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놈 편의점 간 사이에 글 씀. 빡치니까 일단 음슴체. (막쓰는 거니까 욕 주의.) 내 친구는 관심종자임. 정확히는 미친 컨셉충임. 그래도 벌레란 뜻은 좀 그러니까 채울 충자로 대신함. 맞음. 이 새낀 ㄹㅇ 인생이 컨셉으로 가득찬 인간임. 절교하고 싶은데 안 됨. 그도 그럴 게 16년을 함께 지냄. 내 나이 2n살. 인생 절반이 이 인간임. 애증임 암튼 친구의 컨셉질은 15세 때부터 시작됨. 편의상 친구를 충이라 칭하겠음. 그맘때 충이는 중2병+컨셉병+관종이 뒤섞인 끔찍한 혼종이었음. 물론 마음만 그랬음. 충이는 정작 현실에선 전교 3등하는 모범생이었음. 모태신앙에 집에서도 착한 아이였음. 그래서 속에서 들끓는 관종끼를 풀데가 없었던 거임. 관심받고 싶다는 욕망은 이미 넘칠만큼 쌓이고 쌓인 상태였음. 그러다 중2 가을. 충이는 등교길에서 나한테 선언함. "나 오늘은 준비가 됐어! 진짜 나 방해하지마!" 무슨 준비냐 했더니 영웅으로써 시대에 저항할 준비랬음. 아 어디서 이상한 거나 주워들어가지고. 암튼 실패할 게 뻔했음. 그래서 니 맘대로 해라 그랬더니 충이는 후후후 하고 웃음. 뭔진 몰라도 이미 끔찍했음. 아슬아슬하게 교문 들어서는데 학주가 충이를 반김. 이새낀 공부 잘해서 쌤들이 이뻐햇음. 학주가 손까지 흔들면서 '어이 충이왔냐-'이러는데, 거기다 대고 얘가 갑자기, "아씨! 쌤!!! 저 좀 내버려두세요!" 하고 소리침. 가방도 내팽겨침. 이 미친놈이.. 당연히 등교하던 애들 다 쳐다보고 선도부도 다 돌아봄. 모두 충격먹어서 멈춤. 당연한 반응인 게, 당시 학주는 우리학교 개교이래 제일 악질이라 불리는 인간이었음. 다들 ㅈ됐다 싶었던 거임. 근데 나는 봄. 똑똑히 봄. 충이가 그 분위기에서 슬쩍 웃는거. 해냈다! 하는 표정이었음. 진짜 미친새끼. 난 친구를 잘못 둔 덕에 각목으로 맞을 준비를 해야햇음. 그래서 바지 추스리고 있는데, 뜬금없이 학주가 껄껄껄!!! 하고 웃음. 즐거워 미치겠단 표정으로 웃는데 진짜 악마같았음. 아주 호쾌미남임ㅅㅂ 암튼 그러곤 충이 머리에 손을 올리더니, "아이고 우리 충이가 반항도 하네? 알겠다! 쌤이 안 건드린다! 이 귀여운 자식!" 그러면서 애 머리를 아주 뒤지게 쓰다듬음ㅋㅋㅋㅋㅋㅋ 심지어 충이 가방도 주워서 어깨에 직접 매줌. 등도 팍팍 치면서 어깨피고 다녀라! 이러고ㅋㅋㅋㅋㅋㅋ 다들 어리둥절해있는데 때마침 학주가 사나이답게 소리침. "충아! 오늘 우유급식 신청날이다! 신청해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 이게 무슨 말 같음? 맞음. 사실 충이는 겁나 쪼끄만함. 아주 작은 놈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국 아무리 지가 눈을 부릅뜨고 반항을 해봤자 오목눈이가 호랑이한테 짹짹대는 꼴이었던 거. 그거 이해하자마자 애들 다 쪼갬. 근데 애가 또 등신같은 게, 와중에 머리 쓰다듬어진 게 기분이 좋았는지 2차 저항은 못하고 실실웃음. 