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없어요. 텅 빈 것 같아요.

ㅇㅇ2019.03.07
조회13,386

저는 꽤 불우하게 자랐어요.

집이 너무 가난했고

치매증상으로 성격이 괴팍해진 할머니 손에 자랐고

머리는 좋았으나 학원한번 제대로 다닐 수 없었고

오기로 공부했지만 한계가 있었고...

수도권 4년제 대학에서 장학금 준다는 곳으로 그냥 갔고요.

집이 지방이라 경기도 올라와서 생활비를 벌어야하니

학점은 4.0대로 유지하면서 평일알바를 2개씩 했고요

오후엔 알바를 해야하니 1교시부터 몰아서 수업듣고나면

오후알바 끝나고 퇴근시간은 11시였구요

집에와서 과제하면 새벽 3시 4시..

4시간 자고 다시 학교

영양실조도 걸렸었고 살 빠진다며 좋은척 했지만 46키로/167 대로

살 빠지면서 쓰러질뻔한 적도 여러번 있었고..

그래도 학자금은 천만원이고

학점은 유지할 수 있었지만 딱 학점까지만이고

다른애들처럼 자격증, 공모전, 개인스펙같은건 하나도 챙길 수 없었어요..

생활비가 모자라서 부득이하게 휴학하고 다시 학교 갈

돈을 벌어서 복학했고요..

 

그렇게 그냥저냥 대학 나와서...

지금 전혀 전공과는 상관없는 곳에서

1년 계약직으로 세후 170, 180 받고 일하는데

이마저도 너무 정신적으로 힘들고..(업무 적성때문에)

제 나이 벌써 28살이네요..

하루 벌어 먹고사느라 학자금도 전혀 갚지 못했고 이자만 늘어가고

모은 돈도 없네요..

 

어렸을 때 저 생각해보면 어려서 철이 없었던건지 성격이 희망찼던건지

참 꿈이 많았었는데

지금은 뭔가 다 말라 비틀어진 버석한 지푸라기가 되어버린 것 같아요

원래 사는게 이런건가요

항상 정말 바쁘게 살았다 열심히 살았다 생각했는데

저한테 남은건 하나도 없네요...