가 연결되고 문의한 내용 찬찬히 안내하면서 문제생기면 또 전화하라고 안내하고 끊으려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 갑님께서 왜 그냥 끊으려고 하느냐,부담당자도 없는데 왜 자리 비웠냐, 자리 비웠으면 휴대전화 왜 안받았냐 등등 화가 단단히 나셨네요.

변명을 하자면 사실 저는 갑님처럼 기본적인 생리현상을 맘편히 해결해도 되는 사람인줄 착각했어요.
그래서 혹시 우리 갑님이 전화할지도 모르니 화장실갈때도 꼭 휴대전화 들고가야하고, 전화하면 그 어떤곳이라도 꼭 받아야 하는지 몰랐어요.

그래요.다 제 잘못이죠.
당신회사 돈으로 고용된 노예인데, 당신이 원하는 서비스에 제대로 부응했어야 하는데...
혹시 모를 전화에 휴대전화 손에 꼭 쥐고 대기 하고 있어야 했는데...
부담당자 없으면 기저귀라도 차고 자리를 지켰어야 하는데...

오늘 여러가지로 정말로 미안했습니다.
제 업무가 시급을 다퉈서 처리하는 업무가 아니라 살짝 안일하게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노여움 풀어주시기 바랍니다. K♡B천안지점 K대리님!

그리고 이시간에도 IT업계에서 일하는 개발자 분들 혹시 이 글을 읽으신다면 힘내세요.
항상 직업의 특성상 을 일수밖에 없지만, 을도 기본적인 권리를 누리고 살수 있는 날이 언젠가 오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