나보고도 머리 들이밀면서 야 나 머릿결 좋지? 그치? 이러는데ㅋㅋㅋ 아 하여튼 ㅂㅅ임. 점심시간이 되고 우린 매점에서 만남. 근데 충이 이새끼가 또 요상하게 핀트가 나가있는 거임. 주먹 꽉 쥐고 씩씩 거리면서 뛰어들어오는데. 내가 알기로 얜 분명 좀 전까지 밥 잘 먹고있던 놈임. 대뜸 "분하다!" 이러길래 아 정신 좀 차리라고. 또 뭐할라고? 그랬더니, "말리지마!!"그러면서 화냄. 설명도 안 해줌.. 그래서 난 얘가 뭐하는지 가만히 지켜봄. 근데 뜬금없이 매점에있던 딸기 아이스크림을 죄다 사모으기 시작하는 거임? 이름은 기억 안나는데 네모난 모양에 딸기맛. 투명 막대기 안에 사탕같은 거 들어있는 그런 거였음. 우리 학교 하드계의 베스트셀러. 근데 그건 일진놈들의 소유물이 된 주전부리이기도 했음. 급식 먹자마자 와서 두루앉아 사먹는 그런 거. 다 먹으면 막대기를 담배 마냥 입에끼고 껄껄대곤 했는데, 암튼 놈들이 다 쳐먹어버려서 일반 학생들한텐 유통 안 되는 그런 희귀템이었음. 그걸 깨달은 순간 난 이새끼가 무슨짓인가 싶었음. 생각해보면 일개 소매상이 러시아 마피아들 무기독점권을 야매로 갖고 튀려는 꼴 아님? 살짝 걱정이됐음. 그래서 뭔진 몰라도 그만해라- 그랬더니 애샛기가 눈 또롱또롱하게 뜨고는 "말리지 말라니깐!" 바락바락거림. 하여튼 성질은 디게 드러움. 아무튼 얼마 안가서 멀리서 일진무리가 터덜터덜 걸어옴. 매점으로 들어감. 당연히 딸기 아이스크림을 찾음. 근데 그게 없지. 있겠냐. 내 옆에서 얘가 다 뜯어먹고 있는데ㅋㅋㅋ 열댓개 되는데 난 하나 주고 지가 네 개째 쳐먹고 있었음. 차가워서 골 아프다고 으악 으악! 하면서도 계속 씹어먹음. 일진놈들은 딸기하드의 부재를 알곤 화를 내기 시작함. 왜 고작 그런 걸로 왜 화를 내는진 모르겠지만, 암튼 그러다 놈들이 충이를 발견함. 열정적으로 딸기하드를 격파하고있던 우리의 충이를. 그거보더니 떼거지로 걸어오는데 아.. 새끼들 가오잡는 꼴이 정말이지.. 넘 무서웠음. 정말 끼고싶지 않았음ㅋㅋㅋ 하지만 별 수 있나. 난 충이가 후드려맞으면 보건실로 데려가줘야했음. 내 일말의 양심. 그래서 옆에 서있었음. 그때 일진 대장격인 놈이 터덜터덜 걸어와서는 충이한테 그럼. "야 니 뭐냐" 근데 충이 이샛기는 그때 이미 환상에 젖어있는 표정이었음. 내가 바로 이 학교 최고 양아치를 누를 개멋진 사람이다! 뭐 그런 영웅컨셉에 심취해있었음. 그래서였는지 대답을 아주 기똥차게 함. "나? 충인데." 이럼. ㅂㅅ이.. 일진애들은 어이가 없었는지 웃고, 몇 명은 미간에 압력 넣으면서 정색하고. 와중에도 우리 충이는 배째란 식으로 뭐? 뭐? 그럼. 심지어 아이스크림은 어디 내려두지도 않고 품 안에 안고 있었음. 다 녹아 질질 흐르는데도ㅋㅋㅋ 아주 의지가 결연했음. 아 그래 그건 좀 귀여웠는데. 그래도 일진 대장놈은 호락호락하지 않았음. 생긴 그대로였음. 그러도보니 얘도 빡빡이었네. 시대에 저항하는 자진빡빡이. 뭐 암튼 "돌았나. 니 뭐하는 거냐고." "뭐가?" "그거 왜 니가 다 쳐먹고 있냐고." 걔가 충이한테 눈 팍 찌푸리면서 말함. 열다섯 주제에 기가 셌음. 근데 걔가 몰랐던 게 있었음. 바로 충이가 이미 눈이 뒤집혀있었다는 거. 그리고 충이 이새끼는 남들이 어쩌든 신경쓰는 놈이 아니라는 거. 아니나 다를까 충이는 "먹고싶으니까!" 개당당하게 소리침.. 그러자 대장놈은 뭐지 얜? 이런 얼굴로 애를 쳐다보고, 충이는 이미 전쟁에서 이긴 영웅처럼 기세등등한 표정이었음. 어찌나 당당했던지 쫄아서 구경하던 애들까지 다 피식피식 거림. ^^ 그래. 난 그때 이새끼가 어떻게든 쳐맞을 줄 알았음. 아니 좀 쳐맞고 정신차려주길 바랐음. 근데 안 맞음ㅋㅋㅋㅋ..ㅅㅂ 오히려 개반전이었던 게, 대장새끼가 막 웃음. 하하핳하!하핳ㅎ!!! 이렇게 쳐웃음ㅋㅋㅋㅋㅋ개호쾌함. 학주2인줄ㅅㅂ 그러더니 또 대뜸 가오잡곤 말함. "니 그거 다 먹을 수 있나." "아니! 애들 나눠줄건데?" "무슨 애들." "여기 옆에있는 애들!" 충이는 평등의식이 오질나게 충만한 새끼엿음. 지금도 그럼. 무튼 대장이는 험악한 얼굴로 주위를 둘러보더니, 대뜸 아 십원..하고 욕을 함. 애가 화가 많았음. 근데 그새를 못참고 충이가 또 나댐. "야 너 욕은 왜 해?" 뒤에 일진애들은 이제 정색도 안함. 다 쪼개고 있음. 근데 대장이가 놀랍게도 "ㅋㅋㅋ미안." 사과를 함. ㅁㅊ 다들 경악함. 솔직히 대장이놈이 동네 중학교를 다 통합한 전설의 피주먹?이란 소문은 들어봤지만ㅋㅋㅋㅋㅋㅋ 누구한테 사과하는 꼴은 아무도 본적이 없었음. 심지어 학주한테도 개기던 놈인데 얘가 사과를 한 거임. 고작 오목눈이한테. 분명 어떻게든 하드를 쳐먹고싶었던 게 틀림없음. 똑똑한 새끼. 근데도 우리 충이는 정신 못차리고 세상 새침하게 "괜찮아 사과했으면 되는거지." 그러고 서있었음. 난 네가 이럴 때가 아니라고 멱살 잡고 끌고나오고 싶은 심정이었는데, 의외로 대장놈이 또 "야 그거 내가 사면되나. 우리애들 그거 먹으려고 여기왔는데."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말함. 하지만 충이는 지지않음. "그럼 얘네는? 얘네도 먹고싶어하는데." "내일 사먹으라 캐라." "니들이 맨날 다 사먹잖아!" 뭐 이런 식의 대화였음. 그러다 충이 이새끼가 뭔가 서러웠는지 울먹거렸곸ㅋㅋㅋㅋ (사실 얘도 딸기아이스크림 못 먹어서 한 맺혀있었음ㅠ) 대장이는 기세좋게 빽빽거리던 애가 울자 당황해갖고는 어..야..왜 우는데. 하며 안절부절함. 아주 다정하기 짝이 없었음 갑자기 화나네 암튼 울던 충이한테 대장이는 돈을 건넸고, 충이는 뭐가 또 마음에 안든건지 그 아이스크림들 환풍기 위에다 던지면서 "난 안 팔아!" 라고 소리침. 아가가 떼쓰는 것도 아니고 진짜. 솔직히 그 땐 정말 잣됐다 싶었는데 대장이가 또 착한 얼굴을 하고선 "알겠다. 내일부턴 다같이 사먹자. 미안테이." 그럼. 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슨 호랑이 길들이기 퀘스트도 아니고. 성격 드러운 애를 뭐 이렇게 봐주나 했음. 한 대 따콩할것이지. 근데 충이 이 성격 드러운 놈도 대장이의 사과에 마음이 열렸는지 뭔지, "응 나도 미안.." 이러고 악수함. 대장인 그거 또 받아주고있고? 아주 청춘드라마를 찍으라 했음 근데 좀 놀라웠던 건ㅋㅋㅋㅋ 다음날부터 진짜로 딸기아이스크림의 독점이 풀림ㅋㅋㅋㅋㅋㅋ 아주 판타스틱했음. 덕분에 충이는 ㄹㅇ 영웅이 됨. '공부 잘하는 애' 이상의 인지도를 얻음. 무려 '대장이가 귀여워하는 애' 라는 호칭으로. 뭐 달갑진 않았음. 차라리 좀 부끄러워도 애가 관종으로 유명한 게 나음. 암튼 하드사건이 일어난 그 날. 애 데리고 집 가고있는데, 충이가 걷는 내내 시무룩하게 신발 툭툭 참. 혼자 막 으씌으씨!거림. 또 정신놨네 싶어서 반응 안하니까 막 괜히 내 마이 잡고 쭈그러트림. 뭐 어쩌라고? 그러니까 왜 중간에 안 말렸냐 함. 니가 말리지 말라매? 그랫더니 "흥 못생긴놈!"이러면서 내 팔 깨물고 도망감. 왜 나한테 지랄인지? 난 어린 마음에 매우 상처받았었음. 뭐 그래도 거기서 끝날 줄 알았음. 어쨌든 학교 실세 둘 한테 나름 반항도 해봤고, 영웅 컨셉도 성공했고. 나름 이름도 알렸으니 됐다 싶었음. 근데 난 이놈을 너무 얕보고 있었던 거임. 충이 새끼가 원했던 건 그런 게 아니었음. 얜 누군가의 후광을 받아 이름을 알리는 게 아니라, 스스로의 남다른 관종력을 인정받고 싶은 진정한 중2병. 진정한 컨셉충이었음. 게다가 이 첫번째 관심끌기의 결과는 충이에겐 만족스럽지 않았음. 지 입으로도 응아 싸다가 만 느낌이라 했음. 하여 이후로도 충이의 컨셉질은 계속됨. 아니. 더 심해짐. 중3 가을. 이 새끼랑 또 같은반이 됐을 때의 일임. 아침에 학교가자고 전화했는데 충이가 먼저가라 그럼. 그래서 난 먼저 도착해서 애를 기다림. 근데 애가 도통 올 생각을 안 하는 거임? 조회시간도 다 끝나가는데 담임도 아무말 없고. 문자도 안 받고. 지각 한 번 한 적 없던 놈이라 슬슬 걱정이 됨. 그러다 1교시 시작할 무렵인가. 갑자시 뒷문이 쾅!!하고 열리더니 충이가 들어옴. 이야 근데 걱정이 무색하게 꼬라지가 아주 가관인 거임? 아 그 모습을 묘사하고싶은데, 지금 충이새끼가 차문 열라고 ㅈㄹ해서 다 못쓰겠음. 하.. 차에서 김밥 먹겠다고 기어이 편의점 가서 사옴. 근데 손에 짜장라면 든 거 보니까 저 새끼 저거 차 안에서 먹을 생각임. 그래 내가 저거에 빡쳐서 저놈 죽이려다가 이걸 쓰고있었음. 도대체 자기 쉬는 날에 왜 나한테까지 연차를 쓰라는 거임? 싫다했다가 허리 다 터질뻔함. 운동은 못하는 게 주먹은 매움. 아무리 생각해도 저 새낀 키로 갈 에너지가 성격에 다 몰려있는 게 틀림없음. 아 그만 좀 엮이면 좋겠음ㅡㅡ 근데 쓰다보니 재밌네ㅋㅋㅋ 예전에 집 많이 지었었는데. 낼 와서 더 써야지 혹시라도 끝까지 읽은 사람이 있을까? 있다면 아주 칭찬해드림. 노잼글을 다 읽을만큼의 인내심이면 뭘하든 성공할 거임. 뭐 이왕 다 읽은 거 우리 충이 욕 좀 대신 해주면 ㄱㅅㄱㅅ 그래요. 실은 행복하시란 뜻임. 끗41
성격 드러운데 귀여운? 놈 이야기 하나 풀어봄
친구놈 편의점 간 사이에 글 씀.
빡치니까 일단 음슴체.
(막쓰는 거니까 욕 주의.)
내 친구는 관심종자임.
정확히는 미친 컨셉충임.
그래도 벌레란 뜻은 좀 그러니까 채울 충자로 대신함.
맞음. 이 새낀 ㄹㅇ 인생이 컨셉으로 가득찬 인간임.
절교하고 싶은데 안 됨. 그도 그럴 게 16년을 함께 지냄.
내 나이 2n살. 인생 절반이 이 인간임. 애증임
암튼 친구의 컨셉질은 15세 때부터 시작됨.
편의상 친구를 충이라 칭하겠음.
그맘때 충이는 중2병+컨셉병+관종이 뒤섞인 끔찍한 혼종이었음. 물론 마음만 그랬음. 충이는 정작 현실에선 전교 3등하는 모범생이었음. 모태신앙에 집에서도 착한 아이였음. 그래서 속에서 들끓는 관종끼를 풀데가 없었던 거임. 관심받고 싶다는 욕망은 이미 넘칠만큼 쌓이고 쌓인 상태였음.
그러다 중2 가을.
충이는 등교길에서 나한테 선언함.
"나 오늘은 준비가 됐어! 진짜 나 방해하지마!"
무슨 준비냐 했더니 영웅으로써 시대에 저항할 준비랬음.
아 어디서 이상한 거나 주워들어가지고.
암튼 실패할 게 뻔했음. 그래서 니 맘대로 해라 그랬더니 충이는 후후후 하고 웃음. 뭔진 몰라도 이미 끔찍했음.
아슬아슬하게 교문 들어서는데 학주가 충이를 반김.
이새낀 공부 잘해서 쌤들이 이뻐햇음. 학주가 손까지 흔들면서 '어이 충이왔냐-'이러는데,
거기다 대고 얘가 갑자기,
"아씨! 쌤!!! 저 좀 내버려두세요!"
하고 소리침.
가방도 내팽겨침.
이 미친놈이..
당연히 등교하던 애들 다 쳐다보고 선도부도 다 돌아봄. 모두 충격먹어서 멈춤. 당연한 반응인 게, 당시 학주는 우리학교 개교이래 제일 악질이라 불리는 인간이었음. 다들 ㅈ됐다 싶었던 거임.
근데 나는 봄. 똑똑히 봄. 충이가 그 분위기에서 슬쩍 웃는거.
해냈다! 하는 표정이었음.
진짜 미친새끼. 난 친구를 잘못 둔 덕에 각목으로 맞을 준비를 해야햇음. 그래서 바지 추스리고 있는데,
뜬금없이 학주가 껄껄껄!!! 하고 웃음.
즐거워 미치겠단 표정으로 웃는데 진짜 악마같았음. 아주 호쾌미남임ㅅㅂ
암튼 그러곤 충이 머리에 손을 올리더니,
"아이고 우리 충이가 반항도 하네? 알겠다! 쌤이 안 건드린다! 이 귀여운 자식!"
그러면서 애 머리를 아주 뒤지게 쓰다듬음ㅋㅋㅋㅋㅋㅋ 심지어 충이 가방도 주워서 어깨에 직접 매줌. 등도 팍팍 치면서 어깨피고 다녀라! 이러고ㅋㅋㅋㅋㅋㅋ
다들 어리둥절해있는데 때마침 학주가 사나이답게 소리침.
"충아! 오늘 우유급식 신청날이다! 신청해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 이게 무슨 말 같음?
맞음. 사실 충이는 겁나 쪼끄만함. 아주 작은 놈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국 아무리 지가 눈을 부릅뜨고 반항을 해봤자 오목눈이가 호랑이한테 짹짹대는 꼴이었던 거. 그거 이해하자마자 애들 다 쪼갬.
근데 애가 또 등신같은 게, 와중에 머리 쓰다듬어진 게 기분이 좋았는지 2차 저항은 못하고 실실웃음. 나보고도 머리 들이밀면서 야 나 머릿결 좋지? 그치? 이러는데ㅋㅋㅋ 아 하여튼 ㅂㅅ임.
점심시간이 되고 우린 매점에서 만남.
근데 충이 이새끼가 또 요상하게 핀트가 나가있는 거임. 주먹 꽉 쥐고 씩씩 거리면서 뛰어들어오는데. 내가 알기로 얜 분명 좀 전까지 밥 잘 먹고있던 놈임.
대뜸 "분하다!" 이러길래
아 정신 좀 차리라고. 또 뭐할라고? 그랬더니,
"말리지마!!"그러면서 화냄.
설명도 안 해줌..
그래서 난 얘가 뭐하는지 가만히 지켜봄. 근데 뜬금없이 매점에있던 딸기 아이스크림을 죄다 사모으기 시작하는 거임?
이름은 기억 안나는데 네모난 모양에 딸기맛. 투명 막대기 안에 사탕같은 거 들어있는 그런 거였음. 우리 학교 하드계의 베스트셀러.
근데 그건 일진놈들의 소유물이 된 주전부리이기도 했음.
급식 먹자마자 와서 두루앉아 사먹는 그런 거.
다 먹으면 막대기를 담배 마냥 입에끼고 껄껄대곤 했는데,
암튼 놈들이 다 쳐먹어버려서 일반 학생들한텐 유통 안 되는 그런 희귀템이었음.
그걸 깨달은 순간 난 이새끼가 무슨짓인가 싶었음.
생각해보면 일개 소매상이 러시아 마피아들 무기독점권을 야매로 갖고 튀려는 꼴 아님?
살짝 걱정이됐음.
그래서 뭔진 몰라도 그만해라- 그랬더니 애샛기가 눈 또롱또롱하게 뜨고는 "말리지 말라니깐!" 바락바락거림. 하여튼 성질은 디게 드러움.
아무튼 얼마 안가서 멀리서 일진무리가 터덜터덜 걸어옴.
매점으로 들어감. 당연히 딸기 아이스크림을 찾음.
근데 그게 없지. 있겠냐. 내 옆에서 얘가 다 뜯어먹고 있는데ㅋㅋㅋ
열댓개 되는데 난 하나 주고 지가 네 개째 쳐먹고 있었음.
차가워서 골 아프다고 으악 으악! 하면서도 계속 씹어먹음.
일진놈들은 딸기하드의 부재를 알곤 화를 내기 시작함.
왜 고작 그런 걸로 왜 화를 내는진 모르겠지만,
암튼 그러다 놈들이 충이를 발견함. 열정적으로 딸기하드를 격파하고있던 우리의 충이를.
그거보더니 떼거지로 걸어오는데 아.. 새끼들 가오잡는 꼴이 정말이지..
넘 무서웠음.
정말 끼고싶지 않았음ㅋㅋㅋ
하지만 별 수 있나. 난 충이가 후드려맞으면 보건실로 데려가줘야했음. 내 일말의 양심. 그래서 옆에 서있었음.
그때 일진 대장격인 놈이 터덜터덜 걸어와서는 충이한테 그럼.
"야 니 뭐냐"
근데 충이 이샛기는 그때 이미 환상에 젖어있는 표정이었음.
내가 바로 이 학교 최고 양아치를 누를 개멋진 사람이다! 뭐 그런 영웅컨셉에 심취해있었음. 그래서였는지 대답을 아주 기똥차게 함.
"나? 충인데."
이럼.
ㅂㅅ이..
일진애들은 어이가 없었는지 웃고, 몇 명은 미간에 압력 넣으면서 정색하고. 와중에도 우리 충이는 배째란 식으로 뭐? 뭐? 그럼.
심지어 아이스크림은 어디 내려두지도 않고 품 안에 안고 있었음.
다 녹아 질질 흐르는데도ㅋㅋㅋ 아주 의지가 결연했음.
아 그래 그건 좀 귀여웠는데. 그래도 일진 대장놈은 호락호락하지 않았음. 생긴 그대로였음.
그러도보니 얘도 빡빡이었네. 시대에 저항하는 자진빡빡이. 뭐 암튼
"돌았나. 니 뭐하는 거냐고."
"뭐가?"
"그거 왜 니가 다 쳐먹고 있냐고."
걔가 충이한테 눈 팍 찌푸리면서 말함.
열다섯 주제에 기가 셌음.
근데 걔가 몰랐던 게 있었음. 바로 충이가 이미 눈이 뒤집혀있었다는 거. 그리고 충이 이새끼는 남들이 어쩌든 신경쓰는 놈이 아니라는 거.
아니나 다를까 충이는
"먹고싶으니까!"
개당당하게 소리침..
그러자 대장놈은 뭐지 얜? 이런 얼굴로 애를 쳐다보고, 충이는 이미 전쟁에서 이긴 영웅처럼 기세등등한 표정이었음.
어찌나 당당했던지 쫄아서 구경하던 애들까지 다 피식피식 거림.
^^
그래.
난 그때 이새끼가 어떻게든 쳐맞을 줄 알았음.
아니 좀 쳐맞고 정신차려주길 바랐음.
근데 안 맞음ㅋㅋㅋㅋ..ㅅㅂ
오히려 개반전이었던 게, 대장새끼가 막 웃음. 하하핳하!하핳ㅎ!!! 이렇게 쳐웃음ㅋㅋㅋㅋㅋ개호쾌함. 학주2인줄ㅅㅂ 그러더니 또 대뜸 가오잡곤 말함.
"니 그거 다 먹을 수 있나."
"아니! 애들 나눠줄건데?"
"무슨 애들."
"여기 옆에있는 애들!"
충이는 평등의식이 오질나게 충만한 새끼엿음. 지금도 그럼.
무튼 대장이는 험악한 얼굴로 주위를 둘러보더니, 대뜸 아 십원..하고 욕을 함. 애가 화가 많았음.
근데 그새를 못참고 충이가 또 나댐.
"야 너 욕은 왜 해?"
뒤에 일진애들은 이제 정색도 안함. 다 쪼개고 있음.
근데 대장이가 놀랍게도
"ㅋㅋㅋ미안."
사과를 함.
ㅁㅊ 다들 경악함.
솔직히 대장이놈이 동네 중학교를 다 통합한 전설의 피주먹?이란 소문은 들어봤지만ㅋㅋㅋㅋㅋㅋ 누구한테 사과하는 꼴은 아무도 본적이 없었음. 심지어 학주한테도 개기던 놈인데 얘가 사과를 한 거임.
고작 오목눈이한테.
분명 어떻게든 하드를 쳐먹고싶었던 게 틀림없음. 똑똑한 새끼.
근데도 우리 충이는 정신 못차리고 세상 새침하게
"괜찮아 사과했으면 되는거지." 그러고 서있었음. 난 네가 이럴 때가 아니라고 멱살 잡고 끌고나오고 싶은 심정이었는데,
의외로 대장놈이 또
"야 그거 내가 사면되나. 우리애들 그거 먹으려고 여기왔는데."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말함. 하지만 충이는 지지않음.
"그럼 얘네는? 얘네도 먹고싶어하는데."
"내일 사먹으라 캐라."
"니들이 맨날 다 사먹잖아!"
뭐 이런 식의 대화였음. 그러다 충이 이새끼가 뭔가 서러웠는지 울먹거렸곸ㅋㅋㅋㅋ (사실 얘도 딸기아이스크림 못 먹어서 한 맺혀있었음ㅠ) 대장이는 기세좋게 빽빽거리던 애가 울자 당황해갖고는 어..야..왜 우는데. 하며 안절부절함.
아주 다정하기 짝이 없었음
갑자기 화나네
암튼 울던 충이한테 대장이는 돈을 건넸고, 충이는 뭐가 또 마음에 안든건지 그 아이스크림들 환풍기 위에다 던지면서
"난 안 팔아!" 라고 소리침.
아가가 떼쓰는 것도 아니고 진짜. 솔직히 그 땐 정말 잣됐다 싶었는데
대장이가 또 착한 얼굴을 하고선
"알겠다. 내일부턴 다같이 사먹자. 미안테이."
그럼.
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슨 호랑이 길들이기 퀘스트도 아니고.
성격 드러운 애를 뭐 이렇게 봐주나 했음. 한 대 따콩할것이지.
근데 충이 이 성격 드러운 놈도 대장이의 사과에 마음이 열렸는지 뭔지,
"응 나도 미안.." 이러고 악수함.
대장인 그거 또 받아주고있고?
아주 청춘드라마를 찍으라 했음
근데 좀 놀라웠던 건ㅋㅋㅋㅋ 다음날부터 진짜로 딸기아이스크림의 독점이 풀림ㅋㅋㅋㅋㅋㅋ 아주 판타스틱했음. 덕분에 충이는 ㄹㅇ 영웅이 됨. '공부 잘하는 애' 이상의 인지도를 얻음. 무려 '대장이가 귀여워하는 애' 라는 호칭으로.
뭐 달갑진 않았음.
차라리 좀 부끄러워도 애가 관종으로 유명한 게 나음.
암튼 하드사건이 일어난 그 날.
애 데리고 집 가고있는데, 충이가 걷는 내내 시무룩하게 신발 툭툭 참. 혼자 막 으씌으씨!거림. 또 정신놨네 싶어서 반응 안하니까 막 괜히 내 마이 잡고 쭈그러트림.
뭐 어쩌라고? 그러니까 왜 중간에 안 말렸냐 함.
니가 말리지 말라매?
그랫더니 "흥 못생긴놈!"이러면서 내 팔 깨물고 도망감.
왜 나한테 지랄인지? 난 어린 마음에 매우 상처받았었음.
뭐 그래도 거기서 끝날 줄 알았음.
어쨌든 학교 실세 둘 한테 나름 반항도 해봤고, 영웅 컨셉도 성공했고. 나름 이름도 알렸으니 됐다 싶었음.
근데 난 이놈을 너무 얕보고 있었던 거임.
충이 새끼가 원했던 건 그런 게 아니었음. 얜 누군가의 후광을 받아 이름을 알리는 게 아니라, 스스로의 남다른 관종력을 인정받고 싶은 진정한 중2병. 진정한 컨셉충이었음.
게다가 이 첫번째 관심끌기의 결과는 충이에겐 만족스럽지 않았음. 지 입으로도 응아 싸다가 만 느낌이라 했음.
하여 이후로도 충이의 컨셉질은 계속됨. 아니. 더 심해짐.
중3 가을.
이 새끼랑 또 같은반이 됐을 때의 일임.
아침에 학교가자고 전화했는데 충이가 먼저가라 그럼.
그래서 난 먼저 도착해서 애를 기다림. 근데 애가 도통 올 생각을 안 하는 거임? 조회시간도 다 끝나가는데 담임도 아무말 없고. 문자도 안 받고.
지각 한 번 한 적 없던 놈이라 슬슬 걱정이 됨.
그러다 1교시 시작할 무렵인가.
갑자시 뒷문이 쾅!!하고 열리더니 충이가 들어옴.
이야 근데 걱정이 무색하게 꼬라지가 아주 가관인 거임?
아 그 모습을 묘사하고싶은데,
지금 충이새끼가 차문 열라고 ㅈㄹ해서 다 못쓰겠음. 하.. 차에서 김밥 먹겠다고 기어이 편의점 가서 사옴. 근데 손에 짜장라면 든 거 보니까 저 새끼 저거 차 안에서 먹을 생각임. 그래 내가 저거에 빡쳐서 저놈 죽이려다가 이걸 쓰고있었음.
도대체 자기 쉬는 날에 왜 나한테까지 연차를 쓰라는 거임?
싫다했다가 허리 다 터질뻔함. 운동은 못하는 게 주먹은 매움. 아무리 생각해도 저 새낀 키로 갈 에너지가 성격에 다 몰려있는 게 틀림없음. 아 그만 좀 엮이면 좋겠음ㅡㅡ
근데 쓰다보니 재밌네ㅋㅋㅋ 예전에 집 많이 지었었는데.
낼 와서 더 써야지
혹시라도 끝까지 읽은 사람이 있을까?
있다면 아주 칭찬해드림.
노잼글을 다 읽을만큼의 인내심이면 뭘하든 성공할 거임.
뭐 이왕 다 읽은 거 우리 충이 욕 좀 대신 해주면 ㄱㅅㄱㅅ
그래요.
실은 행복하시란 뜻임.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